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편입으로 훨훨 나는 4대 거래소
코인마켓은 신사업 엄두도 못내
빈익빈 부익부, 거래소 간 격차 심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4대 가상자산 거래소 체제로 굳혀지고 있다.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은 금융위원회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를 마쳤다. 이들 거래소는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코인마켓 거래소는 사업확장을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다. 원화마켓 거래소 4개가 모두 사업자 신고 수리를 완료하는 동안, 29개 코인마켓 거래소 중 고작 2개 거래소만 사업자 신고가 수리됐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2월 24일내에 신고 수리 여부를 밝혀야 한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 4강 체제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제도권 편입된 4대 거래소, 사업확장 광폭 행보
사업자 신고가 수리된 4대 거래소는 ▲광고 ▲인력 충원 ▲신규 가상자산 상장 ▲대체불가능한토큰(NFT) ▲투자 등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신고 수리증을 교부 받은 지난달 6일 이후 하반기 대규모 채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섰다.
지난 4일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하이브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7000억원을 투자하고, 동시에 하이브도 같은 방식으로 두나무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하는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두나무와 하이브는 합작 법인을 설립해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과 NFT가 결합된 팬덤 기반의 신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업비트는 23일 NFT 거래 플랫폼 '업비트 NFT'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고 수리가 가장 늦었던 빗썸은 신고 수리 이전부터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 관계를 강화해 왔다. 특히 블록체인 게임 '미르4 글로벌'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위메이드가 빗썸 주요 주주인 비덴트에 투자했다. 이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빗썸코리아 이사회에 합류했다. 아울러 지난 9월 빗썸은 주주사인 버킷스튜디오와 함께 복합 커머스 플랫폼인 '빗썸라이브'를 출범시켰다. 빗썸은 빗썸라이브를 NFT 중심으로 향후 미래산업의 중심이 될 메타버스와 가상자산 결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코인원은 사업자 신고가 수리된 이후 ▲인재모집 ▲연봉인상 ▲TV 광고 등을 진행, 공격적인 사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코인원은 '똑똑한 투자의 시작, 우리들의 원픽(ONE PICK)' 캠페인을 진행, TV 광고를 시작했다. 또 코인원은 전직군 100여명 채용을 진행, 전 직장 총 보상 대비 최대 150% 인상 등 파격적인 채용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아울러 코인원은 게임빌의 투자를 유치하며 NFT 사업 분야에서의 협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 역시 NFT는 게임과 잘 어울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코빗은 가상자산 거래소 중 가장 먼저 NFT 거래소를 출시해 운영해 왔다. 또 적극적으로 신규 가상자산을 상장해 이용자들을 끌어모았다. 특히 지난 9월에만 10종이 넘는 가상자산을 신규 상장했다. 지난해 12월 31일까지 가상자산 26개를 보유했던 코빗은 현재 상장 가상자산 70개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거래소들이 거래지원을 중단하며 상장 가상자산을 줄였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또 지난 8일 코빗은 메타버스 기반 가상자산 플랫폼 '코빗타운'에 '플레이 투 언(P2E) 모델을 적용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4대 거래소는 게임,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NFT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이외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29개 코인마켓 거래소 중 2개만 통과..."격차 더욱 심화될 것"
반면 코인마켓 거래소는 신사업 진출을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다. 29개 코인마켓 거래소 중 2개 거래소만 지난주 신고 수리됐다. 27개 거래소는 아직 신고 수리 전으로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신고 수리와 더불어 원화마켓 확보라는 큰 숙제가 남아있는 코인마켓 거래소는 메타버스나 NFT는 쳐다도 못보고 있다.
코인마켓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신고 수리 이후 은행 제휴 변경을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그쪽에 집중하고 있다"며 "신고가 수리돼야 다른 것도 검토할 수 있고, 당국도 신고 수리에 집중해 달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급한 건 원화마켓 확보이지 신사업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원화마켓과 코인마켓 간의 격차는 더욱더 심화될 전망이다. 4대 거래소는 원화마켓을 넘어 더 큰 가능성이 있는 ▲NFT ▲디파이(DeFi) ▲메타버스 등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가는 반면,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주요 사업모델인 원화마켓조차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4대 거래소와 코인마켓 거래소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질 것"이라며 "신고 수리가 안돼 디파이나 NFT 같이 더 큰 가능성이 있는 사업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9개 거래소도 코인마켓이든 원화마켓이든 신고가 수리돼야 다음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어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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