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세기의 빅딜'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콜오브듀티'로 잘 알려진 글로벌 게임기업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2조원)에 품었다. 이미 엑스박스로 글로벌 콘솔게임 하드웨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MS는 소프트웨어 기업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품으면서 단숨에 전세계에서 가장 유력한 메타버스 선도기업으로 발돋움 할 전망이다.

18일 MS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2조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MS 측은 "앞으로 MS는 텐센트와 소니에 이어 매출 기준 세계 3위 게임사로 올라선다"며 "블리자드는 전세계에 약 1만명이 넘는 직원 및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딜은 지구촌 IT업계 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무려 80조원이 넘는 M&A가 이뤄진 것. 특히 게임 분야에서 콘솔 플랫폼과 클라우드 등 주로 인프라에 투자해온 MS가 소프트웨어 기업인 블리자드를 품었다는 점에서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MS가 블리자드 품은 이유? '메타버스'

업계에서는 이번 M&A가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MS의 공격적인 투자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 겸 CEO는 이번 M&A에 대해 "게임은 오늘날 모든 플랫폼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분야"라며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사회가 일상이 되면서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셜서비스로 잘 알려진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며 메타버스 시대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특히 메타버스가 각광받으면서 게임사에 대한 가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 세상에서 '즐길거리'로 콘텐츠 분야가 각광받고 있는 것. 국내만 놓고 봐도 컴투스의 '컴투버스'나 펄어비스의 '도깨비' 등 게임기업들이 메타버스 주요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MS는 이미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MZ세대와 청소년 층이 가상공간에서 어떻게 여가를 즐기고 소통하는지 오래도록 지켜본 경험이 있다. 여기에 블리자드의 현실과 흡사한 게임 개발 노하우가 더해지면, 그야말로 현실과 비슷한 가상세계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하드웨어-클라우드 보유한 MS, 소프트웨어 품으며 '메타버스 1인자'로 우뚝

게다가 MS는 '애저'를 통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경쟁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유한 회사다. 엑스박스라는 콘솔 기기 인프라에 모장과 블리자드의 게임 DNA, 여기에 글로벌 톱 클라우드 인프라가 더해지면 메타버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MS가 블리자드까지 품으면서 인프라부터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까지 완벽하게 보유한 글로벌 IT공룡 기업이 됐다"며 "다른 기업과의 협업없이도 글로벌 메타버스 인프라와 서비스까지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업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MS의 블리자드 인수로 국내 메타버스 산업도 큰 변화를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글로벌 메타버스 기업과의 합종연횡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MS가 메타버스 시장 공략을 위해 게임 기업을 거액에 인수한 만큼, 국내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의 행보가 더욱 빨라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