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흥행 지표에 남녀 성비 균일...낮은 과금에도 누적 매출 3000억
'전투 피로감' 해소...게임업계 "국산 게임 IP 자존심 살렸다" 한목소리

사진=넥슨
사진=넥슨

 

올해 지스타 게임대상 레이스의 최대 관심작은 단연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이다. 지난 2004년 원작 '마비노기'가 한국 MMORPG의 서정적 정서를 열었다면, 2025년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기술로 복원된 감성'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작품이 단순한 IP 후속작이 아닌, 한국 온라인게임이 잃어버린 정체성을 되찾는 시도라는 점에서 대상 수상에 가장 근접한 타이틀로 꼽고 있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한해 최고의 게임을 가리는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오는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게임은 중독물질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후 처음으로 대통령상이 주어지는 행사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업계 기대감이 크다. 정부의 게임산업 진흥 기조가 반영될 첫 무대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올해 대상 후보로는 넥슨 데브캣의 마비노기 모바일과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리버스, 뱀피르, 네오위즈 P의 거짓: 서곡 등이 꼽힌다. 본상은 대상·최우수상,·우수상으로 구성되며, 심사위원 평가 50%, 대국민 투표 25%, 미디어 투표 25%를 합산해 수상작을 결정한다. 심사항목은 작품성(40%), 창작성(30%), 대중성(30%)으로 구성된다. 특히, 지난해보다 대국민 투표와 미디어 투표 비중이 각각 5%씩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선 대상 유력 후보로 마비노기 모바일을 꼽고 있다. 낮은 과금 구조에도 불구하고 출시 7개월새 누적 매출 3000억원을 기록하며 장기 흥행에 성공했고,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 플레이 인기 1위 및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단기 흥행 지표면에서도 압도적 성과를 거뒀다. 기존 MMORPG와 달리 소위 Z세대라 불리는 10대와 20대 비중이 전체 유저의 70% 이상을 차지한 데다 유저 구성 면에서도 남녀 성비가 거의 5대5를 이루며 국민 게임으로 거듭났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이용자와 협동 및 탐험의 재미를 강조해 몰입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04년 출시 이후 20년 이상 인기를 끌어온 히트 IP로 원작의 게임성을 고스란히 모바일로 옮겨놨다. 특히 '판타지 라이프'라는 독창적인 콘셉트를 표방하며, 전투 중심의 경쟁 게임과는 다른 차별화 포인트로 다수의 코어 팬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모바일 시장이 여전히 경쟁과 과금 중심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마비노기 모바일은 '전투 피로감'을 해소하는 힐링형 MMORPG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았다. 커뮤니티 중심 설계와 유저 제작 콘텐츠 시스템(UGC)은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삶의 공간'이라는 원작 철학을 모바일 환경에서 완벽히 계승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는 넥슨이 최근 강조하는 IP 재창조 전략의 모범 사례로도 평가된다.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니라, 세대가 달라져도 IP가 '지속적 감정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여기에 마비노기 모바일의 완성도는 기술적·정서적 양면에서 한국 게임산업의 자기 갱신 능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 IP에 의존하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국산 IP로 다시 한 번 세계 시장을 겨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이번 지스타 게임대상의 의미는 단순 수상이 아니라 한국 게임의 자존심 회복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지스타를 앞두고 업계에서는 "마비노기 모바일의 대상 수상은 예고된 결과"라는 말까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비노기 모바일은 단순 흥행 성적 뿐 아니라, 한국 게임이 다시 감성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는 선언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작품"이라며 "게임대상 후보군 중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작"이라고 평가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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