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진흥원, '현대 금융에서 AI와 블록체인의 융합' 보고서 발간

토큰증권의 개념 /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토큰증권의 개념 /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STO(토큰증권) 산업이 본격적인 제도화 흐름을 타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의 융합이 자산 토큰화 시장의 급성장을 이끄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두 기술의 결합은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과 접근성을 높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26.8%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기술 도입과 확산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0일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간한 보고서 '현대 금융에서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 토큰화 시장 규모가 올해 41억3000만달러에서 오는 2029년 106억5000만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26.8%에 달한다. 

자산 토큰화는 실물 자산이나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유동성 확보와 거래 비용 절감, 투자 접근성 확대에 기여한다. AI 기술이 더해지면 자산 평가, 실사, 운영관리, 규제 준수 등 전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어 수작업을 줄이고 처리 속도를 대폭 향상시킨다. 실제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는 '지능형 자동화' 기술을 통해 운영비를 최대 40% 절감하고 서비스 속도를 5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와 블록체인 융합은 자산관리부터 리스크 예측, 고객 대응까지 금융 전반에 걸쳐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기술 진전에 비해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고서는 "국가별 복잡한 규제가 기업의 기술 도입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이라며 "토큰화 자산 도입에 있어 '규제 불확실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짚었다. 이어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은 금융 산업의 새로운 운영 모델을 가능하게 하지만, 혜택을 실현하려면 규제 정비와 정책적 대응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부 조각투자사에 한해 규제 샌드박스 아래서 STO 형식의 투자상품이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2023년 2월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했으나, 관련 입법은 21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채 폐기된 바 있다.

업계에서도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GDP의 10%가 토큰증권 형태의 자산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토큰증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도 관련 인재 확보에 나섰다.

DB증권은 지난 4일 STO 비즈니스 개발 및 운영을 위한 과장·차장급 경력직 채용 공고를 올렸다. 모집 분야는 STO 발행·유통·청산 등 전반적인 사업 모델 기획과 실행을 비롯해, 관련 법령 및 제도 변화 분석, 이를 반영한 전략 수립, STO 상품 발굴 및 구조화, 투자자 대상 마케팅 전략 수립, 플랫폼 구축 및 운영 지원 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자산은 블록체인 기술과 인공지능 기반 금융서비스의 확산과 함께, 단순한 가상화폐를 넘어 글로벌 자본시장과 실물경제를 잇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며 "특히 블록체인 상에서 작동하는 자율 AI 에이전트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의 확장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보고서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서미희 기자 sophi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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