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명상'으로 현대인 내면 치유한다

#커피 한잔 가격으로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명상

#운동처럼 꾸준히 '습관화'할 수 있게 업데이트할 것


전세계에서 명상이 가장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미국 '실리콘밸리'다. 끊임없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디지털 기기에 항상 묶여있는 실리콘밸리 사람들에게 명상은 '잠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준다고 한다. 

마보는 '마음보기 연습'의 약자로 지난 2016년 출범한 마음챙김 명상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지난 2015년 미국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서 국내 개발팀을 만든 후 6개월만에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마보베타버전을 론칭, 펀딩 목표액 723%를 달성하며 2030 여성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마보홈'에서 유정은 마보 대표를 만났다. 그의 첫인상은 '사람 냄새' 나는 사람 같았다. 그에게 명상에 대한 이야기와 향후 마보의 계획과 목표를 들어봤다. 


미국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서 시작된 '마보'

유정은 마보 대표 /사진=마보 제공
유정은 마보 대표. /사진=마보 제공

유정은 마보 대표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서울대학교 조직심리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심리학 전문가다. 졸업 후에는 IBM GBS, 엑센츄어(Accenture), 삼일 PwC에서 인사조직 컨설턴트 일을 맡았다.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회사의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직장생활이라는게 참 힘들잖아요. 보람을 느끼기도 힘들고. 어떻게 하면 사람 내면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했죠."

유정은 대표는 우연히 차드 멩 탄의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를 읽고 명상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심리학 연구자의 관점에서 논문을 찾아보고, 차드 멩 탄에게 이메일을 보내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국내에 들여오기 위한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차드 멩 탄은 구글에 명상을 처음 도입한 사람이에요. 구글 본사에서 시작된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한 노력으로 직접 차드 멩 탄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결과적으로 국내 기업에 이 프로그램을 들여올 수 있었어요."

마보의 첫걸음도 미국 실리콘벨리 구글 본사에서 시작됐다. 유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구글의 직원 명상모임인 '지퍼스(gPause)'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명상앱이 국내에 흔하지 않은 시절, 국내 이용자들에게도 이같은 명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앱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이다.


"명상, 시끄러운 공사장 옆에서도 할 수 있어"

유 대표는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마음챙김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일을 판단하지 않고, 온전하게 주의를 모으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명상을 떠올렸을 때 조용하고, 집중이 잘되는 곳에서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과 달리, 공사장 옆에 가도 명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사장 옆에 있는 소리를 들으면서 '공사하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알아차리는 순간, 세상을 보는 관점이 넓어질 수 있어요. 시끄러운 소리를 참으라는게 아니라, 그런 순간들을 현명하게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죠."

마보앱은 누구나 실생활에서 쉽게 마음챙김 명상을 익힐 수 있도록 한다. 명상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들도 쉽고 체계적인 명상을 배울 수 있도록 7일 코스로 구성된 기초훈련 코스도 마련됐다. 가장 인기가 많은 콘텐츠는 '잠자기 전 이완 바디스캔'이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많아지면서, 일요일에서 월요일이 되는 새벽에 가장 많이 재생된다고 한다. 

마보앱 사용자 리뷰. /사진=마보 제공
마보앱 사용자 리뷰. /사진=마보 제공

"마보 앱에는 약 300여개가 넘는 콘텐츠가 있어요. 크게 5가지로 분류되는데, '마보 7일 기초훈련', '주의력 집중훈련', '기분별 마음보기', '상황별 마음보기', '마보에서 온 사연'이 대표적이에요. 명상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고, 이미 해왔던 숙련자들을 위한 콘텐츠도 있어요."

국내외 다른 명상앱과 차별화 포인트로 유 대표는 '명상 커뮤니티'를 꼽았다. 명상 이후 느낀 소감을 앱 이용자들과 함께 나누고, 그 자체로 충분한 치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ASMR이나 힐링 음악은 과학적 검증 효과가 미흡하기 때문에 최소화하고, 최대한 실용적이고 과학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려고 했어요. 현대인의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에 대한 과학적 효과를 기반으로 콘텐츠가 구성됐고, 콘텐츠 개발에 참여한 사람도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죠."


명상 습관화 위해..."대규모 업데이트 준비 중"

마보 앱 스크린샷. /사진=마보 제공
마보 앱 스크린샷. /사진=마보 제공

마보앱은 현재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즐겨찾기 폴더를 묶고, 연속재생이 가능하도록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마음챙김 명상에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챌린지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

"그간 이용자 사용행태를 봤더니, 즐겨찾기를 한 뒤 하나의 콘텐츠를 길게 듣고 싶어하는 니즈가 있었어요. 마음챙김 명상은 운동처럼 꾸준히, 오래했을 때 효과가 있어요. 이용자가 '습관화'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로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 대표는 과학적 검증을 바탕으로 마음챙김 명상을 올바르게 알리고 대중화시키고 싶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업문화를 이끌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 대표는 시간이 지나 더 많은 연륜과 능력이 생긴다면, 교육적인 측면에서 마음챙김 명상이 쓰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많은 문제들은 마음이 힘들기 때문에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한국도 지금 물질적으로는 너무 풍요로운데 사는게 힘든 이유가 마음이 각박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마음챙김 명상입니다.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 마음챙김 명상이 국가 아젠다가 될 정도로 중요하게 들여다보고 있어요. 특히 디지털 세대에 태어난 경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마음챙김 명상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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