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사진=이소라 기자
T1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사진=이소라 기자

"안 좋은 기운이 있는 것 같아서 그것을 떨치기 위해 숙면을 취했습니다. 나쁜 기운을 없애는데 숙면만한 것이 없거든요."

T1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플레이오프 1라운드 경기에서 3대0으로 리브 샌드박스(리브)를 제압한 뒤 인터뷰를 통해 재치넘치는 이야기를 건냈습니다.

T1은 서머 시즌 후반부에 경기력이 좋은 듯, 좋지 않은 굉장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시즌 중반 코칭 스태프가 확 바뀌면서 연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또 패할 때는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기에 기세가 좋다고도, 그렇다고 나쁘다고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를 두고 '페이커'는 "안 좋은 기운이 덮친 것 같다"는 재치있는 농담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는 컨디션 관리를 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는 노하우도 함께 전했죠.

'페이커'가 POG를 따낸 2세트에서 대해서는 생각보다 냉철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스스로에게는 관대하지 못한, '페이커'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었죠. 

"전체적으로 지난 경기보다는 발전했다고 생각하지만 최고의 기량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좀더 과감하게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쳤다면 경기가 길어지지는 않았겠죠.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입니다."

서머 시즌 리브와의 두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T1. 그랬기에 오늘 경기가 더욱 어려웠을 수도 있지만 다행히 T1은 리브전 공포를 극복하고 3대0 완승을 거뒀습니다.

"3세트에 잠시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그장면을 제외하고는 불리했던 적이 없어요. 후반 집중력도 우리가 훨씬 높았다고 생각해요. 상대팀 톱라이너 '서밋' 박우태의 케넨 스킬을 소모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도 잘 통한 것 같습니다."

'페이커'는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상대할 팀을 고를 수 있었던 담원 기아(담원)의 선택을 완벽하게 예측한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담원이 우리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해요. 왜냐고 물어보면 명확하게 답변할 수는 없지만 왠지 우리는 젠지와 경기를 할 것 같습니다. 아직 발전할 방향들이 많이 남아있으니 다음 경기에서 그대로 보여주겠습니다."

항상 상대가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다며 스스로와의 싸움에 집중하는 '페이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최고의 위치에 올라있는 '페이커'의 꿈이 이번 시즌에는 롤드컵에 닿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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