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도영 기자
사진=남도영 기자

 

수년간 침체돼온 국내 MMORPG 시장이 '아이온2'를 기점으로 새로운 흐름을 맞고 있다. 모바일 MMO의 수익 모델 피로감,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격화, 이용자층의 장기 이탈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구조 속에서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가 정통 MMO의 복귀라는 상징성을 거머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제게임쇼 지스타 2025의 메인을 맡은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가 오는 18일부터 사전 클라이언트 다운로드 및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서버 오픈을 진행한다. 올해 하반기 등장할 국내 신작 중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이온2는 돈을 써야 이기는 이른바 '페이 투 윈'을 상당 부분 극복, 성능형 과금 요소 대신 정가 판매 방식의 외형 아이템을 대거 가져온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자동 전투 시스템도 과감히 배제했다. 스킬 타이밍과 전술적 선택을 중시한 풀 수동 조작 방식을 도입해 숙련도와 전략성을 강조했다. PvE 콘텐츠도 강화해 200여 개의 던전과 필드 이벤트를 출시와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탐험·수집·공략 등 플레이 다양성 확보가 기대된다. 레벨에 따라 필드 난이도가 조절되는 스케일링 시스템도 적용된다.

또 엔씨소프트는 이번 작품을 통해 AI NPC 행동 시스템과 차세대 AI 기술을 접목, 게임의 몰입도와 서사를 한층 확장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온2는 단순한 그래픽 향상을 넘어, 게임 내 세계가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구조를 실험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아이온2는 단순한 아이온 시리즈의 후속작이 아닌, 언리얼 엔진5 기반으로 새롭게 구현된 차세대 MMORPG의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아이온2는 전작의 상징이었던 비행 전투와 대규모 필드 전투를 최신 엔진 기술로 재해석했다. 끊김 없는 오픈월드, 물리엔진 기반 전투 모션, 실시간 공중전 시스템이 구현되며 모바일과 PC의 경계를 허문 완성형 MMORPG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에 엔씨소프트가 아이온2로 다시 한 번 MOMRPG 시장 정복의 채비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 대형 신작이 많지 않았던 만큼, 업계에선 PC-콘솔을 잇는 새로운 대작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도 MMO 신작들이 속속 흥행 성과를 내고 있어, 엔씨소프트표 게임에 대한 올드 유저들의 향수가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남도영 기자

 

예컨대 아이온2 지스타 부스에는 연일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고, 실제 아이온2 대기열이 길어지며 아예 줄을 서지 못하는 경우도 잇따랐다. 뿐만아니라 다수의 게임 유튜브 채널에도 아이온2 콘텐츠를 보기 위해 수십만여명이 몰리는 등 대기 수요가 상당하다.

사실 아이온2는 단순히 한 작품의 성공을 넘어,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엔씨소프트의 체질 전환 시험대로 평가된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선 리니지 IP 외 새로운 멀티플 확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모멘텀인 셈. 아이온2의 원작인 아이온은 엔씨소프트가 2008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수년째 전 세계를 휩쓸고 있던 미국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맞서, 국내 토종 MMORPG로서 큰 인기를 누린 대작이다. 2012년 초까지 160주 연속으로 PC방 점유율 1위를 독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후속작인 아이온2를 향한 기대감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지스타 2025 출품 이후 관련 보도와 시장 기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엔씨소프트가 오랜만에 '정통 MMO의 강자'라는 타이틀을 되찾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스타 현장에서 공개된 △비행 전투의 확장 △지형 기반 전략 움직임 △대규모 오픈필드 간섭 구조 등은 기존 모바일 MMO들과 확연히 다른 형태라며 호평을 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온2는 MMO 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끌어낼 확실한 카드"라며 "최근 수년간 IP 의존도 증가·과금 모델 논란·장기 흥행의 부재라는 구조적 문제를 겪던 국내 MMO 시장에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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