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사이버 교전과 글로벌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해킹 등으로 사이버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보안업체들에 대한 성장 기대감도 덩달아 주목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보안 업체들은 기존 정보보안 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 다양한 신기술 분야로 영역 확장에 나서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탈보안' 서비스로 영역 확장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SK스퀘어의 보안 자회사 SK쉴더스는 체질 개선이 한창이다. 지난해 ADT캡스와 SK인포섹이 합병해 출범한 이 회사는 물리보안과 정보보안 기업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인공지능(AI), 로봇 등 빅테크 기반의 '라이프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사진=SK쉴더스
/사진=SK쉴더스

구체적인 신사업도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은 무인화 솔루션 분야로, 출동 보안에 다양한 ICT 기술을 결합한 '캡스 무인안심존'이 꼽힌다. 이 회사는 무인안심존을 편의점, PC방, 음식점, 스터디카페 등으로 특화시키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해당 역량 강화를 위해 AI 뷰티 솔루션 스타트업 룰루랩에 30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손잡고 'SK쉴더스 서빙로봇'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탈보안' 행보와 더불어 '융합보안'도 SK쉴더스의 새로운 먹거리로 꼽힌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지능형 융합보안 플랫폼 '써미츠(SUMiTS)'를 내세워 운영기술(OT)·산업제어시스템(ICS) 분야에도 도전하고 있다. 회사는 대형 빌딩이나 스마트팩토리 사업장을 대상으로 서미츠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 키워 '오픈 이노베이션'

안랩은 외부 기업과 적극 협업 또는 투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경영으로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차세대 인증분야 스타트업 '와이키키소프트'를 시작으로 AI 정보보안 스타트업 '제이슨', 클라우드 보안 스타트업 '아스트론시큐리티, OT보안 솔루션 전문기업 '나온웍스' 등의 인수 및 투자를 진행했다.

내부적으로 클라우드와 OT를 올해 핵심 분야로 설정한 안랩은 올 초 진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별도 조직을 신설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동시에 회사는 기술 기반 유망 기업들과 협업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보안 전문기업 모니터랩과 투자계약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모니터랩은 웹·애플리케이션 보안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서버 환경에 적용되는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강석균 안랩 대표(왼쪽)와 이광후 모니터랩 대표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랩 제공
강석균 안랩 대표(왼쪽)와 이광후 모니터랩 대표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랩 제공

지난해 파이오링크를 인수하며 매출 기준 국내 정보보안 업계 3위로 올라선 이글루시큐리티도 자회사들의 경쟁력을 결집해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앞서 소프트웨어(SW) 테스팅 기업 코드마인드도 인수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이런 방향성에 발맞춰 조만간 사명도 변경할 예정이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데이터 분야 신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드-투-엔드'서비스는 물론, 디지털 자산 보호까지

시큐아이는 차세대 침입방지시스템(IPS) '블루맥스 IPS'를 신사업으로 제시했다. 이 솔루션은 ML 기반으로 해킹 서버 및 글로벌 신종 악성코드 정보를 학습·분석해 알려지지 않은 신종 위협을 탐지·차단한다. 특히 온프레미스를 넘어 클라우드, 운영기술(OT)  등 디지털 전환 이후 기업환경 변화를 모두 커버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시큐아이는 블루맥스 IPS를 통해 기존 네트워크 보안 영역에서 입지를 굳히면서, 동시에 네트워크 보안 제품을 모두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하고 클라우드 보안 컨설팅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 같은 사업 전략을 통해 올해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블루맥스 IPS /사진=시큐아이 제공
블루맥스 IPS /사진=시큐아이 제공

지니언스도 기존 역량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극 발맞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단말 이상행위 위협·탐지(EDR) 등의 솔루션을 보유한 지니언스는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메타버스, NFT 보안 등을 신사업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니언스는 그간 NAC, EDR 등 솔루션이 가상 공간 내에서 행해지는 경제활동에 대한 외부 해킹 공격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수혜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 회사는 조만간 정관 변경을 통해 관련 신사업에 필요한 사업목적을 추가할 예정이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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