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검색엔진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신규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바드(Bard)'를 필두로 구글이 반격에 나선지 하루만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맞불'을 놨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MS는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위치한 본사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챗GPT' 개발기관 오픈AI 기술을 탑재한 검색엔진 '빙(Bing)'과 '엣지(Edge)' 웹브라우저를 공개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검색 시장에 새로운 날이 왔다"며 "경쟁은 오늘부터 시작되고 우리는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MS, AI 기반 '빙'으로 새 검색시대 연다
MS가 선보인 새로운 검색엔진 빙에는 오픈AI 기반을 이루는 'GPT 3.5'보다 향상된 언어모델인 '프로메테우스'가 적용됐다.
이 모델은 최신 정보 취합 및 컴퓨팅 성능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가 2021년 정보를 기반으로 결과값을 내는 반면, 빙은 최대 1시간 전까지의 정보를 종합해 답변할 수 있다.
방식은 간단하다. 엣지 웹브라우저를 통해 빙에 접속한 후 검색창에 질문을 입력하면 기존에 제공하던 검색 결과와 함께 우측 상단에 대화형 답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용자는 답변을 보고 추가 질문을 던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빙 챗봇과 채팅을 통해 직접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여행 일정을 만들 경우 '멕시코로 5일간 여행을 계획해줘'라고 요청하면 챗봇이 관련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링크를 요약해 검색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 '이번 여행에 비용이 얼마나 들까' 또는 '여행 일정에 다른 일정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을까'와 같은 추가 질문을 던져 답을 얻는 일도 가능하다.
MS는 새로운 빙 검색엔진을 일부 제한된 사용자에게만 테스트용으로 내놓은 상황이다. 현재는 예시로 제시된 검색 유형 12가지에 대한 답만 가능하다. 향후 MS는 수주 안에 이같은 서비스를 대중에게 확대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서비스를 빠르게 이용하고 싶다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된다.
또 MS는 빙과 함께 엣지 웹브라우저에도 AI기술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엣지에는 이메일 초안이나 링크드인 게시물을 쓸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 재무제표 등에 대한 정보를 요약하거나 타사와 비교해달라고 요청하는 일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AI가 적용된 빙과 엣지 웹브라우저는 PC용으로 출시한 상태다. 다만 MS 측은 향후 모바일 버전 빙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I 기반 채팅 서비스를 엣지 웹브라저를 넘어 크롬 등 모든 브라우저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나델라 CEO는 "이 도구는 우리가 일을 더 잘하고 고된 일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계가 우리를 몰아낼 것이라는 신호가 아니라 긍정적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S, 구글 독점 체제 균열낼까
MS가 AI 챗봇 기능을 더한 빙을 내놓자, 시장에서는 구글이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발빠른 대처로 구글보다 먼저 AI챗봇을 검색엔진에 적용한 만년 2위 MS가 구글을 잡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다만 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에 대한 구글 영향력이 압도적인 것은 물론, AI 챗봇 바드가 출격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에서 구글이 차지한 비중은 92.9%다. 그 뒤로 ▲빙 3.03% ▲야후 1.22% ▲얀덱스(YANDEX) 0.85% ▲바이두 0.65% ▲덕덕고 0.58% 순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바드 출시를 공식화했다. 구글이 내세운 무기는 신뢰성과 시의성이다. 챗GPT의 경우 2021년까지 업데이트된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반면, 바드는 사용자 요청에 알맞은 실시간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향후 구글은 바드를 자사 검색엔진에 탑재할 예정이다. 사용자 검색에 대한 대답을 대화 형식으로 제공하기 위함이다. 또 ▲팜 ▲이매진 ▲뮤직LM 등 언어·이미지·음성 생성AI 기술 또한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피차이 CEO는 "바드는 웹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최신의 고품질 정보를 제공한다"며 "응답이 실제 정보 품질과 안전성, 근거에 대한 높은 기준을 충족하도록 외부 피드백을 자체 내부 테스트와 결합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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