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11살 때 썼던 당시 '키즈폰'/사진=김가은 기자
기자가 11살 때 썼던 당시 '키즈폰'/사진=김가은 기자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중간고사에서 평균 95점 이상을 넘겨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키고 생애 첫 휴대폰을 손에 넣었다.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겠지만 전체가 검은색 재질로 이뤄진 '팬텍앤큐리텔' 슬라이드폰이었다. 하교 후 태권도, 피아노, 영어, 논술 등 학원을 다녔는데, 부모님께서는 내심 불안하셨던 모양이다. 한마디로 비상연락용이었던 셈이다.

사실 아이는 커녕, 결혼도 하지 않은 기자는 키즈폰을 사줘야 하는 부모 마음을 잘 모른다. 생생한 현장(?)을 경험하고 계시는 편집장 선배께서는 말씀하셨다. '맞벌이 가정에서 애들 학교 끝나고, 학원가고 하는 동안 연락하려면 휴대폰이 필수다', '연말에는 물량이 없고, 실제로 크리스마스 선물로 키즈폰을 주려다가 망했었다'고...

신학기가 다가오는 지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들은 부모와 아이 마음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키즈폰'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인기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을 더하고, 각종 안전 및 학습 기능을 더한 점이 특징이다.


포켓몬 손잡은 SKT

SK텔레콤이 선보인 LTE 키즈용 스마트폰 'ZEM 꾸러기 포켓몬 에디션'은 스마트폰 자체 기능은 물론, 과거부터 어린이들의 꾸준한 사랑를 받아왔던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패키지에 입힌 점이 특징이다. 출고가는 30만8000원(부가세 포함)이다.

패키지는 포켓몬 디자인 케이스와 스트랩, 액정보호 필름 등 폰 액세서리 3종, 포켓몬 연필·필통 세트 등이 포함됐다. 이 액세서리들은 모두 KC인증을 받은 제품들로 유해물질 걱정도 없다.

부모님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기능도 탑재됐다. ZEM 꾸러기 포켓몬 에디션에는 스마트폰을 처음 이용하는 아이들을 위한 '젬(ZEM)' 애플리케이션(앱)이 기본 설치돼있다. 부모는 자녀와 ZEM 앱을 연결해 ▲자녀 위치 조회 ▲생활 습관 관리 ▲스몸비 방지, 유해사이트 차단 등의 안심 설정과 같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사진=SK텔레콤 제공

교육 면에서도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SK텔레콤은 옥스포드 대학출판부, 콜린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러닝 등 영어 도서 207권이 담긴 '리딩앤(READING &)' 앱과 명작동화 스토리 기반 성취형 코딩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코드모스' 앱을 1년간 무료로 제공한다. 또한 네이버 단어퀴즈 앱과 네이버 사전 앱을 기본으로 사용할 수 있어 자기주도 학습용 도구로서의 활용도도 높다.

키즈폰이지만 스마트폰 본연 기능에도 충실하다. 삼성 갤럭시 엑스커버5(XCover5) 기반으로 ▲5.3인치 HD+ 디스플레이 ▲3000mAh 탈착형 배터리 ▲1600만 화소/500만 화소 전후면 카메라 ▲IP68의 방수방진 기능을 탑재했다.

문갑인 SK텔레콤 스마트디바이스 센터장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포켓몬을 활용한 악세서리 및 부모님들이 선호하는 교육용 앱으로 패키지를 구성했다"며 "앞으로도 자녀와 부모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합리적 가격의 스마트폰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KT, 신비아파트와 함께 '출격'

KT는 초등학생부터 키덜트까지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캐릭터를 적용한 'KT 신비 키즈폰3'를 출시했다. 이번 KT 신비 키즈폰3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학교에 가는 컨셉인 '신비 스쿨' 테마를 적용해 주 사용자인 초등학생들이 친근하게 단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패키지는 ▲신비스쿨 케이스 ▲신비 목걸이 스트랩 ▲신비 네임택 ▲신비 필통꾸미기 세트 등을 포함한 패키지로 구성됐다. 출고가는 30만8000원이다. 공식 온라인몰 KT샵과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13일부터 구매 가능하다.

또 온라인 공간에서 친구들과 함께 학습하고, 퀴즈를 풀 수 있는 '신비스쿨' 앱이 새로 추가됐다. 자녀가 아바타를 만들고 가상 공간에서 친구들과 함께 책 읽기 및 숙제하기 등 학습을 진행하면, 결과에 따라 칭찬 스티커가 발급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온라인 라이브 그룹 스터디 사이트 크루디 '라이브클래스 1개월 무료 이용권'과 함께 2만여권 원서를 읽어주고 단어를 학습할 수 있는 '리도보카 6개월 무료 이용권'도 함께 제공한다.

/사진=KT제공
/사진=KT제공

요금제 할인도 가능하다. 부모가 KT 5G 10만원 이상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우리 아이 할인' 적용을 통해 자녀는 1만원 대로 통화와 문자를 무제한 사용 가능하다. 주니어 요금제 가입 시에는 'KT 안심박스(월 3300원)' 서비스가 무료 제공되며, 부모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위치 확인, 유해 사이트 차단, TV 시청 관리가 가능하다.

신비 키즈폰3 또한 갤럭시 XCover5 단말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주요 스펙도 ▲5.3인치 HD 플러스 디스플레이 ▲전면 1600만·후면 500만 화소 카메라 ▲3000밀리암페어(mAh) 탈착형 배터리 등 동일하다.

김병균 KT 디바이스사업본부장 상무는 "이번 키즈폰은 초등학생 니즈를 분석해 학교 생활에 꼭 필요한 액세서리를 제공하자고 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가족 구성원 니즈를 분석해 키즈 뿐만 아니라 청소년, 시니어 대상으로 실용적 단말을 지속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카카오프렌즈' 키즈폰 준비

통신3사 중 아직 신제품을 선보이지 않은 건 LG유플러스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 회사는 키즈폰 출시를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시간 미디어 노출 및 유해 콘텐츠 노출 예방, 아이 위치 확인 등에 대한 순위를 집계하고 있다.

신제품은 카카오 캐릭터 '카카오프렌즈'와의 합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해 이 회사는 카카오프렌즈를 적용한 '유플러스 위드 리틀카카오프렌즈'를 선보인 바 있다. 출고가는 32만2000원이었으며, 이 또한 삼성 갤럭시 XCover5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 제품은 자녀 보호 기능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신제품 패키지에는 자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태그'가 포함됐다. 이를 통해 부모는 자녀가 스마트폰을 지니지 않고 있더라도 쉽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초등학생 모델이 'U+키즈폰 with 리틀카카오프렌즈'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초등학생 모델이 'U+키즈폰 with 리틀카카오프렌즈'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또한 자녀 보호 앱 '키위플레이 플러스'를 통해 자녀 위치와 웹·사용 현황을 살필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서, 용돈, 줄넘기, 기분 등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기록장' ▲자녀가 부모와 약상을 지킨 경우 보상으로 쿠폰을 증정하는 '프리모드 쿠폰' 기능 등으로 자녀와 소통,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을 길러줄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영어 공부 방법과 습관을 길러줄 수 있도록 제작된 '시원스쿨 슈퍼키즈' 온라인 동영상 강의 6개월 무료 수강권, AI기반 영어회화 학습 앱 '시원스쿨 AI튜터' 콘텐츠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당시 LG유플러스는 신제품 출시에 맞춰 자녀가 데이터양에 상관없이 교육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5G·LTE 키즈 요금제 5종을 내놓기도 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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