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거듭된 논란 속, 우여곡절 끝에 대표이사(CEO) 후보군으로 올라선 윤경림 대표 후보자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물러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KT를 바라보는 시장의 의구심도 더 커지고 있다. 

24일 증권가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KT의 목표주가를 주당 3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기존 5만원대에서 기대치를 크게 낮춘 것. 이는 상반기 내내 KT의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안재민 NHN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연임을 포기했던 구현모 대표에 이어 새로운 CEO 후보로 추대되었던 윤경림 사장도 사의를 표명했다"며 "1대 주주인 국민연금 이 반대하며 기존 KT의 경영진인 두 사람의 CEO선임이 실패로 돌아갔고, 이로 인해 상반기 내내 경영권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KT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동사의 목표주가에 적용하고 있던 EV/EBITDA 배수를 기존 3.2배에서 2.9배로 10% 정도 하향 조정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번 KT CEO의 교체 과정에서 부각된 불확실성은 동사의 주가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주주총회를 1주일 앞두고 CEO 후보자가 사의를 표하면서 짧게는 3개월에서 6개월은 CEO가 부재한 가운데 경영의 불확실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기존 KT의 임원 출신이 낙마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새롭게 올 CEO도 부담이 커질 것이며, 기존 KT가 구축해놓은 역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의 또다른 관계자 역시 "신임 CEO 성향 및 경영 비전이 투자가들에게 인지되기 전까진 혼란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최소한 4~5월까진 불안한 투자 환경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단기 주가 하락 폭 심화에도 매수를 한 템포 늦출 것을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경림 후보자는 KT CEO 최종 후보자로 선임됐지만 무리한 검찰 수사 압박으로 "이대로 버티면 회사가 망가질 것 같다"며 사의를 표한 상태다. 시민단체 등을 통해 배임 의혹이 제기된데다, 정치권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스스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국민의힘 소속 국회 주무 상임위원들을 비롯한 여권은 줄곧 구현모 전 대표와 윤 후보자 및 주요 임원에 대해 "이익 카르텔"이라고 비판하며 차기 경영진 후보 인선 내용에 반대해왔다. 특히 여권은 윤 후보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배임 의혹이 제기된 구 전 대표의 "아바타"라고 주장한 상태다. 

이에 업계에선 사실상 윤 후보자가 물러날 가능성이 커진 만큼, KT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리고 장기적인 경영 공백이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실 KT는 지난 3년간 구현모 대표 체제 하에 핀테크와 부동산 등 비통신 사업에 대한 구조 개편을 주도하며 새로운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그 결과 지난 몇 년간 국내 통신 3사 중 주가수익률이 가장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KT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10.12%) ▲현대차그룹(7.79%) ▲신한은행(5.48%)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전체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비율은 43.14%(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에 달한다. 윤경림 내정자 선임 여부가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국내 KT 소액 주주들은 윤경림 내정자 선임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KT 주주모임'에는 차기 대표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인증글이 연달아 게시되는 중이다. KT 주주모임은 소액주주 1300명 이상이 모인 커뮤니티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 카페에서 동참한 주식 수는 359만 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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