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메신저를 넘어 크리에이터들의 활동 무대로 진화한다.

카카오는 23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이프 카카오(if kakao)25'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크리에이터 생태계 구축 계획을 공개했다.

카카오가 노리는 타겟은 취향이 맞는 사용자들이 크리에이터를 응원하는 '마이크로 팬덤'이다. 이를 발판삼아 1인 브랜드로 성장하고, 다른 브랜드나 기업의 파트너로 연결되는 생태계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카카오가 주목한 콘텐츠 포맷은 '숏폼'이다. 기존에 텍스트나 이미지, 이모티콘을 통해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던 것을 넘어, 카카오톡만의 차별점인 '관계'와 '대화'를 기반으로 짧은 영상을 공유하며 크리에이터들이 데뷔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준다는 계획이다.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의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빠르게 전파할 수 있고,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위한 도구로 카카오톡을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톡에는 '지금' 탭이 신설되며, 트렌드 이슈와 크리에이터 콘텐츠가 모이는 공간이 된다.

카카오톡 숏폼 피드는 알고리즘 기반의 개인화 추천을 통해 제공된다. 피드 사이에는 카카오가 직접 큐레이션한 피처드 슬롯도 제공된다. 다양한 주제에 맞는 영상 또는 크리에이터를 모아서 보여주기도 한다. 

카카오톡 숏폼 플랫폼의 강점은 카톡 채팅방에 공유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URL 형태의 공유를 위해 대화방을 벗어날 필요 없이 채팅방 내에 말풍선으로 미리보기가 재생되고, 영상을 함께 보면서 대화를 끊지 않고 이어갈 수 있다.

크리에이터와 팬들의 활발한 소통을 위한 '댓글' 기능도 제공된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통해 풍부한 반응을 표현할 수 있고, 고정 댓글, 좋아요, 대댓글 등의 기능도 갖췄다. 

크리에이터의 수익 기반도 마련된다. 숏폼 플레이아 하단에는 '더 알아보기' 버튼을 달아 콘텐츠와 연관성있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선물하기, 비슷한 취향이나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오픈채팅, 해당 콘텐츠의 더 깊은 정보를 이어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웹사이트 등을 연결할 수 있다.

카카오는 크리에이터들을 위해 콘텐츠 발행과 통계, 댓글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숏폼 스튜디오', 누구나 손쉽게 영상을 생성할 수 있는 'AI 스튜디오'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크리에이터들의 성장을 단계별로 지원하기 위해 공모전,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콘텐츠를 비즈니스로 성장시킬 수 있는 리워드형 보상 체계도 마련한다.

김유진 카카오 리더는 "콘텐츠를 선물하기와 연결하거나 광고주와 매칭해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도 있다"며 "팬덤을 기반으로 오픈채팅과 연결해 팬들과 소통하거나 새로운 콘텐츠 라인업을 홍보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콘텐츠 안에서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를 소개하고 발생한 수익을 크리에이터와 나누는 모델도 준비 중이다. 크리에이터가 손쉽게 콘텐츠에 광고 링크를 넣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은 곧바로 공유 받을 수 있다. 연내 카카오 커머스 광고와 연동하는 기능을 오픈하는 게 목표다.

트래픽과 팬덤을 확장하고 대중적 인지도까지 끌어올린 크리에이터는 카카오와 함께 본인의 콘텐츠를 지식재산(IP)화하고 카카오 브랜드와 콜라보하거나 자신만의 굿즈를 멤버십과 상품으로 개발해 커머스와 연계할 수 있게 된다. 단순한 콘텐츠 제작자를 넘어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진 오너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계획이다.

김 리더는 "개인이 콘텐츠 소비를 넘어서 직접 창작자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카카오톡의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서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피드로 확산되게 할 것"이라며 "알고리즘 기반의 개인화 추천은 크리에이터들에게 새로운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렇게 형성된 팬덤은 단순 조회 수를 넘어 진정한 관계로 발전한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는 크리에이터가 지속 가능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브랜드 협업, 광고, 팬 참여형 수익 모델을 통해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며 "더 나아가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제공해 크리에이터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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