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로빈 대표 인터뷰

 

# 인공지능 전화 모바일 앱 '스위치'

# 아이폰도 녹음 가능합니다

# 음성 기반 '데이터'로 통화 가치 높인다


스마트폰에 이 애플리케이션(앱)만 깔면 사람과 사람 간 통화 내용이 자동으로 녹음된다. 통화 내역은 자동으로 텍스트화 돼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들을 수 있다. 이 앱이 처음 나왔을때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동안 통화 녹음이 안됐던 아이폰에서 통화 녹음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폰을 쓰는 기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단비'였다. 기자들은 직업 특성상 녹음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앱등이' 기자들도 이 녹음 기능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안드로이드폰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스위치' 앱을 운영하는 아틀라스랩스 덕분이다.

아틀라스랩스는 자체 개발 음성인식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음성 및 언어 기반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 류로빈 대표는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들랜드 캐피탈과 버트럼 캐피탈, UBS 투자은행 등을 거쳐 한국에서 아틀라스랩스를 창업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류로빈 아틀라스랩스 대표를 만나 AI 스타트업 아틀라스랩스의 창업 계기와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아이폰에서도 녹음 걱정 끝! 


류로빈 아틀라스랩스 대표 /사진=아틀라스랩스 제공
류로빈 아틀라스랩스 대표 /사진=아틀라스랩스 제공

스위치는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전화를 기록하고 데이터화해 검색과 분석,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앱이다. 이메일과 메시지를 관리하듯 전화 통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해 관리할 수 있다. 스위치가 나오기 전의 전화 데이터는 단순한 녹음 파일 혹은 필기구나 자판으로 남긴 메모가 전부였다. 녹음을 하더라도, 필요한 정보를 찾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었다.

"실시간 음성 대화는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방법 중 다른 어떤 방법보다 많은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메일이나 채팅과는 달리 전화는 데이터로 기록되지 않고 검색이나 검토가 불가능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죠."

류로빈 아틀라스랩스 대표는 스위치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스위치는 사람들의 대화를 기록하고, 영구적인 '데이터'로 변환해준다. 구체적으로는 통화를 자동으로 녹음하고,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바로 기록하며 텍스트 검색을 통해 원하는 통화 내용을 바로 찾을 수 있다.

특히 스위치 앱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는 애플 '아이폰' 운영체제(iOS)에서도 녹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아이폰 통화 녹음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 스위치는 iOS를 먼저 지원한 뒤, 내년에는 안드로이드 이용자에게도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저희도 하나의 통신사에요. 070 서비스와 같은 인터넷 전화(VoIP)라고 이해하면 쉬워요. 아이폰은 API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저희가 직접 서버를 만들었죠. 이용자가 스위치에 가입하면, 인공지능(AI) 번호를 부여받은 뒤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요.


자체 개발 음성인식 기술 '제로스'


아틀라스랩스 AI 전화 '스위치' 웹 화면 구동 모습. /사진=아틀라스랩스 제공
아틀라스랩스 AI 전화 '스위치' 웹 화면 구동 모습. /사진=아틀라스랩스 제공

"스위치는 사라지는 실시간 대화를 데이터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넓게 가져가려고 해요. 전화 뿐만 아니라 영상통화, 오프라인 미팅, 인터뷰, 사람과 사람과의 대화 등에서 나오는 핵심 정보를 데이터로 만들어서 제공하는 게 목표에요."

국내에서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해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방법은 크게 4가지다. 구글과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이 개발한 음성인식 기술 API를 이용하는 방법,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기술이전을 받는 것, 음성인식 회사 기술을 라이센싱해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법, 음성인식 오픈소스 칼디(Kaldi)를 이용해 자체 개발하는 방법 등이다.

이중에서도 아틀라스랩스는 직접 개발한 음성 인식 기술을 스위치에 적용했다. 류로빈 대표는 그 이유로 '음성 인식률'을 꼽았다. 

"대기업이 개발한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하니 잘나오면 80%, 대부분은 인식률이 안나왔어요. 또한 잡음이 없는 장소에서만 인식률이 올라가는 등 음성인식을 위한 제한이 많았기 때문에 지난 2017년 '제로스(Zeorth)'라는 음성 인식 기술을 직접 만들었죠. 

아울러 류로빈 대표는 스위치 앱이 다양한 사용 사례(유즈케이스)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영업 사원 교육을 할 때 능력이 뛰어난 영업 사원의 통화 녹음을 기록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청각장애인 분들의 통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류 대표의 설명이다.


"이용자 불편함 최소화 해 AI 대중화 이끈다"


류로빈 아틀라스랩스 대표 /사진=아틀라스랩스 제공
류로빈 아틀라스랩스 대표 /사진=아틀라스랩스 제공

지난해부터 개발을 시작해 올해 7월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스위치는 내년 초 정식 출시 예정이다. 스위치는 콜센터와 같이 대기업만 사용 가능했던 전화 관리 서비스를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AI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하는게 목표다. 이를 위해 류로빈 대표는 업무 문화의 중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서비스 개발에서 가장 핵심은 이용자의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것이에요. 이용자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도움을 주는 기업이 됐으면 좋겠어요. 좋은 아이디어는 '탑다운' 방식이 아닌 팀원 모두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바텀업' 방식에서 나온다고 보거든요."

한편, 지난 2015년 첫 엔젤투자를 받은 아틀라스랩스는 올해 40억 투자를 받아 총 47억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내년에는 시리즈A 투자 유치 계획을 가지고 서비스 런칭 준비에 한창이다. 아울러 아틀라스랩스는 한국 시장을 넘어 미국, 일본 시장까지 진출을 노리고 있다. 내년 2분기 일본에 먼저 진출한 뒤, 향후 미국까지 진출해 AI 분야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회사로 키우는 게 목표다. 

"저는 슬랙을 보면 긍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올라요. 아틀라스랩스도 이처럼 혁신적으로 AI를 리딩할 수 있는 업무 문화를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향후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나아갈 수 있는 AI 글로벌 기업이 되고 싶어요."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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