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욱 넵튠 대표 / 사진 = 넵튠
정욱 넵튠 대표 / 사진 = 넵튠

 

게임주 중에서도 철저하게 외면 받아왔던 중견 게임사 넵튠이 반년새 주가를 4배 가까이 끌어올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넵튠은 지난달 30일 이후 일주일새 무려 2배 가까이 주가가 치솟았다. 지난 3월과 비교하면 거의 10배 가량 올랐다. 이에 거래소가 지난 3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지만, 여전해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8일도 매수세가 이어지며 조정장세에도 '빨간불'로 장을 마쳤다. 

과연 넵튠은 판교의 테슬라가 될 수 있을까. 테크M이 넵튠의 실체를 들여다봤다. 물론 사고 팔고는 투자자 개인의 몫이다.  


한게임 CEO가 만든 넵튠, 김범수 남궁훈 장병규... 인맥의 힘!


지난 2012년 설립된 넵튠은 사천성 게임과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개발에 강점을 가진 회사다. 대표작 '프렌즈사천성'과 '라인 퍼즐 탄탄'을 앞세워 지난 2016년 코스닥 상장을 이뤄냈다. 스포츠게임과 웹보드에 특화된 게임사로 볼 수 있다. 

넵튠의 창업자인 정욱 대표는 이른바 소셜카지노 전도사로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소셜카지노 신작과 '짱구' IP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 등을 꾸준히 개발하며 주목을 받았다. 넵튠의 최대주주(지분율 10.57%)이기도 하다. 사실 정 대표는 지난 2010년 NHN한게임 대표를 역임하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NHN 사단의 핵심 멤버다.  

 

표 = 넵튠
표 = 넵튠

 

이로인해 카카오와 지식재산권(IP) 활용 및 지분제휴 등 그간 수차례 협업을 지속해왔다. 넵튠이 받은 카카오 계열의 누적 투자액만 300억원에 이른다. 정 대표는 넵튠을 이끄는 동시에 지난 2018년 이후 카카오벤처스 밸류업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카카오가 넵튠에 100억원을 투자, 넵튠은 해당 자금을 크래프톤에 50억원 가량 투자하며 서로 밀어주기를 반복해왔다. 또한 정 대표와 절친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와도 수년째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은 게임업계의 유명한 친구사이로 통한다. 그리고 넵튠의 2대 주주가 바로 카카오게임즈(10.08%)다.

카카오게임즈는 크래프톤의 명운이 걸린 PC온라인 대작 '엘리온'의 서비스사로 오늘날의 크래프톤을 있게 한 히트작 배틀그라운드의 국내서비스사다. 이래저래 밀접한 관계다. 

 

표 = 넵튠 
넵튠의 올해 실적 분석표 = 넵튠 

 


크래프톤 지분가치만 2000억원? 투자사로 '주목'


올해 넵튠은 사실 게임보다는 투자사로 큰 주목을 받았다. 초기 크래프톤 투자사로 여전히 1%대의 크래프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크래프톤 IPO시 상당한 투자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시장의 예측대로 크래프톤이 20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입증할 경우, 넵튠의 지분가치만 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아울러 가상자산 거래업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도 블록체인 게임스타트업 투자 협업을 이어가고 있어 여러모로 한게임 사단의 인연을 톡톡히 활용하는 모습이다. 동시에 국내 1위 MCN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에도 100억원 가량을, 디지털 휴먼 '수아'를 개발한 온마인드에도 15억원 가량 투자를 진행해 기대감이 크다. 이외에도 상장사인 룽투코리아와 e스포츠 운영사 스틸에잇(현 라우드커뮤니케이션즈)의 지분도 각각 1%, 31% 가량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넵튠의 시가총액(7400억원) 중 투자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넵튠의 주가 급등은 기본적으로 크래프톤 IPO에 대한 기대감을 비롯해 비상장 투자사에 대한 가치 재평가가 이뤄지며 주가에 반영된 부분이 크다"고 설명했다.

 

넵튠의 인력현황 /표 = 넵튠
넵튠의 인력현황 /표 = 넵튠

 


거품 논란의 근원은 본업... 영원회귀 '롱런'에 달렸다


일각에선 넵튠의 이같은 단기 주가급등에 대해 게임사 IPO 기대감으로 만들어진 '거품'이라고 지적한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 147억원의 매출, 6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게임사가 단기에 주가를 급격하게 끌어올렸다는 것. 실제 올해 증권가에선 넵튠을 향한 리포트를 1종도 발행하지 않고 있다. 지나친 주가급등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주가급등의 배경으로 꼽히는 신작 '영원회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넵튠의 자회사 님블뉴런이 개발, 지난 10월 스팀에 출시된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은 얼리엑세스(미리 해보기)를 시작한 지 두달도 안돼 동시접속 5만명선을 육박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정식 서비스 이전이고, 스팀을 통해 즐기는 게임임에도 국내 PC방 순위에서도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어, 배틀그라운드처럼 빅 히트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다만 지난 2018년 네오위즈 역시 PC온라인게임 '블레스'가 스팀 일매출 상위권에 오른 이후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급격하게 가라앉은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영원회귀'가 '롱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단기에 주가가 급등한 사례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크래프톤을 비롯한 비상장 투자사의 가치는 이미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본업 실적의 획기적인 개선이나 현재 공개되지 않은 추가 M&A 여부, 스팀에 등장한 히트작의 롱런 여부가 현 주가 입증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