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은 개천절과 한글날까지 이어지며 징검다리 휴일을 활용할 경우 최장 10일간의 '황금연휴'가 완성된다. 가족과 친지가 모이고 여행과 여가 활동이 늘어나는 들뜬 분위기 속에서 보안 공백을 노린 사이버 공격과 범죄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보안업계와 정부는 명절을 맞아 사용자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보안 수칙을 당부하며 각별한 주의를 촉구했다. 생활 속 보안 실천 습관을 연휴 기간 이어가며 특정 시기에 기승을 부리는 범죄에 대해서도 사전에 파악해두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안랩 "잠금 설정 등 스마트폰 보안 점검 필수"

4일 안랩은 추석 연휴를 맞아 스마트 기기와 온라인 생활 전반에서 유의해야 할 사이버보안 수칙을 발표했다. 안랩은 ▲스마트 기기 운영체제·소프트웨어 최신 업데이트 ▲잠금 설정 활성화 ▲발신자가 불분명한 문자·메신저 URL 실행 금지 ▲공식 경로로만 콘텐츠 이용 ▲가족·지인의 사이버 안전 챙기기를 핵심으로 제시했다.

박태환 안랩 사이버시큐리티센터(ACSC) 본부장은 "예년보다 길어진 이번 추석 연휴에는 작은 방심이 예상치 못한 보안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의 안전까지 함께 챙기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명절 이동 과정에서 스마트 기기 분실·도난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비밀번호 설정 외에도 다단계 인증(MFA)과 같은 고도화된 보안 조치를 활용해 개인정보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SK쉴더스 "빈집 흔적 금지...물리보안 함께 챙겨야"

물리보안과 사이버보안을 아우르는 생활 밀착형 수칙도 나왔다. SK쉴더스는 자사 물리보안 브랜드 ADT캡스 관제센터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 사건·사고 처리 건수가 평년 대비 20.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간대별로는 새벽·심야가 43.9%로 가장 취약했으며 저녁·밤 25.5%, 오전 17.9%, 오후 12.7% 순이었다.

연휴에 귀성을 위해 장기간 집을 비울 경우 택배나 정기구독 물품이 현관에 쌓이지 않도록 배송 일정을 조율하고 귀중품은 금고처럼 보다 안전한 장소에 별도 보관해야 한다. 또 CCTV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변경하거나 이중 잠금장치를 활용하는 등 침입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좋다.

온라인 위협도 만만치 않다. 민간 랜섬웨어 대응 협의체 한국랜섬웨어대응협회(KAR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랜섬웨어 피해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명절 인사나 선물 배송 안내 메시지를 사칭한 피싱 공격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또 계정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생활 속에서 보안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기정통부 "화재 사건 악용한 정부 사칭 스미싱 주의"

정부도 특별 주의보를 발령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최근 발생한 정부시스템 화재 이슈를 악용한 '정부기관 사칭 스미싱·피싱' 시도가 확산하고 있다며 사용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공격자들은 ▲정부24 ▲모바일신분증 ▲대체 사이트 ▲피해보상 등 키워드를 활용해 대체 서비스 안내를 빙자한 스미싱·보이스피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포털 검색 결과 상단이나 광고에 피싱사이트를 노출시켜 이용자의 접속을 유도하는 방식도 동원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정부시스템 장애 관련 공식 안내 문자에는 URL이 포함되지 않는다"며 "'국제발신'이나 '국외발신' 문구가 있는 경우 절대로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의심 문자를 받거나 악성 앱 감염이 의심되면 KISA 118상담센터를 통해 신고·상담이 가능하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