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오른쪽)와 따오 득 탕 비엣텔 그룹 회장 겸 CEO가 지난 11일 KT 광화문 빌딩 이스트에서 양사 AX 협력 구체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2.0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김영섭 KT 대표(오른쪽)와 따오 득 탕 비엣텔 그룹 회장 겸 CEO가 지난 11일 KT 광화문 빌딩 이스트에서 양사 AX 협력 구체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2.0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베트남 당 서기장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빈방문 기간 동안 주요 ICT 기업들이 잇따라 베트남과의 협력 논의 소식을 전했기 때문이다. ICT 기업들이 향후 동남아 시장 공략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ICT 기업들이 국빈방문 기간 동안 베트남 주요 기업들과 협력 논의를 진행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한-베트남 과학기술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는 등 국내 기업과 베트남 기업과의 교류의 장을 마련했고,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베트남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며 동남아 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가시적인 성과를 낸 기업으로는 LG CNS와 KT가 꼽힌다. 먼저 LG CNS는 지난 12일 롯데호텔 서울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베트남 최대 국영통신기업 베트남우정통신그룹(VNPT),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과 베트남 데이터센터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12일 롯데호텔 서울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현신균 LG CNS 사장, 또 융 타이(To Dung Thai) VNPT 회장, 응오 디엔 히(Ngo Dien Hy) VNPT 부사장, 김용식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대표(왼쪽부터)가 베트남 데이터센터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 CNS 제공
12일 롯데호텔 서울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현신균 LG CNS 사장, 또 융 타이(To Dung Thai) VNPT 회장, 응오 디엔 히(Ngo Dien Hy) VNPT 부사장, 김용식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대표(왼쪽부터)가 베트남 데이터센터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 CNS 제공

VNPT는 ▲통신 서비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스마트시티 등 베트남 디지털 전환(DX)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사업 가속화를 위해 한국과 베트남에서 클라우드, AI 기술력을 기반으로 DX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LG CNS를 전략 파트너로 낙점한 것.

3사는 베트남 데이터센터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으로 베트남에서 하이퍼스케일급 AI데이터센터 개발에 나선다. 각 사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별도의 워킹 그룹을 구성해 데이터센터 설비와 서버,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장비부터 통신, 회선 등 네트워크 영역까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방위적인 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다.

KT 역시 베트남 국영 ICT 기업인 비엣텔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지난 5월 1차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이번에 2차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베트남 국가 AI 전략 수립 및 산업계 AX 확산을 위한 협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국가 AI 전략 수립 및 산업 특화 AX 플랫폼 개발 ▲글로벌 파트너십 기반 동남아 AX 사업 확대 협력 ▲AI 기반 사이버 보안 및 안전한 디지털·AX 환경 조성 ▲AX 역량 강화 및 AI 인재 양성 투자 등 4대 축을 기반으로 협력을 실행한다.

특히 베트남 고유의 언어와 문화, 행정 환경을 학습한 '국가 범용 AI 언어모델'은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모델은 교육·행정·공공 서비스 전반에 적용돼 베트남의 디지털 주권 확보와 국가 차원의 AI 활용 기반이 된다. 또 의료·국방·미디어 등 베트남 핵심 산업에 최적화된 '버티컬 AX 플랫폼'을 구축해 현장 맞춤형 AI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베트남 국가혁신센터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제공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베트남 국가혁신센터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제공

스타트업들과 베트남과의 협력도 추진된다. 스타트업들이 모인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베트남 국가혁신센터(NIC)와 양국 스타트업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양측은 각국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핵심 기관으로서 한국과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의 협력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NIC는 코스포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 네트워킹 및 지원 프로그램 등에 대해 질의했으며 코스포는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지원 프로그램 '코스포 비즈니스 트립' 소개와 함께 국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육성 정책 등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또 한국 스타트업의 베트남 시장 진출 사례로 예스퓨처가 운영하는 외국인 유학생·노동자 플랫폼 '비비자' 사업 모델을 소개했다.

코스포 측은 NIC가 향후 한국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협업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현지 행사 및 프로그램에 초청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판 반 장 국방부 장관, 응우옌 반 탕 재무부 장관, 부 티 찬 푸엉 증권위원장 등 베트남 정부 관계자가 12일 서울 역삼동 업비트 라운지를 방문했다. /사진=두나무 제공
판 반 장 국방부 장관, 응우옌 반 탕 재무부 장관, 부 티 찬 푸엉 증권위원장 등 베트남 정부 관계자가 12일 서울 역삼동 업비트 라운지를 방문했다. /사진=두나무 제공

베트남과의 디지털자산 분야 협력도 가시권이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베트남 국방부, 재무부 장관 등이 서울 역삼동 업비트 라운지를 방문해 가상자산 거래소 시스템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국방부 소속인 밀리터리뱅크(MB은행)는 두나무와 협력을 통해 베트남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날 시찰에서 두나무는 업비트의 거래 체결, 지갑, 보안 시스템 등에 대해 설명하고, 가상자산 관련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구축한 자체 규제 시스템과 운영 노하우에 대해 발표했다.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이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업비트의 뛰어난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 역시 "베트남이 제도화된 시장에 최적화된 거래소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