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급락 후, 유동성 회수 우려에 '패닉셀'
中 헝다 디폴트 공시 이어 대규모 선물 매도
증권가 "달러인덱스 높아지자 비트코인 매도세 UP"

그래픽=디미닛
그래픽=디미닛

 

'1비트코인=1억원'를 향해 달리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12월 들어 급격한 조정세에 직면에 눈길이 쏠린다. 투자시장에선 큰손들의 가상자산 부정 발언과 더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설, 헝다쇼크 등 다양한 원인을 꼽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동성 회수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도 인플레이션 전쟁에 속도를 높인다면 추가 하락도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나스닥 급락에 찰리 멍거+헝다·러시아 리스크까지...비트코인 '패닉셀'

5일 가상자산 거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6180만원대에 거래되며 전거래일 대비 소폭 만회한 모습이다. 지난 1일만해도 개당 7000만원대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지난 4일, 두자릿 수 이상 급락하며 패닉셀을 보였다. 5일 오전 들어 다소 만회해 개당 6000만원을 회귀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이 붕괴되자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 역시 지지선이 무너지며 급격한 하락국면에 진입한 상태다.

이번 급락은 지난 5월 중국발 규제와 달리 지난 3일, 미국 성장주가 집결한 나스닥 증시의 급락에서 촉발됐다. 미국 대표 성장주가 3% 이상 급락세를 보인 가운데, 찰리 멍거 버크셔헤더웨이 부회장이 "가상자산은 존재하지 말았어야한다"며 버블 붕괴를 우려하며 개당 6000만원이 무너지기도 했다. 

여기에 주말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 헝다그룹까지 디폴트 가능성을 언급하자, 매수심리가 극도로 악화됐다. 특히 헝다그룹이 부채 상환을 위해 비트코인을 대거 매도했다는 풍문, 테더와의 연계로 인한 불확실성 등이 부각되며 이틀새 전세계 주요거래소에 몰린 비트코인은 3조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보통 지갑에 비트코인을 보관하던 특정 세력이 거래소로 대규모 자금을 옮기는 경우는 매도 또는 선물거래를 위한 행보로 알려져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보고 동시 매도 또는 하락에 배팅을 했다는 것이다. 투자시장에선 헝다쇼크가 이번 선물시장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금요일부터 해외 선물 거래소에 비트코인 유입량이 급증했고 금요일에 헝다그룹이 홍콩 증권거래소에 기습적으로 디폴트 위기 상황을 공시하며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라며 "현재 만기가 남은 헝다의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달러(약 23조원)에 달하고 투심을 자극할 뉴스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 주의해야하는 시기"라고 분석했다. 


핵심은 美 유동성 회수 의지...연말 변동성 커졌다

증권가에선 이번 주말 불거진 비트코인 '패닉셀'을 두고 미국 정부의 유동성 회수 의지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부진한 고용지표 발표에도 연준의 인플레 잡기 의지가 연일 표명되면서 기술주 중심의 출회 매물이 가상자산 시장까지 자극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비트코인 패닉셀 직전, 나스닥 기술주의 대표주자 테슬라는 전거래일 대비 6% 급락했고 코인베이스와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스퀘어 등 가상자산 운용주 또한 5% 이상 매도세를 보였다. 

오미크론 확산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돈 풀기는 없을 것이라는 긴축 발언이 성장주를 자극했다는 얘기다.

특히 투자시장에선 달러인덱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달러인덱스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코로나19 이후 돈 풀기에 집중했던 미국이 유동성 회수를 천명하며 최근 석달새 달러 인덱스는 6% 가량 튀어오른 상황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으로 덩치를 불린 만큼, 그간 달러가치가 하락할 때 기록적 상승을 보여왔다"며 "인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고, 오미크론 확산과 별개로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달러 강세가 짙어지며 비트코인 역시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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