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대표 후보자/사진=KT
윤경림 KT 대표 후보자/사진=KT

 

거듭된 논란 속, 우여곡절 끝에 대표이사(CEO) 후보군으로 올라선 윤경림 대표 후보자가 정작 31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거취를 고심 중이라는 관측이 나와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 후보자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퇴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시민단체 등을 통해 배임 의혹이 인데다, 정치권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스스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KT 측은 "공식적으로 발표할 내용이 없다"며 명확은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식적으로 퇴진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업계에선 윤 후보자가 자리를 지킬 경우, 여러 압박 이슈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스스로 퇴진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KT 이사회의 설득은 물론, ISS·글래스루이스 등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 등이 윤 후보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일종의 설득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에 윤 후보자의 거취는 이르면 이날 중 공식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윤 후보자의 거취 여부와 상관없이, KT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리고 장기적인 경영 공백이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윤 후보자의 취임 여부와 관계없이, KT 사업부 보다 윤 후보자를 흔드는 상황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국민의힘 소속 국회 주무 상임위원들을 비롯한 여권은 줄곧 구현모 전 대표와 윤 후보자 및 주요 임원에 대해 "이익 카르텔"이라고 비판하며 차기 경영진 후보 인선 내용에 반대해왔다. 특히 여권은 윤 후보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배임 의혹이 제기된 구 전 대표의 "아바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운 후보자의 거취와 무관하게, 경영진의 갑작스러운 교체 탓에 기존 사업의 영속성 자체의 의구심이 커졌고, 정치권과 관련된 이슈가 꾸준히 촉발될 것으로 보여 외인 및 기관에게 중장기적인 경영 비전을 설득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의 또다른 관계자 또한 "KT는 경영진 성향에 따라 많은 변화가 나타나는 회사"라며 "신임 CEO 성향 및 경영 비전이 투자가들에게 인지되기 전까진 혼란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적어도 올 상반기에는 불안한 측면이 더 크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T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10.12%) ▲현대차그룹(7.79%) ▲신한은행(5.48%)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전체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비율은 43.14%(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에 달한다. 윤경림 내정자 선임 여부가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국내 KT 소액 주주들은 윤경림 내정자 선임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KT 주주모임'에는 차기 대표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인증글이 연달아 게시되는 중이다. KT 주주모임은 소액주주 1300명 이상이 모인 커뮤니티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 카페에서 동참한 주식 수는 359만 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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