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거래소 실명계좌 재계약 시즌
#업비트 케이뱅크→코빗 재계약 
#중소거래소에 반전 있을까 


원화 입출금 실명계좌 개설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시중은행과 가상자산 거래소 간 재계약 시즌이 또 돌아왔다. 

이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실시된 가상자산 거래 실명제에 따른 것이다. 당시 정부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서비스'를 제공한 은행과 동일한 은행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가 해당 계좌를 통해 입출금을 가능토록 했다. 이에 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고 있는 국내 4대 거래소(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은 6개월 단위로 은행과 실명계좌 재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달 업비트가 기존 파트너사인 IBK기업은행 대신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손잡고 신규 투자자 문을 연 데이어, 코빗도 기존 파트너사인 신한은행과 재계약을 확정 지었다. 


코빗, 신한은행과 재계약...농협은 실사 중 


코빗은 지난달 25일 신한은행과 실명계좌 재계약을 맺었다. '3일 입금 지연제도'는 변함없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코빗에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는 코빗 이용자가 가상자산 거래를 위해 돈을 입금하면 72시간(3일) 이후부터 거래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신한은행은 보이스피싱 예방 일환으로 이 제도를 코빗에 도입하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코빗 이용자 입장에서는 거래 대응 차원에서 이래저래 불편한 제도이지만, 원화 거래를 유지하길 원하는 코빗 입장에서는 은행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다. 이번 재계약에 앞서 농협은행은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농협은행은 이용자의 신원확인이나 회사 재산과 고객 예탁 및 거래금 분리, 소비자 보호 측면 등을 중요 평가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코인원 관계자에 따르면 실사 기간이 아니어도 이상거래 모니터링 등에 있어 시중은행과 긴밀히 소통을 하고 있어, 이번 재계약도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케이뱅크 이슈로 반전있을까'에 업계 주목 


사실 지난달 업비트가 케이뱅크와의 실명계좌 계약 소식을 발표하면서, 업계에서는 그간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했던 거래소에도 변화가 시작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업비트가 이번 케이뱅크와 손잡고 원화 입금 서비스를 재개하기까지, 핀테크 스타트업인 보난자팩토리와의 긴밀한 협력이 있었다. 보난자팩토리는 기존 금융권 출신 전문가들이 모여 꾸린 스타트업으로, 가상자산 거래소에 특화된 자금세탁방지(AML), 이상거래탐지(FDS) 기반 입출금 검증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이 두나무와 케이뱅크 사이를 연결해 주는 것이다. 

가상자산 관련 시중은행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우선 NH농협은행이 있다. 농협은행은 가상자산과 관련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헥슬란트와 법무법인 태평양과 컨소시엄을 구축해 제도 대응과 비즈니스 확보에 나섰다. 

특히 특금법 시행령을 통해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해 실명계좌 발급하는 조건 및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 농협은행은 현재 빗썸과 코인원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어, 업계에서는 실명계좌 발급 기준을 마련하는 부분에 있어 농협은행이 목소리를 내고자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지난달 말 국회에서 열린 특금법 간담회에 참석한 국민은행 관계자 또한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서비스) 및 실명계좌 발급 부분을 주시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다만 이러한 은행들의 관심과 별개로 은행들은 가상자산에 대해 바뀌지 않은 정부의 부정적인 기조와 특금법 시행령이 나오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이 부담이다. 실제 케이뱅크 또한 고객 저변 확대 차원에서 업비트와 손을 잡았지만, 추가 가상자산 거래소 제휴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 한 관계자는 "은행의 의지로 풀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은행과 거래소 양측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어렵다"면서도 "업비트와 케이뱅크 이슈와 더불어 시행령 나오는 시기도 다가오고 있으니, 제도권 진입 준비를 갖추면서 기다리고, 기대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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