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오픈AI와 손잡고 '스타게이트'의 문을 연다. 데이터센터 인프라부터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이르는 'AI 풀스택' 역량을 갖춘 삼성SDS의 인공지능 전환(AX) 사업 확장이 한 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삼성SDS와 오픈AI는 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하고 AI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기업용 AI 서비스 제공에 대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삼성SDS는 첨단 데이터센터 기술을 기반으로 오픈AI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의 설계, 구축, 운영 분야에서 협력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에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오픈AI의 초대형 프로젝트에 삼성SDS가 데이터센터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 것.

특히 오픈AI는 삼성SDS와 협력해 경북 포항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삼성SDS의 실질적인 수혜가 지목되고 있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 주식시장에서와 달리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은 주가 랠리에서 소외되어 왔다"며 "가장 큰 이유는 AI 컴퓨팅 수요의 부재였지만, 이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AI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오픈AI의 한국 진출이 가시화 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신 연구원은 "특히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는 삼성SDS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실제로 그동안 발표됐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500MW 이상의 초대형 프로젝트였던 바 있고, 향후 삼성SDS의 수혜 강도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의 용량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데이터센터 협력이 실적에 미칠 영향은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서비스만 제공한다고 가정할 경우 100MW 당 연간 매출을 830억원, 오픈AI 자체 데이터센터와 GPU까지 제공한다고 가정할 경우 100MW 당 연간 매출 1조7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삼성SDS는 오픈 AI의 기업용 AI 서비스를 국내 고객에게 제공하는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삼성SDS는 기업 업무 시스템과 오픈AI 모델을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로 연결하고, 컨설팅, 구축, 운영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나아가 삼성SDS는 국내 최초 리셀러 파트너십을 통해 챗GPT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를 국내 기업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그룹이 임직원들의 기술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 속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챗GPT 사내 도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직접 밝힌 만큼, 고객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연구원은 "최근 오픈AI가 빠른 매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챗GPT 엔터프라이즈의 가파른 성장을 꼽았던 만큼, 해당 제품 은 기업용 AI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삼성SDS가 국내 첫 리셀러 자격을 확보하게 된다면, 이는 국내 기업용 AI 시장에서 강력한 제품군을 보유하게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SDS는 그동안 자체 AI 플랫폼 '패브릭스', '브리티 코파일럿' 등을 구축하며 다양한 유스케이스와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이를 통해 기업용 AI 솔루션 도입에 필요한 컨설팅, 데이터-업무 프로세스 연동 등의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신 연구원은 "올해 NTT데이터가 챗GPT 엔터프라이즈 리셀러 자격을 일본에서 최초로 확보한 이후, 2027 회계연도까지 관련 매출 목표를 1000억엔으로 발표하였던 케이스 를 참고할 수 있다"며 "일본 IT 서비스 시장이 국내에 비해 약 3배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에서의 매출액은 연간 30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