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따상상(증시 입성 후 시초가 기준 2거래일 연속 상한가)'을 기록하며 공모가의 3배에 달하는 몸집을 불린 카카오게임즈가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유통 주식수가 적어 기관 매물이 등장할 올 연말까지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과 과도한 기업가치 반영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상한가 멈춘 카카오게임즈…2%대 소폭 하락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카카오게임즈는 전거래일대비 2% 소폭 하락한 주당 7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5조8000억원으로 코스닥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일 코스닥에 입성한 후, 두차례 상한가를 기록했던 카카오게임즈는 차익 실현 매물이 등장하며 상승세가 일부 꺾인 모습이다.

주당 2만4000원에 공모가를 결정, 코스닥에 등장한 카카오게임즈는 공모주 1600만주 중에서, 약 9.5%를 우리사주로 배정하고 일반투자자 몫은 320만주로 정했다. 기관투자자는 전체의 70.5%에 달하는 1127만7912주를 가져간다. 이중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 공모주는 전체의 약 58.59%에 달한다. 적어도 1~3개월동안 대규모의 기관 물량이 등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상장 이후 주주 현황을 살펴보면, 최대주주인 카카오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전체 주식의 약 52%를, 넷마블을 포함한 기타주요주주가 약 28%, 우리사주 2%, 공모주 19%로 나눠진다. 첫날 매도가 가능한 주식은 1659만주로 전체 발행 주식의 22.6% 수준이다. 유통물량이 많지 않아 상장 직후, 곧바로 따상상을 이어간 상황이다.

업계에선 여전히 기관 물량이 잠겨있는데다, 유통물량이 20%에 불과해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SK바이오팜 역시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간 뒤, 차익실현 매물에도 급격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주가 상승폭을 유지한 바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올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공산이 큰 카카오의 첫 자회사 IPO인 데다, 기관 매물이 등장할 올 연말 크래프톤의 대작 '엘리온'이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출시돼 당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00배 웃도는 PER…투기꾼의 잔치? 


투자업계에선 카카오게임즈의 미래가치와 별도로, 지난해 이익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수백배에 달하는데다 올해 추정이익을 반영해도 PER가 60배에 이른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업이익 1조원 규모의 엔씨소프트 추정 PER가 20배인 데다, 피어그룹 PER(평균 20배 수준)를 고려하면 현재 카카오게임즈 가치는 이미 기준치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올해 카카오게임즈의 기대 이익이 1000억원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것을 상기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카카오게임즈 목표주가를 내놓은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가 제시한 4만2000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증권사 목표주가는 3만원선이다.

특히 증권가에선 최근 급격하게 몸집을 불리던 기술주를 비롯 국내 게임주의 상승세가 잦아들었다는 점에서 단기 투기 수요 움직임에 주목해야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넷마블은 국내 게임 '빅3' 위용을 굳건히 지키며 지난 2017년 코스피에 입성했지만, 투자사 이익 대비 본업의 부진이 길어지며 최근 2년간 공모가를 하회하는 하락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어렵게 확보한 자체개발력과 유통 시너지 등을 올 하반기 입증해야 장기적인 우상향 그래프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증권가의 또다른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자체개발 비중이 낮다는 점과 검은사막 북미/유럽 재계약의 변수 등 약점도 존재해 차기기대작 엘리온과 오딘, 카카오VX의 매출 기여도를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의 또다른 관계자 역시 "기대할 수 있는 포인트는 굉장히 많으나, 실제 수익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실망 매물이 속출할 수 있다"며 "초반 '따따상'이 반년 뒤, 공모가로 회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을 상기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