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관련 참고 이미지. /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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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여 동안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급속도로 팽창한 비대면 기술은 최근 '메타버스(Metaverse)'라는 키워드 아래로 일제히 모여들고 있다.

메타버스란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로, 현실과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1992년 닐 스테픈슨의 SF 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처음 등장한 이 단어는 아직 완벽히 여물지 않은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10년을 바꿀 '제2의 인터넷'이란 칭호를 얻고 있다.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 / 사진 = 네이버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 / 사진 = 네이버

메타버스가 '이미 시작된 미래'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뉴노멀' 시대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로블록스', '제페토' 등의 메타버스 플랫폼에는 수억명의 이용자들이 가상세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고, 앞으로 출근과 여가생활도 메타버스 상에서 할 수 있다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줄지어 대기 중이다.

사명을 아예 '메타'로 바꿔버린 페이스북과 혼합현실(XR) 기기를 아이폰의 후계자로 키우려는 애플 등 빅테크들의 야심 또한 메타버스가 단순한 마케팅 용어만은 아니라는 점을 가리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SK텔레콤, 컴투스,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통신, 게임, 소프트웨어(SW)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신사업으로 지목한 상황이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용 메시'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메타버스를 가능하게 만드는 건 5G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컴퓨팅, 혼합현실, 블록체인 기술 등이다. 메타버스의 원조 격인 '세컨드라이프'가 나왔던 2000년대 초와 비교하면 괄목할 기술적 발전이 있었기에 이번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대체불가능한토큰(NFT)', 'P2E(Pay to Earn)', '디파이(DeFi)', '웹 3.0' 등 올해 큰 주목을 받은 기술 키워드 역시 메타버스와 융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인텔은 완벽한 메타버스 세계를 처리하려면 컴퓨팅 성능을 지금의 1000배 향상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는 등 기대감이 현실을 다소 앞서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가상현실 기반의 메타버스에 대한 강력한 사용 사례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하루종일 자신의 얼굴에 끔찍한 스크린을 부착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규제, 윤리, 중독, 보안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있다. 메타버스가 가져다 줄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만 취해있을 게 아니라, 현실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사진=SK스퀘어 제공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사진=SK스퀘어 제공

2022년,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오프라인 세상이 열린다면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지금보단 시들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코로나19 외에도 감염병의 위협은 상존하고 있고, 가상세계에 안전한 일상을 구축하려는 요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메타버스가 아직 거대한 공기(空器)에 가깝다는 점에서도 앞으로 어떤 업체가 킬러 콘텐츠와 서비스를 내놓을 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새해 테크M은 사명의 'M'이 '메타버스'로 불릴 때까지 유행에 그치지 않는 끈질긴 취재로 메타버스가 열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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