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펄어비스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가 기대작 붉은사막의 출시를 내년 1분기로 연기, 보다 높은 퀄리티로 시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주목된다. 추가적인 출시 지연 없이, 내년 초 출시해 GTA6 등 글로벌 대작과 직접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13일 진행한 2025년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붉은사막 출시는 보이스 작업, 콘솔 인증, 파트너사와의 협업 스케줄 조정 등으로 예정보다 더딘 관계로 기존 공개 일정에 따라 한 분기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며 "약속된 일정을 지키지 못해 사과드리며, 의미 있는 규모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니 넓은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출시 준비 과정에서 연내 최적의 시점을 찾을 수 없어 부득이하게 1개 분기 지연하게 됐다"며 "최대한 일정 관리를 철저히 해서 더 지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은 올해 출시될 국내 콘솔 게임 중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다. 실사에 가까운 초고화질을 앞세운 트리플A급 대작으로, 지난 2019년 이후 개발이 시작, 현재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 사실 개발업계에선 콘솔 중심의 멀티플랫폼 대작인 데다, 펄어비스가 자체 엔진으로 개발하고 있어 시중의 트리플 A급 대비 개발 기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블랙스페이스 엔진은 펄어비스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엔진이다. 언리얼이나 유니티와 같은 상용 엔진으로는 게임 개발진이 원하는 세계를 구현하기가 어렵다. 상용 엔진으로 개발하면 결국, 퀄리티 차이가 있을 수 없다. 펄어비스는 강렬한 액션, 사실적인 그래픽, 디테일한 오픈월드 등 펄어비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임의 가치를 이루기 위해 자체 엔진을 개발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펄어비스는 속도전을 천명, 올해 하반기 출시 일정을 공표했지만 보다 높은 퀄리티를 갖추기 위해 1분기 연기를 택했다. 사실 락스타의 히트작 GTA 시리즈의 경우, 지난 2013년 GTA5가 나온 이후 13년이 지난, 올들어서야 내년 GTA6 출시 일정을 확정됐다. 이외에도 연간 1000만장 이상 판매되는 트리플 A급 대부분 개발 기간이 5년~10년 가량 소요됐다. 즉 붉은사막 개발 자체는 해외 경쟁작 대비 리소스 투입이 크지 않은 셈. 

무엇보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의 전신인 검은사막 개발 이후, 무려 10년간 서비스를 이어가며 글로벌 대표 MMORPG 게임으로 키워냈다. 이 게임 또한 펄어비스의 자체 게임엔진인 '블랙 데저트 엔진'으로 개발, 전세계 150여 개국에서 12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IP 누적 이용자는 어느덧 55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출시 10년이 지났음에도 현존하는 PC 온라인게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그래픽 품질을 자랑한다. 자체 게임엔진으로 구현한 그래픽과 박진감 넘치는 전투, 클래스별 개성 있는 액션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이같은 사례를 디딤돌 삼아, 붉은사막 역시 GTA와 어깨를 나란히하는 트리플 A급 게임으로서 북미 시장 정복을 위해 더욱 공을 들이겠다는 계산이다. 

더불어 해외 시장에서 확인한 붉은사막의 경쟁력도 펄어비스 자신감의 원천이다. 펄어비스는 이미 지난해 8월 독일 '게임스컴'을 비롯해 그해 9월 미국 '트위치 콘', 10월 프랑스 '파리 게임 위크' 등에서 호평을 받으며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더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게임스컴 어워드에서는 국내 게임 중 유일하게 비주얼과 에픽 2개 부문에 수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올해도 게임스컴 뿐 아니라 팍스웨스트 오픈 월드 데모 시연, 도쿄게임쇼 참여해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허 대표는 "붉은사막은 현재 보이스오버를 진행하고 있고 콘솔 인증 등 출시를 위한 작업 중"이라며 "출시 연기는 의미 있는 규모의 성공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니 너른 이해를 부탁한다"고 부연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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