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서비스 상위 기업들이 올 들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부진을 씻고 실적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17일 각 기업의 2021년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S, LG CNS, SK㈜ C&C 등 IT서비스 '빅3'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상승 곡선을 그렸다.

IT서비스 업계에선 통상 1분기를 계절적 비수기로 본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에 부진했던 기저효과에 더해 코로나19로 지연되거나 취소됐던 IT 투자가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전반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삼성SDS, 물류 강세에 IT 회복세에 더해 실적 호조

업계 선두인 삼성SDS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613억원, 영업이익 217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7%, 영업이익은 26.8% 늘어난 수치다.

삼성SDS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부진했던 IT서비스 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난 1조3684억원을 기록했다. 반대로 코로나19 특수를 보고 있는 물류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2% 증가한 1조6929억원으로 본업인 IT서비스 매출을 추월했다.

황성우 삼성SDS 신임대표 / 사진 = 삼성SDS
황성우 삼성SDS 신임대표 / 사진 = 삼성SDS

삼성SDS는 올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의 IT 투자 재개와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장 성장에 따라 클라우드와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스마트 팩토리, 운영기술(OT) 보안 등의 분야에서 고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올 초 취임한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는 클라우드, 물류, 보안을 향후 회사 성장의 3대 축으로 꼽았다.

장기적으론 화성 동탄에 설립 중인 고성능컴퓨팅(HPC) 데이터센터도 성장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동탄 데이터센터 설립에는 2027년까지 2593억원의 투자가 예정돼 있으며, 추후 서버 도입 등의 비용이 더해지면 전체 1조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데이터센터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칩 설계 시뮬레이션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 등 HPC 수요에 대응해 운영될 예정이다.


LG CNS, '기술 경영' 성과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선방해 온 LG CNS는 올 1분기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김영섭표 리더십'에 정점을 찍었다.

LG CNS는 이날 분기보고서를 통해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545억원, 영업이익 5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무려 123% 급증한 수치다.

이 같은 호실적은 전통적인 강점 분야인 금융·공공 시스템통합(SI) 사업과 더불어 그동안 기술 전문성을 끊임없이 강조해 온 김영섭 LG CNS 대표가 세운 이정표대로 클라우드, AI, 스마트시티, 스마트 물류 등 신기술 기반의 신사업이 성과를 거두며 가능했다.

김영섭 LG CNS 대표 / 사진 = LG CNS 제공
김영섭 LG CNS 대표 / 사진 = LG CNS 제공

올해 LG CNS는 금융 IT 강자의 노하우를 살린 금융권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을 확대하고, LG계열사 클라우드 전환사업과 대외사업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 클라우드 운영 서비스(MSP) 플랫폼 '클라우드엑스퍼 프로옵스' 출시와 함께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타겟으로 한 MSP 사업 확대를 선언하기도 했다.

장기적으로는 스마트시티 사업이 LG CNS의 실적 효자 노릇을 할 전망이다. LG CNS는 지난해 스마트시티 선도 기업들을 모은 'O1 컨소시엄'을 통해 세종 국가시범도시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또 이 회사가 참여한 한국수력원자력의 '더 수 컨소시엄'은 최근 부산 국가시범도시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SK㈜ C&C, 금융IT 강자 도약 이어 디지털 전환 시장 공략 박차

올 초 박성하 대표가 "3~4년 내 기업가치를 3배 이상 높이겠다"고 공언한 SK㈜ C&C는 올 1분기 별도기준 매출 4464억원, 영업이익 8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SK㈜ C&C는 제조·금융·통신·서비스 등 산업 전반에 걸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장 공략과 더불어 기존에 강세를 보인 금융 차세대 시스템 등의 디지털 금융 혁신 사업 수주도 꾸준히 이어가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박성하 SK㈜ C&C 대표 /사진 =  SK㈜ C&C
박성하 SK㈜ C&C 대표 /사진 =  SK㈜ C&C

이 회사는 올초 NH농협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으며, 최근 KB저축은행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도 착수했다. 또 기존 한국증권금융, 메트라이프생명 등 운영 사업을 비롯해 올초 AIA생명 통합 IT 아웃소싱을 수주하면서 대외 IT 아웃소싱 사업 수행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올 초에는 최신의 디지털 플랫폼과 솔루션을 한데 묶는 통합 디지털 플랫폼 '멀티버스'를 공개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 C&C는 구글 코리아, 네이버 클라우드, 두산중공업, 영림원소프트랩 등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해 멀티버스 기반의 산업별 버티컬 플랫폼 및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국내외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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