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신세계가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 양사 시너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패션 분야의 협업 사례가 이르면 오는 6월 공개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의 '럭셔리' 상품군이 네이버의 '온라인' 인프라를 통해 판매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달라지는 네이버 쇼핑...이제 '럭셔리' 명품 품는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은 이르면 오는 6~7월, 양사 협력을 통해 네이버쇼핑 내 '럭셔리 부티크관(가칭)'을 오픈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백화점이 보유한 럭셔리 제품군이 네이버쇼핑 내에서도 판매되는 것. '자주', '메종마르지엘라', '디젤', '끌로에' 등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대표 패션 브랜드를 비롯, 신세계백화점 내 다양한 명품 브랜드가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신세계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 론칭에 주력할 것"이라며 "온오프 믹스전략을 통해 최적화된 명품 구매 계획을 제공한다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네이버는 그간 동대문 패션 분야의 중소상공인(SME)에 공을 들이면서도 명품 브랜드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네이버는 동대문 패션 분야 SME 창업과 글로벌 진출을 위해 동대문 물류 스타트업 '브랜디'와 신상마켓 등과 제휴를 맺고 '동대문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명품을 찾는 시장 니즈가 급증하며 네이버 또한 명품 브랜딩 전략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실제 럭셔리는 이커머스 산업 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카테고리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기준 글로벌 럭셔리의 15~17%가 온라인을 통해 거래되고 있으며 2025년에는 그 비중이 30%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럭셔리 브랜드를 유통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네이버가 협업을 통해 판로를 크게 확대하게 된다면 기업 가치 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관련업계에선 네이버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닌 럭셔리 제품군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까지 확보하게 될 경우, 광고-커머스-페이-물류를 아우르는 산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 판매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물류 과정에 대한 고민없이 제품 셀렉션과 코디, 큐레이션 등 판매와 마케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풀필먼트 플랫폼'에 신세계인터내셔널의 프리미엄 마케팅 역량이 더해지면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양사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커머스의 고도화를 통한 사업 영역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플랫폼, 콘텐츠, 물류, 배송에 이르는 단계별 디지털화를 구체화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고객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브랜드, 판매자, 밴더 간 매칭을 바탕으로 소비자층 저변 확대에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전했다.
네이버-신세계, 럭셔리 멤버십으로 이용자 '락인'
특히 증권가에선 네이버가 신세계그룹과의 통합 멤버십으로 이용자 '락인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당장 신세계백화점의 VIP 멤버십 서비스와 네이버 플러스멤버십 간 협업 판매 혹은 신세계포인트와 네이버 플러스멤버십의 통합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예컨대 네이버는 멤버십 혜택으로 온라인 신세계면세점에서 명품쇼핑을 하는 경우 추가적인 포인트 혜택을 주는 등 프리미엄 프로모션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양사는 패션/뷰티 브랜드의 ▲신제품 런칭 쇼 ▲독점 라이브 커머스 ▲온라인 명품관 ▲1:1 퍼스널 쇼퍼 서비스 ▲백화점 멤버십과 연계한 프리미엄 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에는 플러스멤버십 가입자들이 신세계의 오프라인 유통망에서까지 멤버십을 활용할 기회도 상존한다"며 "네이버는 플러스멤버십의 온/오프 가치 동반 증가로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유료멤버십 확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세계는 연간 4조원에 머물러 있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을 큰 폭으로 증가시킬 수 있고, 오프라인 유통에서의 추가적인 점유율 증가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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