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알리바바 때리기'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중국 금융당국을 비판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마윈은 지난해 10월24일 혁신 금융서비스 도입을 거부하는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가 '전당포식 정신자세'라고 비판했습니다. 이후 중국 금융당국은 마윈 회장을 소환해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중국에서 면담은 강력한 정치적 문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금융당국의 첫번째 '알리바바 때리기'는 '앤트그룹 상장 중단'이었습니다. 앤트그룹은 알리바바그룹의 전자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를 운영 중인 핀테크 금융 기업입니다.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는 340억달러(약 38조원)로 세계 최대 규모로 전망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성명을 통해 앤트그룹의 상장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일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에 182억2800만위안(약 3조11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알리바바가 시장지배력 지위를 남용했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같은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국 정부가 마윈이 설립한 중국 후판대학교의 신입생 입학을 금지했다고 전했습니다. FT는 해당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 압박이 사업을 넘어 마윈이 관여한 다른 영역까지 확대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외신들은 중국 금융당국이 앤트그룹에 마윈 지분을 처분할 것을 수차례 요구헸다고 보도했습니다. 앤트그룹은 "마윈 지분 매각은 논의한 적 없다"고 부인했지만 외신은 세차례 이상 논의가 진행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위원회는 앤트그룹 경영진과 마윈을 만나 해당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앤트그룹은 마윈 지분을 기존 알리바바그룹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법을 희망했습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마윈과 가까운 기업 및 개인에게는 매각하지 못한다"며 "마윈이 앤트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매각 대상 후보에 중국 국유 자산운용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마윈 지분 매각 요구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지배 구조를 뿌리 뽑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마윈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앤트그룹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마윈이 34%의 지분을 보유한 '항저우 윈보 투자회사'는 '항저우 쥔한'을 갖고 있으며 '항저우 쥔한'이 앤트그룹 지분의 29.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항저우 윈보 투자회사'의 나머지 지분 또한 징셴둥 앤트그룹 회장 등 마윈 측근들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의 '알리바바 때리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또 다른 기업에는 영향이 없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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