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고무적 분위기 확산, 디지털 통화 패권 장악 복심
"신속한 글로벌 확장 자신" 신흥국 중앙은행 채택 등 기대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경영자(CEO, 사진 가운데)가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록체인 콘퍼런스 토큰 2049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김소라 특파원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경영자(CEO, 사진 가운데)가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록체인 콘퍼런스 토큰 2049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김소라 특파원

미국 현지 가상자산 플레이어들이 스테이블코인의 잠재력에 대해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이를 두고 달러를 위한 혁신이자 향후 미국 정부의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기존 가상자산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하던 미국 정부의 기조가 트럼프 행정부 하에 완화되며 유의미한 변화의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테이블코인 테더 관계자들은 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록체인 콘퍼런스 '토큰 2049'에서 고무적인 업계 분위기에 주목했다. 미국 내 가상자산 규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급진적인 시도들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콘퍼런스 세션에는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경영자(CEO)와 보 하인즈 테더 USAT CEO, 아울러 이들과 협업하고 있는 가상자산 은행 앵커리지디지털 등이 참석했다.  

네이선 맥컬리 앵커리지디지털 공동창업자는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위에서의 달러 지위 강화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그는 "오랜 기간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규정과 라이선스가 우선시되는 상황에 놓여 있었으나 지금은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들이 관측된다"며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혁신이자 동시에 미 정부의 전략 자산으로 핵심 기능을 담당할 것"이라 강조했다. 


규제 기반 스테이블코인 USAT, “글로벌 달러 영향력 강화”

테더는 미국 제도권 하에서의 사용을 목적으로 한 신규 스테이블코인 'USAT' 발행을 추진 중이다. 이미 테더가 전세계에 걸친 디지털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미국 내 기관, 기업들은 규제 불확실성으로 이를 직접 채택하기 어려웠다. 이에 테더사는 현지 법을 충족하는 신규 스테이블코인인 USAT를 발행, 본격적으로 미국 금융 시장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세부적으론 미국 내 라이선스를 받은 유일한 가상자산 은행인 앵커리지디지털과 협력할 예정이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경영자(CEO, 사진 가운데)가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록체인 콘퍼런스 토큰 2049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김소라 특파원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경영자(CEO, 사진 가운데)가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록체인 콘퍼런스 토큰 2049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김소라 특파원

이러한 움직임은 현 정부의 입장과도 맞아 떨어진다. 미국 중심 금융을 다시금 견고히 하겠다는 목표와 스테이블코인의 유연한 확장성이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달러의 국제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복심이 깔려 있다.

보 하인즈 테더 USAT CEO는 "정부는 규제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채택함으로써 금융 주도권을 다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현재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USAT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같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확산은 결국 달러 영향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기관과 통합 염두한 합성 달러 모델...5년내 1조달러 예상"

실제 테더 측은 신흥국을 대상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금융 실험이 그간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경영자(CEO)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터키, 브라질, 베트남, 나이지리아 등 신흥 시장에서 USDT(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더)는 사실상 디지털 달러로 자리잡고 있다"며 "은행 계좌 및 카드 보급률이 10~20%대에 그치는 나라들에 우리가 어떤 가치를 가져올 수 있는지, 그렇게 해서 어떻게 금융 포용성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경우 이미 금융 인프라가 확산된 점을 고려하면 신규 발행 예정인 USAT의 성격이 다소 차이가 날 것이란 입장이다. 결제, 송금 등 개인의 기본적인 금융 역할에 무게를 둔 USDT와 달리 기관과 은행 등이 직접 취급할 수 있는 디지털 달러 모델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하인즈 테더 USAT CEO는 "USAT는 단순히 결제용 토큰이 아니라 기관 채택에 용이한 디지털 합성 달러로 설계된다"며 "기존 은행과의 통합이 쉽고 이미 유통 채널과 라이선스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미국 금융허브를 거점으로 전세계적으로 쉽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테더 측은 이날 USAT의 미래 성장 규모를 직접 추산키도 했다. 아르도이노 테더 CEO는 "당장 3~5년 뒤 목표하고 있는 USAT의 규모는 1조달러(약 1407조원)"라며 "기존 USDT의 성장 속도를 보면 이는 현실화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싱가포르=김소라 특파원 whitedog321@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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