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오딘 독주로 코스닥 시총 2위 굳히기
14일 크래프톤 기관 수요예측 돌입...시총 20조 확실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캐리커쳐=디미닛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캐리커쳐=디미닛

 

게임업계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신작으로 모바일게임 왕좌를 차지한 카카오게임즈와 하반기 기업공개(IP0) 최대어로 불리는 크래프톤이 신흥 강자로 급부상, 기존 '빅3(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체제'에 균열을 가하며 '빅5 시대'을 열고 있다. 


코스닥 2위 꿰찬 카카오게임즈...시총 6조 '돌파'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6.1조원 규모로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어 코스닥 2위 자리에 오른 모습이다. 업계 빅5 자리를 두고 다퉜던 펄어비스와의 시총 격차는 어느덧 조단위로 벌어졌다. 

지난 2020년 9월 기업공개를 통해 주식 시장에 공모주 열풍을 몰고왔던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신작 모바일게임으로 게임 시장을 다시 한번 흔들었다. 지난달 29일 출시한 모바일 MMORPG '오딘: 발할라라이징(이하 오딘)'은 출시 4일만에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양대 마켓 매출 1위에 오르고, 2주 연속으로 구글플레이 매출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4년간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수성해 온 구글플레이 매출 1위 자리를 오딘에게 내줬다는 이변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또 브랜드를 쌓아온 기존 IP(지식재산권)가 아닌 완전한 신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오딘의 흥행으로 카카오게임즈의 목표가를 기존 7만3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30% 상향했다. 성 연구원은 "오딘의 국내 출시 첫날 판매액은 70억 원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는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도 사실상 압도적인 매출 1위"라며 "그동안 1, 2위를 도맡아왔던 리니지M과 리니지M2 등의 일평균 매출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라 분석했다.

또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행한 7월 5일자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오딘 출시 이후 일 평균 사용시간은 약 4시간34분으로 높은 충성도를 자랑했으며, 앱을 신규 설치한 기기 수는 78만대로 집계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의 흥행을 이어 모바일게임 '월드플리퍼', PC게임 '이터널리턴'을 비롯해 일본 열도를 휩쓴 인기 모바일게임 '우마무스메 더비' 등의 출시를 준비중이다. 또 세나테크놀로지의 인수로 카카오VX와의 시너지를 통해 게임을 넘어 스포츠의 영역으로 사업 영역 확장을 모색 중이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캐리커쳐=디미닛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캐리커쳐=디미닛

 

 


크래프톤 수요예측 D-1...증권가 "공모가 레인지, 고평가 아니다" 

올 하반기 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 또한 상장 초읽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오는 14일부터 2주간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은 8월 2일과 3일 양일간 진행된다. 무리 없이 청약 절차를 진행한다면, 8월 중 상장을 마무리 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의 수요예측 흥행 여부는 게임업계 시가총액 순위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희망 공모가액을 주당 40만원~49만8000원을 제시, 공모가 하단 기준 시총이 무려 19조에 달한다. 이미 외인 오버부킹이 잇따르고 있어 상장 직후, 시총 24조원을 상회할 공산이 크다. 자연스레 게임 대장주를 꿰찰 전망이다.

무엇보다 크래프톤 스스로 공모가를 낮추며 거품 논란에서 빠져나온 점이 눈에 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크래프톤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적정수준"이라며 "올해 말부터 내년에 출시할 기대 글로벌 신작들을 감안하면 오히려 저평가"라고 밝히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K게임의 저력을 보였다. 배틀그라운드는 크래프톤의 매출 80%를 책임지고 있는 대표 지식재산권(IP)으로 최근 손흥민 캐릭터를 새로 출시하는 예약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신규 맵 태이고를 선보이는 등 재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배틀그라운드라는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후속작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와 PC온라인게임 '더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게임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막강한 자본력과 개발력을 자랑하는 대형게임사 위주의 양극화가 가속되던 가운데, 신흥 강자들의 성공과 약진으로 그 어느때보다 활기와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라며 "특히 오딘의 성공은 실력 있는 많은 개발 스튜디오들에게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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