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삼국지 개봉박두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공룡' SK텔레콤이 우버와 손잡고 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한다. 모빌리티 혁신의 아이콘 '타다'를 서비스하는 '쏘카'도 최근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모빌리티 삼국지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SK텔레콤, 모빌리티 시장 공략 본격화
16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자사 모빌리티 사업부를 분사하고, 연내 'T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한다. 250여명 규모의 모빌리티사업단을 물적 분할하는 방식이다. 임시 주주총회는 오는 11월 26일이며, 분할 기일은 오는 12월 29일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T맵모빌리티 자회사로 우버와 합작회사(JV)를 만들고, 택시 호출 공동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현재 T맵은 월간 사용자수가 1270만명 달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부분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통한 수익은 미미했다. 이런 T맵의 활용방안을 고민하던 SK텔레콤은 사업에 속도를 내고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분사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력으로 우버는 JV에 약 1150억원(1억 달러) 이상을, '티맵모빌리티'에는 약 575억원(5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약 1725억원(1억 5000만 달러)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JV 지분은 각각 우버가 51%, SK텔레콤은 49%씩 가져간다.
이번 합작사 설립으로 양사는 전동킥보드와 택시, 차량공유, 렌터카, 대리운전을 올인원 앱으로 선보이고, 구독형 모델로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차세대 모빌리티인 '하늘을 나는 차(플라잉카)' 등을 한국에 확산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이를 바탕으로 티맵 모빌리티를 오는 2025년 4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국내 모빌리티 산업이 건전한 경쟁 체계를 갖출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활발한 경쟁과 협력에 따른 이득을 누릴 수 있도록 생태계 질적, 양적 확장에도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다양한 역량을 가진 기업들과 초협력을 통해 교통 난제를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플라잉카로 서울에서 경기권을 30분 내 이동하는 시대를 앞당기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T-우버 연합군의 파급력은?
앞서 SK텔레콤은 신사업 분야로 '모빌리티'를 통신과 미디어, 보안, 커머스에 이은 다섯번째 핵심사업으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동남아 차량공유 기업 '그랩'과 손잡고 '그랩 지오 홀딩스'라는 JV를 설립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맵모빌리티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모빌리티 사업에도 각 국가의 JV나 현지 파트너들과 적극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지난 2018년 11월 'T맵택시'를 개편하며 국내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모빌리티에 도전장을 낸 바 있다. T맵택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시범서비스로 택시업계와 마찰을 겪을 당시 순간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점유율을 역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협력하는 우버에 주목하고 있다. 오버는 지난 2014년 한국에 진출했지만, 승차공유를 불법으로 규정한 정부 규제에 가로막혀 기를 펴지 못해왔다. 국내에서 택시 기사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기반으로 한 '우버택시'를 주력 사업으로 두고 있다. 최근 우버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운송가맹사업을 위한 정보공개서를 제출했다. 게다가 이번에 SK텔레콤까지 우군으로 확보하면서 가맹택시 사업에 탄력을 받을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모빌리티 시장은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치열하고, 복잡해서 막대한 자본력만 가지고는 살아남기 힘들다"며 "SK텔레콤과 같은 대기업이 자본력으로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기보다 모빌리티 스타트업과 제휴, 상생하면서 함께 시장을 키워나가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가맹택시-주차-대리'로 시장 장악
현재 국내 모빌리티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빠르게 수익성을 키우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 중이다.
다양한 형태의 택시사업 진출을 위한 인프라를 갖춘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사업 확장에 고삐를 죄고 있다. 아울러 대형택시(T벤티)의 확대, 모범택시 리뉴얼, B2B 서비스 및 T바이크 등으로 서비스군을 확대하며 고르게 매출을 늘리고 있다.
이밖에도 고급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T 대리 프리미엄'을 출시하며 대리시장을 통한 수익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T 대리 프리미엄은 정장을 착장한 베테랑 기사가 출차 발렛부터 주차에 이르는 이동의 전 과정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는 4분기에는 기업 고객 대상 서비스를 선보이며 법인용 대리운전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이처럼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와 B2B 사업, 여기에 대리운전까지 더해진 수익구조 다변화로 실제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 흑자전환 달성 계획을 공식화한 상태다.
카카오는 B2B를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시장 개척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스마트 호출, 카카오T블루, 모범택시, 벤티, 블랙까지 다양한 택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예정"이라며 "하반기에는 아직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비수도권 중심으로도 대리서비스를 확대하고 프리미엄 대리 출시, B2B 부문 서비스 확대로 서비스 품질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600억 수혈받은 쏘카, 국내 모빌리티 지형도 바뀔까
이런 상황에서 16일 쏘카가 6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받으면서 가맹택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쏘카는 SG PE와 송현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총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출범 9년 만에 유니콘 대열에 합류한 쏘카는 지난해 '타다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로 타다 베이직을 접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투자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로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질 계획이다.
특히 쏘카 자회사인 VCNC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면허를 획득한 가맹택시 사업 '타다 라이트'와 대리운전 중개사업 '타다 대리' 등 새로운 서비스를 연내 본격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쏘카 카셰어링 사업의 지속성장,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 코로나19에도 성장을 이끈 역량 등을 인정받았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력 확보, 서비스 고도화, 인재 확보 등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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