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이용자 일상에 스며들게 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며 정면대결에 나섰다.
네이버는 전 사업에 AI를 접목시킨다는 '온서비스 AI' 비전을 확장한 '에이전트N'을 통해 네이버 생태계와 연결을 확장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오픈AI '챗GPT'와 자체 AI 모델인 '카나나'를 결합해 에이전틱AI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양사 모두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한 생활 밀착형 버티컬 서비스와의 연동을 통해 이용자의 맥락을 파악하고 한 발 먼저 대응하는 AI 에이전트를 표방하고 있다. 에이전트 서비스 본격화로 AI 대중화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누가 먼저 주도권을 잡을 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네이버, 온서비스AI 넘어 '에이전트N'으로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사의 버티컬 서비스와 연결을 강화한 서비스인 '에이전트N'을 통해 사용자의 서비스 경험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이전트N은 네이버의 AI에이전트로, 쇼핑·검색·플레이스·예약 등 서비스를 통합한 맞춤형 AI에이전트로 이용자의 니즈를 먼저 파악해 제안하고 요청을 직접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 생태계와 연동된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통해 이용자 일상 전반에 녹아든다는 목표다.
이미 네이버는 에이전트N 출시에 앞서 온서비스AI 전략 아래 전 사업 영역에 AI를 확대해 긍정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AI브리핑'으로, 검색과 쇼핑, 콘텐츠, 플레이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용자 질문에 따른 맞춤형 결과값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3월 AI브리핑을 도입한 결과 9월 말 기준 통합검색의 경우 쿼리 대비 15%까지 커버리지가 늘어났으며 연관 질문 클릭 수와 연관 질문 관련 재검색 수는 4월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애드부스트(ADVoost) 적용 검색 광고 클릭률은 25%, AI 쇼핑 추천 거래액은 48% 늘었다.
AI 적용에 따라 이용자들이 맞춤형 정보를 탐색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이에 따라 커머스 거래액과 광고 매출도 증가하자 네이버는 AI 브리의 커버리지를 당초 목표 대비 상향한 2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다.
AI로 인한 긍정적인 성과를 발견한 만큼 네이버는 향후 AI와 이용자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에이전트N을 선보이게 됐다. 에이전트N은 내년부터 '쇼핑 AI에이전트'와 'AI탭'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되며,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사용자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활용할 방침이다.
쇼핑 AI에이전트는 AI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AI 추천 기능을 강화하며 AI탭은 현재의 AI 검색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B2B 영역에서는 온오프라인 사업자를 위한 비즈니스 통합 에이전트 '에이전트N 포 비즈니스(Agent N for Business)'를 제공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단25' 콘퍼런스에서 "통합 에이전트 단계에 이르면 앞으로 사용자는 어떤 검색어를 입력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며 "에이전트N이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먼저 말 거는 AI' 선보인다
카카오는 더욱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이용자의 맥락을 파악하고 수행해주는 '에이전틱AI'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최근 열린 SK AI 서밋에서 "AI가 에이전틱 AI로 발전하는 이유는 기술적으로도 사업적으로도 자연스로운 수순"이라며 "카카오는 이처럼 AI 기술이 사람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만큼 AI를 통해 연결을 확장해 나가는 사람 중심의 AI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AI 비전을 소개했다.
카카오의 AI 에이전트 전략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이 일환으로 '카나나 인 카카오톡(Kanana in KakaoTalk)'의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진행 중이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온디바이스AI 형태로 구현된 카카오톡 내 카나나가 이용자의 요청 전 먼저 도움이 필요한 순간을 알아차리고 이해하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의 맥락을 분석해 일정 관리 및 장소 정보 안내, 맞춤형 선물 등 쇼핑 품목 추천 등을 해준다. 대표적인 기능 중 하나인 '선톡 브리핑'은 이용자가 가령 대화 속에서 내일 할 일 등에 대해 언급했을 때 카나나가 이를 분석, 알림을 통해 할 일을 꼼꼼하게 챙길 수 있도록 한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는 '지식 에이전트'라는 카카오의 AI에이전트와 연결된다. 기존에 출시됐던 'AI 메이트 로컬'과 'AI 메이트 쇼핑'이 결합된 것으로 이용자가 따로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지 않아도 요청을 해결할 수 있다. 카카오는 CBT 결과를 반영해 금융이나 리마인더 등 다양한 에이전트를 확대, 이용자의 폭넓은 대화 맥락 이해와 요청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카카오톡 내 AI에이전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질 경우 점차 카카오 생태계로 유입도 확장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이와 더불어 카카오는 '챗GPT 포 카카오(ChatGPT for Kakao)'도 출시하며 카카오톡 내에서도 오픈AI의 기술력이 탑재된 챗GPT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챗GPT 포 카카오톡과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둘 다 카카오의 버티컬 서비스와 연동된다. 챗GPT 포 카카오톡의 경우 AI에이전트인 '카카오툴즈'를 통해 카카오맵과 카카오톡 예약하기, 멜론,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과 연결돼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자연스럽게 카카오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강지훈 카카오 AI디스커버리 성과리더는 최근 '카카오 싱크업 데이' 행사에서 "대부분 AI 서비스들은 대화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먼저 사람들의 대화에 참여하거나 말을 거는 형태로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카카오톡와 카나나가 결합한다면 친구와의 대화에서 언급된 할 일을 찾아주거나 특정 정보에 대한 탐색을 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할 거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에이전틱 AI 시대, 승자는 누구?
이처럼 네이버와 카카오의 AI에이전트 서비스는 이용자의 맥락을 먼저 이해하고 요청을 수행하는 것과 각자 자사의 생태계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한다. 따라서 맥락을 어느정도 정밀하게 이해하고 각 사의 버티컬 서비스와 매끄럽게 연결돼 전반적인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가가 경쟁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전트N은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에서 수집한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의 페르소나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상품 혹은 행동을 제안해준다"며 "단순히 사용자의 연령, 성별 등에 기반한 정보에서 더 나아가 사용자의 현재 상황, 즉 구매나 검색의 맥락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정교하게 상품을 추 천하고 구매 과정 전반의 편의성을 더욱 높여주는 서비스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챗GPT 포 카카오 이용자는 200만명까지 증가했으며 4분기 마케팅 집행과 함께 이용자 규모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카카오 툴즈를 통해 연계되는 서비스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성능을 더욱 개선함으로써 기존 서비스들의 이용률을 높이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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