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키워드는 비욘드(beyond) 모바일, 비욘드 코리아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미래 전략으로 '메타버스'를 꺼내들었다. 카카오는 그동안 '텍스트' DNA를 기반으로 국내 모바일 1인자로 자리매김해왔지만, 이젠 더 큰 도약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기존 모바일의 한계를 넘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글로벌 카카오'의 꿈을 이뤄내겠다는 게 남궁 내정자의 의지다.
남궁 내정자는 2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카카오가 어떤 비전으로 나아갈지, 지난 10여년의 성장 방정식으로는 미래 10년을 성장할 수 없을 거로 판단했다"며 "앞으로의 미래 키워드는 비욘드코리아와 비욘드모바일"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70억 인구 연결하는 '카카오표 메타버스'
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는 '메타버스'를 제시했다. 그는 "이미지, 텍스트 등 디지털 콘텐츠 형태소 측면에서 메타버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카카오 내외부적으로 각각 V2TF, OTF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면서 "V2TF는 롤플레이 채팅, OTF는 오픈채팅 기반으로 성장할 예정이다. 오픈채팅은 텍스트보다 이미지 등 멀티미디어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했다.
지인 중심의 카카오톡 서비스에서 관심 기반의 오픈채팅을 바탕으로 글로벌 메타버스 서비스를 내놓겠단 전략이다. 남궁 내정자는 "텍스트, 이미지, 사운드, 멀티미디어 등 카카오는 디지털 콘텐츠의 모든 형태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러 디지털 형태소를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오픈채팅을 재정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관심 기반 오픈채팅을 강조하는 이유는 비(非)지인 서비스인 탓이다. 그간 카카오의 성장에 '지인기반 연결 서비스'가 핵심이었다. 이는 국내 시장을 넘어서기 힘들었다는 한계를 지녔다. 남궁 내정자는 "세계 인구로 봤을 때 지인의 비율은 1% 미만으로 아주 적기 때문에 앞으로는 99% 이상의 비지인들과 디지털 콘텐츠로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텍스트, 음성, 이미지를 모두 아우르는 형태로 구현될 전망이다. 그는 "메타버스를 3D 아바타로 많이 생각하지만, 3D 뿐 아니라 텍스트, 2D, 음향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가 모두 메타버스화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이게 성공한다면 그 위에 웹툰, 게임 등 다양한 사업 확장에 용이할 것으로 판단한다. V2TF, OTF에서 진행하는게 성공한다면 해외사업 탄력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장 넘어 상생, 사회적 책임경영 힘주는 카카오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의 '비욘드코리아'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더 큰 성장을 통해 내수기업 꼬리표를 떼겠다는 의지다. 지금까지 카카오의 해외 진출은 각 계열사에서 각사의 전략을 통해 현지생존 전략을 펼쳐왔다면, 앞으로는 본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통합 진출한다.
남궁 내정자는 "가령 카카오게임즈 재팬과 카카오 픽코마를 재무적으로 통합해 일본 사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심축을 일본 시장으로 두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전략적 인수합병(M&A)도 세계 시장 확장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메타버스, 콘텐츠 분야에서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특히 임직원들, 주주들에게 지지받는 책임경영으로 제시한 목표를 이뤄낼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직원들과 주주 모두, 배불리 먹이겠다"면서 주가 부양과 동시에 직원들의 복지에도 공을 들이겠다고 했다. 실제 남궁 내정자는 이달 자신의 급여를 최저시급으로 설정한 데 이어 카카오의 주가를 주당 15만원선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민하겠다고도 언급했다. 남궁 내정자는 "작년부터 카카오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 중 많이 들리는게 콘트롤 타워가 없다는 메시지였고 이를 위해 체제를 개편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지난해 12월 설립된 일종의 컨트롤타워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의 김성수-홍은택 부회장의 역할도 강화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실제 두 사람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최측근이자, 가장 경험이 많은 임원진으로 불린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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