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이마트가 좀처럼 주가 급락 국면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이마트-SSG닷컴을 이끌고 있는 강희석 대표는 나홀로 전년대비 두자릿 수 이상 보수액을 늘려 이목이 쏠린다. 이마트와 SSG닷컴은 올 2분기, 신세계 그룹사 중 신세계백화점과 비교되며 '헛장사'라는 불명예를 달고 있는 계열사다.
지난 16일 이마트가 공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강 대표는 올 상반기 무려 10억7900만원에 달하는 보수를 수령했다. 강 대표의 급여는 6억3400만원에서 8억1000만원으로 올랐고, 상여도 2억6300만원에서 2억6900만원으로 늘었다. 총 보수액만 따지고보면 전반기 대비 20% 가량 늘어난 셈. 이마트와 지분을 제휴한 국내 1위 인터넷 기업 '네이버'의 최수연 대표 급여는 올 상반기 기준, 8억원 남짓이다.
문제는 지난 1년간 이마트의 주가가 큰 폭으로 급락했다는 점이다. 이마트의 시가총액은 2.9조원 규모로 1년새 절반 가량 빠진 상태다. 이제 롯데쇼핑(2.8조원)과의 시총 격차도 크지 않아, 역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무엇보다 실적이 좋지 않다. 올 상반기 이마트의 연결 영업이익은 1308억원에 불과하다. 1년새 200억원 가량 줄어든 셈.
2분기 별도기준으로 봐도 이마트는 1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로 전환했다. PP 센터 관련 지급수수료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대폭 하락한 데다, 원부자재 가격상승으로 마진 하락에도 영향을 줬다.
무엇보다 이마트의 자랑인 오프라인 부문의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 트레이더스의 경우 1년전과 비교해 0.5% 가량 매출이 빠졌다. 전문점 매출의 경우, 이보다 감소 폭이 커 무려 12.7% 가량의 충격적인 역성장을 보였다. 코로나19 역기저를 고려해도, 하락률이 심상치 않다. 이달 들어 불거진 '희롱 쿠키 논란'으로 이마트 제품의 소비자 반발도 상당하다.
아울러 강 대표가 이마트와 더불어 이끌고 있는 SSG닷컴의 경우 2분기 적자만 400억원으로, 올해 추정 누적 적자만 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오히려 적자폭이 1년전과 비교해 140억원 가량 늘었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지난 1년간 빠르게 외부자금을 수혈했지만, IPO 시장이 냉각기에 진입한 데다, 거래액(GMV) 또한 쿠팡 등 기존 지배적 사업자의 아성을 위협하지 못하고 있다. SSG닷컴의 지난 7월(모바일 인덱스) 기준, 이용자수는 226만명으로, 반년 동안 5% 가량 성장에 머물러 있다.
이때문에 이마트 주주들의 반발 또한 상당하다. 주요 포털을 비롯한 주주 게시판에는 이마트의 주가부양 필요성과 경영진을 질타하는 게시글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2019년 10월, 강 대표가 이마트 대표로 선임된 후 줄곧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 주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증권가의 전망은 올해도 그리 밝지 않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 추진 전략으로 PP센터 운영 효율화, 마케팅 비용 축소 등을 통한 온라인 사업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는 만큼 해당 결과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는 SSG닷컴+지마켓 영업적자만 2094억원으로 추정돼 이커머스 적자확대가 부각되는 해가 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7만원에서 14.5만원으로 하향조정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이마트 목표주가를 11% 가량 내리고 "이마트 온라인 부문의 성장률은 상반기 대비 둔화될 것"이라며 "다만 성장률 둔화에도 온라인 부문의 효율화에 따른 적자 축소는 이마트 주가 회복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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