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라이더 리그에서 팀전과 개인전을 모두 우승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 된 상황에서는 더욱 힘든 일이죠. 2018년 이후부터 팀전과 개인전 결승전이 동시에 열린 날, 모두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문호준 뿐입니다.
그런데 팀전, 개인전 동시 우승만큼이나 어려운 기록이 있습니다. 바로 하루에 모두 열리는 팀전과 개인전 모두 퍼펙트 승리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하루에 달성할 수 있는 기록으로 봤을 때 팀전, 개인전 동시 우승보다도 더 힘든 기록입니다.
그 어려운 것을 해내는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리브 샌드박스의 박인수입니다.
팀전과 개인전, 아예 다른 매커니즘
팀전과 개인전에서 동시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카트라이더를 잘하면 둘다 잘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단순하게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카트라이더가 쉬운 것 같지만 생각보다 복잡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개인전의 경우 과감한 라인 공략 및 몸싸움을 잘해야 높은 순위에 오를 수 있습니다. 그저 주행만 해서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죠. 게다가 게임 안에서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수 없기에 미리 전략을 짜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그때마다 순발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반면 팀전은 철저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것을 잘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몇위로 달리고 있냐에 따라 해야 할 역할에 집중하면 됩니다. 과감한 모험을 했다가는 같은 팀 선수도 나락으로 빠트릴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약속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게다가 같은 맵이라 하더라도 개인전과 팀전을 치를 때 달려야 하는 라인도 다르고 전략도 다릅니다. 개인전과 팀전에서 쓰이는 맵이 다를 뿐더러, 같은 맵이라 해도 아예 다른 라인으로 달려야 하기에 개인전과 팀전은 아예 다른 경기라고 보면 됩니다.
팀전과 개인전, 모두 완벽하게 잘하는 것은 불가능?
그래서 팀전과 개인전을 하루에 모두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양쪽 모두 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플레이 스타일, 맵과 전략 모두 다르기에 양쪽 모두의 전략을 숙지하고 집중하기 힘듭니다. 사람의 몸과 머리는 하나니까요.
팀전에 치중하면 순발력과 과감함이 줄어들고, 개인전에 치중하면 함께 달리는 법을 잊습니다. 그 중간을 지키는 일은 너무나 어렵기에 팀전과 개인전을 모두 잘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여집니다. 그것도 하루에 말입니다.
그렇기에 하루에 개인전과 팀전을 모두 우승한 문호준이 대단한 것입니다. 문호준은 동시 우승을 차지한 뒤 미련 없이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기에, 모든 것을 이룬 문호준 입장에서는 은퇴라는 결정을 내릴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어려운 것을 박인수가 해냅니다
그런 문호준조차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 있습니다. 하루에 펼쳐진 팀전과 개인전에서 모두 퍼펙트 승리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팀전에서의 퍼펙트 승리는 한라운드도 내주지 않고 라운드 스코어 6대0으로 이기는 것, 개인전에서 퍼펙트 승리는 한번도 1위를 내주지 않고 경기를 끝내는 것을 말합니다. 하루에, 그것도 팀전 개인전에서 한번도 패배하지 않아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그 어려운 것을 박인수가 해냈습니다. 박인수는 팀전에서 유영혁이 이끄는 아프리카 프릭스를 상대로 한라운드도 내주지 않고 퍼펙트 승리를 따내더니 곧바로 이어진 개인전 32강 경기에서 송용준, 유영혁 등 강자들이 속한 조에서 다섯라운드 연속 1위를 기록하며 50점에 가장 먼저 도달, 퍼펙트 승리를 따냈습니다.
카트라이더 천재로 불렸던 문호준도 못한 기록을 해낸 박인수. 얼마나 많이 연습하고, 얼마나 많이 맵을 연구했으면 이 기록을 성공한 것인지 놀랍기만 합니다.
카트리그 역사상 가장 성실한 선수
14년 동안 카트라이더 리그를 취재하면서 가장 연습을 많이 하고 가장 성실한 선수가 누구였냐고 묻는다면, 고민도 없이 박인수 이름을 이야기 할 것 같습니다. 박인수는 최고의 위치에 올라가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연습하는 선수입니다.
사실 박인수는 정규리그 개인전에서 우승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그는 리그 시작 전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힙니다. 그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연습하는지 알기에 그를 매 시즌 우승호보로 꼽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력과 노력에 비해, 성적이 잘 안나오는 선수인 박인수. 하루에 두번의 퍼펙트 승리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박인수가 앞으로 카트라이더 리그에 어떤 '결정적e장면'을 만들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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