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 뱅크샐러드 BX 매니저 "데이터를 맛보세요"

# 마이데이터 시대 본격 개막

# 고객들이 데이터를 '맛있게' 느낄 수 있도록

# 첫 행보는 '사명-CI-슬로건' 바꾸기


소비자가 자신의 신용정보나 금융상품을 자유자재로 관리할 수 있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시대가 개막했다. 지난 27일 금융위원회는 28개의 마이데이터 본허가 사업자를 최종 선정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회사가 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뱅크샐러드'다. 

뱅크샐러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 자산관리 플랫폼이다. 올해 1월 현재 840만 다운로드, 연동관리금액 405조원을 돌파했다. 카드 추천 서비스를 시작으로 출발한 뱅크샐러드는 그간 개인의 금융 자산이나 카드 기록 등 데이터를 보여주고 분석해주는 '금융 비서' 역할을 해왔다. 이외에도 건강검진과 같은 비금융 데이터로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보험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최근 뱅크샐러드는 사명과 서비스명을 통일했다. 이전 사명인 레이니스트 대신 서비스명인 뱅크샐러드를 아예 회사 이름으로 정했다. 이를 시점으로 개인 관리 영역을 '금융' 뿐만 아니라 '라이프'로 확대한다는 포부다.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 뱅크샐러드 사무실에서 이영미 뱅크샐러드 BX(Brand eXprerience desgin) 매니저를 만나 금융에서 라이프 영역을 강화하는 뱅크샐러드의 리브랜딩 전략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영미 뱅크샐러드 BX 매니저. /사진=뱅크샐러드 제공
이영미 뱅크샐러드 BX 매니저. /사진=뱅크샐러드 제공

10명 중 9명은 '마이데이터'를 잘 모른다 


이영미 뱅크샐러드 BX 매니저는 지난 10년 간 크고 작은 기업의 브랜딩을 책임진 '능력자'다. 특히 지난해 강남에 문을 연 LG유플러스의 '일상비일상의 틈'을 총 책임 기획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1년부터 소디움파트너스 브랜드 매니저, 인터브랜드 수석 컨설턴트를 거쳐 지난해 뱅크샐러드에 합류했다. 

"그동안 브랜드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항상 내 브랜드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개인적으로 금융에 관심이 많았고, 뱅크샐러드 입사 전부터 이 앱을 통해 자산 관리를 하던 이용자 중 한명이였죠."

그가 뱅크샐러드에 합류한 후 발견한 특이점은 사람들이 대부분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처럼 어려운 개념을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더욱 쉽게 느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10명 중 9명이 '마이데이터'가 뭔지 잘 모른다는 설문 조사 결과를 봤어요. 알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조차 명확하게 설명을 못한다고 해요. 마이데이터의 본질이 무엇인지,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지를 정의하는 작업을 시작했어요. 수많은 키워드도 찾고 콘셉트도 도출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쳤죠."


"데이터를 맛보다" 뱅크샐러드 '싹' 바꿨다


뱅크샐러드 기존 로고는 뱅크샐러드의 'B'이자 원화(₩)를 상징했다. 이 매니저는 이같은 로고가 금융에 국한된 의미라고 판단, 생활을 아우르는 '라이프'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로고와 슬로건 변경 등 새로운 정체성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 이름이 왜 뱅크샐러드야? 질문의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앞으로 마이데이터를 표방하는 기업이 많아질텐데 뱅크샐러드만 할 수 있는 언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뱅크샐러드의 새로운 CI 브랜딩 /사진=뱅크샐러드 제공
뱅크샐러드의 새로운 CI 브랜딩 /사진=뱅크샐러드 제공

고민 끝에 이 매니저는 샐러드볼에 담긴 신선한 데이터를 모티프로 '각양각색의 데이터가 모여 건강한 삶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의 새 로고를 선보였다. 나만의 데이터가 모여있는 샐러드볼은 '개개인 모두에게 살맛 나는 생활을 선사'한다는 뜻을 더해 스마일로 표현했다. 이와 함께 새 슬로건은 '데이터를 맛보다'로 정했다.

"이번 리브랜딩 과정에서 고객이 처음 느껴보는 데이터 기반 새로운 경험을 '맛'으로 풀어낸다는 재미 요소를 더했어요. 고객들이 뱅크샐러드를 통해 데이터로 혜택과 새로움을 맛볼 수 있게 한다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은 것이 특징이죠." 

리브랜딩 과정에서 이 매니저는 '마이데이터'라는 무색무취의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지난 1년간 수백 개의 로고를 만들고, 여러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지금의 새 로고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라이프 영역 강화, '일상의 즐거움' 제공할 것


이영미 뱅크샐러드 BX 매니저. /사진=뱅크샐러드 제공
이영미 뱅크샐러드 BX 매니저. /사진=뱅크샐러드 제공

이날 이영미 매니저는 기업이 '롱런'하기 위해서는 브랜딩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 내부 구성원들에게 내재화하는 작업이 브랜딩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뱅크샐러드 사옥에도 핵심 가치와 기업 철학 등을 녹였다.

"내부 구성원들에게 내재화된 브랜딩이 제품과 서비스에 잘 녹아들면 '뿌리깊은 나무'처럼 강력한 브랜드가 될 수 있어요. 뱅크샐러드 핵심 공간을 신선한 아이디어들을 공유하는 '아고라(Salad Bowl)', '미팅 공간(Meet Bowl)', '스낵바(Energy Bowl)' 등으로 네이밍하는 작업 등을 거쳐 새로워진 공간에서 업무에 몰두할 수 있게끔 했죠."

한편, 뱅크샐러드는 최근 데이터 활용 영역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기존에는 은행과 카드, 보험 등의 흩어져 있는 금융자산을 하나의 앱으로 모아 관리하고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올해부터는 건강과 주거, 자동차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라이프 영역까지 확장한 신규 서비스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브랜드 얼굴이 바뀌고 슬로건이 바뀌었다고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혁신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언어적, 시각적인 기반이 잘 다져졌다고 생각해요. 모든 기반이 마련됐으니, 이제는 '뱅크샐러드'다움을 이용자에게 잘 알리는게 숙제입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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