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
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

네이버가 내수를 넘어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많은 개발자 및 파트너사를 아우르는 '네이버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밀리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26일까지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 2021'를 진행하며, 개발자들과 함께 기술을 통해 성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올해는 검색·인공지능(AI)·클라우드·로봇 등 네이버의 최신 기술, 경험, 노하우가 담긴 116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글로벌 시장 개척의 최전선에 있는 기술들과 미래를 위해 연구·개발 중인 선행 기술을 공개했다.


네이버 '초거대 AI'로 글로벌 빅테크에 도전장

네이버는 '초거대 AI'를 앞세워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네이버는 전세계에 AI 연구개발(R&D) 기지를 구축하고, 인재를 적극 영입하는 등 '네이버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성낙호 네이버 클로바 사내독립기업(CIC) 책임리더는 "초거대AI와 함께 네이버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하는 그 날을 앞당기고자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했다. 이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큰 한국어 초거대 언어모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해 설립한 '오픈(Open)AI'의 초거대 AI 'GPT-3'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했다.

성낙호 네이버 클로바 CIC 책임리더
성낙호 네이버 클로바 CIC 책임리더

 

글로벌 빅테크에 밀리지 않는 초거대 AI 기술력으로 '글로벌 네이버'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네이버는 검색어 교정, 쇼핑 기획전 생성, 쇼핑 리뷰 요약 등 서비스 곳곳에 하이퍼클로바를 상용화하고 있다. 또 하이퍼클로바 데이터 생산 능력은 챗봇에 적용돼 전화 업무를 수행하는 AI콜 제작 비용 개선에도 기여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성 리더는 "특정 전문가만 다룰 수 있는 어려운 기술이 아닌 누구나 접근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하면서 AI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국경을 초월한 AI 서비스 가능성을 더욱 확대하고 있는 초거대 AI는 네이버에게 매우 큰 도전이자 기회로, 글로벌 AI R&D 벨트에 참여 중인 우수한 인재들과 잠재력을 더욱 확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개발자·파트너사 편의 높이는 '네이버 생태계'

네이버는 개발자 및 파트너사들이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탄탄한 인프라 환경도 구축해왔다고 전했다. 특히 네이버는 개발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안정적이고 누구나 참여 가능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가 서비스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제공하는 '뿌리' 역할을 하는 탓이다. 

최웅세 네이버 클라우드 센터장은 "네이버 클라우드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네이버 클라우드만의 시장 플랫폼을 확보해 국내 독립 소프트웨어 개발사(ISV)와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기능을 플랫폼화해 공개함으로써, 외부 ISV가 보다 쉽게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웅세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
최웅세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

 

네이버가 클라우드 인프라를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클라우드 기반 환경으로 개발한 서비스는 다양한 지역과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글로벌 진출이 수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성관 네이버 플랫폼 랩스 책임리더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네이버의 주요 서비스와 오픈 소스를 포함한 사회 플랫폼이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20만개 컨테이너가 운영 중이며, 2019년 대비 연간 두 배씩 고속 성장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독일, 싱가폴, 미국 등 글로벌 거점 지역에 플랫폼이 설치돼 네이버 서비스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미래 기술 선점 나선 네이버, 키워드는 '아크버스'

네이버는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도 공개했다. 네이버가 새롭게 준비 중인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아크버스(ARCVERSE)'가 대표적이다. 아크버스는 네이버의 미래 기술이 총집결해 탄생했다. 네이버 AI 연구 기관인 네이버랩스가 AI, 로봇,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기술을 융합해 만든 메타버스 생태계인 탓이다.

아크버스는 AI, 로봇, 클라우드의 앞글자를 딴 '아크(ARC)'에 메타버스를 결합한 단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는 분야별로 다르다"면서 "아크버스는 메타버스의 한 종류인 3D 아바타 기반 가상현실 서비스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미래기술 집합체인 아크버스는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그러면서 "온라인의 네이버를 물리 세계와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 네이버랩스의 미션"이라며 "현실과 똑같은 가상 세계를 창조하는 디지털 트윈, 현실 세계와 직접 인터랙션이 가능한 로봇·자율주행·AR, 두 세계의 가교 역할을 하는 5G·AI·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완성될 아크버스에서는 현실공간과 디지털공간의 데이터와 서비스가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석 대표는 "아크버스 기술 생태계 내에서 서비스 로봇, 자율주행, AR, 스마트빌딩, 스마트시티까지 현실 공간을 매개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탄생할 것"이라며 "아크버스에는 수년간 네이버랩스가 연구해 온 모든 솔루션과 시스템이 녹아 있는 만큼, 앞으로 많은 지자체, 기업 그리고 학계와의 협력을 통해 흥미롭고 놀라운 성과들을 계속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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