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화려하게 코스닥에 입성한 카카오의 게임자회사 카카오게임즈가 기관투자자 보유물량이 대거 풀리며 하락세에 직면해 귀추가 쏠린다. 

그러나 당장 다음달 대형 신작 '엘리온'이 나오는 만큼, 하락에만 배팅을 해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기관 매물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예상보다 하락폭이 크지 않은데다, 엘리온 출시가 임박한 만큼 단기적인 시세 전망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카카오게임즈는 전거래일대비 7.36% 하락한 주당 4만91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선 이날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카카오게임즈 주식 435만9000주의 1개월 의무보유기간이 마무리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기간이 약 100만주 이상의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내다판 것으로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주당 2만원대에 카카오게임즈를 사들인 기관 입장에선 2배 이상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만큼, 장기 보유 대신 현금 회수를 택한 것. 개인은 250만주를 순매수하며 추가 하락을 막았다.

이제 업계에선 카카오게임즈가 내달 출시할 대작 '엘리온'에 주목하고 있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의 협업작인 엘리온은 PC 온라인게임 대작으로 배틀그라운드를 잇는 크래프톤의 새 먹거리다. 유통을 맡은 카카오게임즈는 검은사막과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노하우를 살려 엘리온을 안착시켜야하는 상황이다. 

만일 엘리온이 기대치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둘 경우, 실적을 끌어올려야하는 카카오게임즈에게는 적잖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실제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실적 가이던스는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500억~10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이는 시총 1~2조원 수준의 국내 중견게임사 실적 규모다. 2년전인 지난 2018년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액은 4208억원, 영업이익은 472억원으로 사실 올해 가이던스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 7월 출시된 가디언테일즈가 단기흥행에 그치고 대작 엘리온까지 흥행에 실패할 경우, 내년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올해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 공모주 청약에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선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모바일 최초 게임대상을 받은 블레이드의 개발자 김재영 씨의 '오딘'과 넵튠 등 관계사들과 준비 중인 카카오게임하기, 증강현실(VR) 및 골프 신사업 등 차기 모멘텀도 적지 않지만, 실적 내재화에 절대적인 역할을 맡은 엘리온의 흥행은 선결과제다. 

특히 업계에선 넷마블의 사례를 돌아볼 필요도 있다고 조언한다. 넷마블은 국내 게임 '빅3' 위용을 굳건히 지키며 지난 2017년 코스피에 입성했지만, 투자사 이익 대비 본업의 부진이 길어지며 최근 2년간 공모가를 하회하는 하락세를 보였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어렵게 확보한 자체개발력과 유통 시너지 등을 올 하반기 입증해야 장기적인 우상향 그래프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넷마블과 펄어비스 두 종목 모두 상장 초기에 PER가 급증했고, 게임사 IPO의 경우 준비한 신작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다"면서 "내년 신작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카카오게임즈는 엘리온의 성공 여부에 따라 시장 안착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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