10주년 '라인웍스'에 시범 사업 '케어콜'까지
김유원 "AI, 사회 문제 해결의 실질적 수단 돼야"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지난 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네이버클라우드의 일본 B2B 시장 진출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지난 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네이버클라우드의 일본 B2B 시장 진출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네이버클라우드가 일본 시장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기술 경쟁을 넘어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향성이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9일 일본 오사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업 툴 '라인웍스' 10주년 성과와 고령화 대응 솔루션 '클로바 케어콜' 현지 적용 사례를 발표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사회 문제에 대응해 어떤 방식으로 기술의 실효성을 입증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현장 중심' 라인웍스, 대만 진출 초읽기

'라인웍스'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일본 기업간거개(B2B) 시장에서 거둔 대표적인 사업 성과로 거론된다. 2016년 1월 18일 공식 론칭해 이듬해부터 7년 연속 현지 유료 업무용 챗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현지 진출 10주년을 맞아 연간 반복 매출(Gross ARR) 160억엔(약 1500억원)을 돌파했다.

경성민 네이버클라우드 클라우드 제품 전략 이사 지난 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라인웍스'의 일본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경성민 네이버클라우드 클라우드 제품 전략 이사 지난 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라인웍스'의 일본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네이버클라우드는 실무 중심 접근이 유효했다고 평가했다. 외근이나 현장 인력이 많은 일본 업무 구조에 맞춘 실무 친화형 유저 경험(UX)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 안착을 시도했다는 설명이다. '라인웍스'는 모바일 중심 올인원 앱 구성과 직관적인 메시지 인터페이스, 조직 캘린더 공유 기능 등 일본 기업 업무 방식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복잡하지 않은 기능과 시장 니즈에 대한 빠른 피드백, 시장 개발 단계부터 접근하는 현지 대응력 등 기존 글로벌 제품과의 차별화 전략도 유효했다. 경성민 네이버클라우드 클라우드 제품 전략 이사는 "라인웍스의 방향성을 설계할 때 IT 리터러시가 상대적으로 낮은 일본 사회의 특징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라인웍스'는 AI 음성기록관리 서비스 '라인웍스 AiNote'나 AI로 문자와 음성을 전환하는 '라인웍스 롸저' 등 신규 라인업 출시를 통해 협업 툴에서 AI 기반 업무 플랫폼으로의 확장도 꾀하고 있다. 업무 효율성 개선을 위한 현지 수요에 지속 대응하며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 기능도 향후 탑재할 방침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라인웍스'를 연내 대만에 선보이며 시장 확장도 도모한다. 내년 상반기 즈음 현지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추후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 기업용 솔루션 형태의 시장 진입 방안도 논의 중이다.


케어콜, 고령화 사회 해법 모색 실마리로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날 간담회에서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시와 진행 중인 AI 전화 상담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 사례도 소개했다. 고령자 돌봄 시스템에 AI 전화를 도입한 이 서비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실증 사업(PoC)을 거쳐 이달 21일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김동회 네이버클라우드 AI 솔루션·클로바 케어콜 JP 이사가 지난 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즈모시 시범 사업 시행을 앞둔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김동회 네이버클라우드 AI 솔루션·클로바 케어콜 JP 이사가 지난 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즈모시 시범 사업 시행을 앞둔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이즈모시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에 비해 전담 인력이 적어 한 명의 돌봄 인력이 60~70명의 노인을 관리해야 하는 인력난에 시달려왔다. '케어콜'은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 AI가 정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약 복용 여부나 건강 상태 등을 점검하고 리포트를 자동 생성하는 방식으로 사람의 업무를 지원한다.

김동회 네이버클라우드 AI 솔루션·클로바 케어콜 JP 이사는 "초기에는 AI 전화를 꺼리던 어르신들도 1~2회 통화 이후 익숙해졌다는 피드백을 주셨다"며 "주기적인 통화를 통해 어르신들이 일과를 확인하고 일종의 루틴을 형성하는 긍정적인 행동 변화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케어콜'은 행정 인력들의 수요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시범 사업을 진행한 뒤 내년 4월 본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때까지 현지 데이터를 학습해 AI 전화 서비스에 필요한 인식 기술, 합성 기술, 대화 모델 등을 최적화하는 한편 지역별 특색이 드러나는 방언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케어콜' 외에도 지역자치단체 서비스에 기여할 수 있는 AI 서비스 확장을 계획 중이다. IT 기술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통해 집중적으로 돌봄이 필요한 영역에 사람의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른 지자체로의 서비스 확장을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B2B 사업 다각화...'실효적 AI' 방향성 방점

네이버클라우드는 '라인웍스'와 '클로바 케어콜' 외에도 일본 리전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 확장을 비롯해 디지털트윈·로봇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빌딩 솔루션 등 일본 내 다양한 기술 기반 사업을 소개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지난 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지난 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일본 시장 외에도 대만, 중동 등 AI·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를 각국 환경에 맞게 제공하는 버티컬 전략도 공유했다. 사회에 대한 실질적 기여를 통해 AI 기술의 사업적 성과를 지속하겠다는 방향성도 분명히 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케어콜'과 '라인웍스' 모두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현장을 AI로 보완하고 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미션을 공유하고 있다"며 "AI는 기술 경쟁을 넘어 사회 문제 해결의 실질적 수단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나라가 안고 있는 사회적 과제를 기술로 풀어가는 것이 네이버클라우드가 B2B를 통해 지향하는 궁극적인 방향"이라며 "일본에서 축적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동일한 과제를 안고 있는 다른 나라로의 확장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사카(일본)=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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