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 해도 지난해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사투가 계속됐다. 백신 보급으로 대유행을 극복하고 '위드코로나'에 대한 희망을 품기도 했지만, 연말까지 '오미크론' 변이 등이 맹위를 떨치며 여전히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집콕'을 이어 가야 할 상황이다. 지난 1년 테크M은 위기 속에서도 혁신을 이어간 테크 기업들의 소식들을 부지런히 전달했다. 이들이 내년에는 '전화위복'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길 기대하며 올해 주요한 이슈들을 정리한다.<편집자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총괄(GIO)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캐리커쳐=디미닛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총괄(GIO)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캐리커쳐=디미닛

올해 토종 인터넷 기업들은 일제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국민 플랫폼 역할에 집중했다. 그러면서 골목상권 진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영, K-콘텐츠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개척에 주력했다. 한편으로는 양사 모두 넘쳐나는 유동성에 힘입어 재무적 성과와 별개로 기업가치를 크게 늘린 해였다. 


네이버-카카오는 국민 지킴이...'백신'부터 '요소수'까지 챙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비대면을 앞세워 코로나19의 수혜를 톡톡히 봤으나, 이같은 혜택을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했다. 이른바 공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것. 실제 네이버는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집대성한 클로바를 앞세워 클로바 케어콜을 비롯, 코로나 확진자 관리에 힘을 보탰다. 또한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과 협력해 코로나19 잔여백신 당일예약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용자가 '잔여백신, 백신당일예약, 노쇼백신' 등으로 검색하면 잔여백신 실시간 예약이 가능한 방식이다.

카카오 또한 카카오톡 하단 샵(#)탭의 '잔여백신' 페이지에서 잔여 백신 정보를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잔여 백신을 보유한 위탁의료기관의 정보는 카카오맵과 연동돼 지도 형태로 노출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양사 나란히 전국 요소수 판매 주유소의 재고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이미 지진 등 자연재해에 이같은 플랫폼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사회 문제 해결에 네이버-카카오 기술 인프라가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그래픽=테크M
그래픽=테크M

 


한국의 테슬라는 네이버-카카오...기업가치 퀀텀점프

양사가 앞다퉈 대국민 서비스를 내놓은 이유는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규모를 그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양사가 가진 B2B 솔루션을 비롯해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화하자, 네이버쇼핑과 카카오커머스 등을 필두로 양사 콘텐츠 소비량 또한 기하급수 늘어났다. 

덕분에 올초만해도 주당 20만원대에 머물던 네이버의 주가는 40만원을 돌파했고, 시가총액 또한 60조원 이상으로 크게 불었다. 특히 카카오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산업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본사의 시가총액이 5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끊임없는 사업부 분사와 자회사 기업공개(IPO)에도 무한시너지 확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지켜냈다. 물적분할로 주가가 붕괴된 LG화학과 CJ ENM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진 것.

무엇보다 카카오에서 독립한 개별 자회사는 기존 산업군을 흔들 만큼, 자본 시장의 큰 손으로 올라섰다.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30조원에 육박하며 4대 금융지주를 넘어섰고 카카오페이(22조원)와 카카오게임즈(7조원) 역시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카카오 그룹사의 기업가치를 모두 더하면 100조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내년 IPO가 유력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재팬, 카카오모빌리티까지 모두 안착하면, 국내 자본시장에 새 장이 열릴 전망이다. 

양사의 이같은 폭발적 성장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네이버의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올해 대비 약 24% 증가한 8조4412억원, 1조689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또한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각각 36.3%, 11.3% 증가한 8조3900억원, 9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내정자/캐리커쳐=디미닛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내정자/캐리커쳐=디미닛

 


잇단 견제구에 흔들린 토종 인터넷...젊은 경영진으로 새옷 입다 

지난 9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불거진 카카오모빌리티의 골목상권 진출 논란은 플랫폼 산업 전방위로 퍼져나갔다. 양사는 택시와 대리운전을 넘어 웹툰과 웹소설, 쇼핑까지 소상공인 침탈 논란에 시달렸고, 나란히 노무 이슈까지 불거지며 성장에 주안점을 뒀던 기존 경영진을 흔들었다. 파괴적 성장 방식과 연쇄 IPO에 따른 자본시장의 움직임이 가뜩이나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국민여론에 불을 지폈다.  

결구 양사는 11월들어 일주일의 격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대표 인사를 단행했다. 키워드를 요약하면 '젊은 DNA를 갖춘 전문가'로 볼 수 있다. 대외적 리스크를 걱정하기보다, 오히려 혁신서비스를 빠르게 내놓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다.  

먼저 네이버는 '40대' 젊은 리더십 최수연-김남선 체제를 공식화하고 전격적으로 경영체계 개편을 단행했다. 신임 대표(CEO)로 선임된 최수연 책임리더는 1981년생, 신임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978년생으로 두 사람 모두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가 특징이다. 이같은 네이버의 '세대교체'는 젊고 국제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를 발탁해 역동적인 조직을 구축하고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 내정자는 1981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토목공학 학사,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하버드 로스쿨에서 법학석사(LL.M) 과정을 마쳤다. 기혼으로 국제변호사 자격증을 갖출 만큼, 대외적 식견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 역시 '젊은 리더' 류영준 현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갑작스러운 혼란을 막기 위해 기존 경영체제의 한축인 여민수 현 공동대표를 유임시켰다. 광고와 디자인 분야에서 입지를 굳힌 여 대표와 더불어 카카오페이를 '국민핀테크'로 키워낸 류 대표의 전문성을 앞세워 카카오의 밀도 있는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앞서 오너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다신 골목상권에서 사업을 영위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내놓기도 했다. 

류영준 카카오 대표 내정자(왼쪽부터)와 여민수 카카오 대표/캐리커쳐=디미닛

 


게 섯거라 페이스북-유튜브...K-플랫폼이 뜬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나란히 내년 사업의 핵심 목표로 글로벌을 꺼내들었다. 수년째 표어에 그쳤던 것과 달리, 내년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먼저 네이버의 경우, 라인+야후재팬의 합병법인인 Z홀딩스를 선봉장으로 삼아 네이버쇼핑과 제페토, 크림 등 네이버의 킬러서비스를 빠르게 일본에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여전히 아날로그에 빠져있는 일본이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수요가 급증한 만큼,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한국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일본 토종 포털 1위 기업인 야후재팬과 5:5 합병을 이뤄낸 만큼, 소모적인 역사갈등을 뒤로하고 미-중 인터넷 대기업을 상대로 글로벌 전면전을 꿈꾸는 모습이다.

웹툰-웹소설로 K-콘텐츠의 위력을 떨친 카카오는 최근 게임사업을 주도하던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으로 발령했다. 100여개가 넘는 카카오의 전 계열사의 글로벌+미래먹거리 개척을 주도해달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 꺼내든 카드는 바로 웹 3.0이다. 카카오는 글로벌 커머스 사업에 주력하는 네이버와 달리, 이용자와 이용자간의 생태계를 의미하는 B2C2C 전략을 글로벌에서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 인프라와 가상자산을 대거 접목, 잘 나가는 K-콘텐츠를 해외에 더 빠르게 전파하겠다는 각오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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