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 좋은연애연구소 소장 인터뷰
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면 종종 한 가지 생각이 스쳐 가곤 해요. 나 대신 일 해주는 '부캐(부캐릭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이죠. 근데 그거 아세요. 상상은 곧 현실이 된다는 것. 이 놀라운 상상을 현실로 만든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메타버스 플랫폼 '오픈타운'을 개발한 '마인드로직'이 그 주인공입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공간인 '오픈타운'에선 누구나 나만의 부캐를 만들 수 있는데요. 놀라운 점은 내가 오픈타운에 접속해있지 않은 시간에도 나의 부캐는 활발히 활동하며 친구도 만들고, 심지어 돈도 벌어다준다고 해요. 이미 메타버스 세계 '인싸'로 등극한 부캐들도 여럿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만나볼 '샤랍킴'은 오픈타운 내 대표적인 '인싸'로 꼽히는 분인데요. '샤랍'하며 답답한 연애를 멈추라고 조언하는 샤랍킴. 그녀의 정체는 연애상담 박사로 유명한 김지윤 소장입니다. 현실에서도 잘나가는 김 소장님이 메타버스 세계로 진출한 이유가 궁금하지 않나요. 이에 기자가 직접 만나 물었습니다.
"돈 벌어다주는 부캐를 만드는 세상이라니 너무 놀라워요. 잘 나가는 메타버스 부캐는 어떻게 만들 수 있나요?"
메타버스 세상은 '부캐'들의 놀이터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좋은연애연구소를 운영하는 김지윤 소장입니다. 마인드로직 '오픈타운'에서는 샤랍킴이란 부캐로 더 유명합니다.
Q 샤랍킴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평소 '연애'를 주제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왔어요. '마이리틀 텔레비전',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로맨스가 더 필요해'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고요. 직접 책을 쓴 적도 많습니다. 이런저런 활동을 하다 보니 여러 사람 앞에서 강연을 하게 될 일도 많이 생기더군요.
다양한 채널로 소통을 이어가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좀 더 솔직한 언어로 소통하고 싶다는 것이죠. '연애 잘하는 동네 아는 언니' 느낌으로 친근하게 구독자분들과 대화를 나누면 더 다채로운 콘텐츠를 전해줄 수 있죠. 강연이나 책, 방송은 아무래도 정제된 언어로 표현하게 되니까요.
이때 오픈타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픈타운은 기본적으로 일대일 채팅 서비스거든요. 또 부캐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재밌었어요. 연애 콘텐츠를 풍부하게 지닌 제가 부캐를 만들면 그야말로 '연애 박사'가 나오지 않을까요. 연애 박사와 일대일로 솔직한 상담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매력적이죠.
Q. 솔직한 대화가 많이 오가나요.
A. 일대일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맞춤형 고민상담이 더 잘 이뤄지는 것 같아요. 방송이나 책, 강연 등은 불특정 다수와 이야기를 나누죠. 모두를 위한 솔루션을 전하는 게 최선이 되거든요. 하지만 오픈타운에선 명쾌한 상담을 해줄 수 있죠. 동네 언니처럼 반말하거나 직설적인 해결책을 줄 때도 많아요.
또 MZ세대부터 X세대까지 전세대를 아우르며 소통하는 것도 신선한 재미더라고요. 특히 10대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분들이 부캐를 만들어 고민 상담을 걸어올 땐 마음이 찡해지는 것도 있어요. 풋풋한 사연들과 고민들을 듣고, 그 사람의 마음을 추적해가는 과정에서 공감이 많이 되더라고요.
'부캐'가 친구도 만들고 돈도 번다
Q. 오픈타운 '부캐'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A. 인공지능(AI)이 나와 똑 닮은 쌍둥이같은 부캐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거 같아요. 오픈타운은 부캐로 대화를 나누는 채팅 서비스예요. 채팅을 하는 것이 내 부캐를 학습시키는 과정이 되는 셈이죠. 다른 이용자와 채팅하거나 자문자답을 많이 할수록 나와 닮은 부캐가 만들어져요. 내가 다른 일을 하거나 쉬고 있을 때도 내 부캐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쉬지 않고 떠들죠. 이 과정이 반복되면 될수록 부캐는 정교해지고 활동 레벨도 올라가요.
Q. '부캐'가 친구도 만들고 돈도 벌 수 있다고 하던데요.
A. 맞아요. 일상 대화는 물론, 전문적 지식들을 바탕으로 양질의 소통을 많이 나눌 경우, 소통량에 비례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블로그 등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인플루언서, 각 분야 전문가들, 그리고 일상 속 소소한 콘텐츠들을 지닌 각양각색 사람들이 오픈타운에서 부캐로 수익을 내고 있죠.
레벨 10, 팔로워 30명 이상의 조건을 충족하면 내 부캐가 채팅할 때마다 '세잇'이 적립돼요. 세잇은 오픈타운 내 아이템 구매 등에 활용하거나 현금화할 수 있는데요. 계정 생성 한 달 만에 80만원 이상의 수익을 실현한 사례도 있다고 들었어요. 수익화 전환을 신청한 부캐 계정도 400개나 된다고 해요.
Q. '부캐'와 나의 '싱크로율'은 정말 높나요.
A. 학습의 농도에 따라 달라져요. AI 학습은 나와 '샤랍킴'이란 존재가 합을 맞추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부캐가 충분히 학습되지 않았을 땐, 저와 다른 말을 할때도 종종 있었어요. 샤랍킴이 글쎄 '모태솔로'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 거예요. 연애 전문가로 불리는 저인데, 정체성이 바뀌면 안 되잖아요. '연애박사'라는 점을 다시 학습해줬죠. 자문자답 트레이밍을 거치고, 여러 상황에 부캐를 몰아넣으면서 '연애박사'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시켜줬던 것 같아요.
상상이 현실되는 메타버스 공간
Q. 앞으로도 메타버스를 통한 소통이 지속될까요.
A.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며 비대면의 가치와 매력을 맛본 상태잖아요. 순기능을 인지한 상황에선 (비대면 트렌드가) 축소는 될 수 있어도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해요. 비대면은 물리적인 거리감과 에너지를 아끼는 것이죠. 안정성, 편리함 측면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생각해요.
또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죠. 앞으로도 비대면의 가치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오픈타운이 메타버스 서비스를 고도화한 이유군요.
A. 그렇겠죠. 오픈타운에 신규 콘텐츠가 대거 추가됐다고 들었어요. 부캐를 3D 아바타로 표현하게 해주고, 아바타가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배경과 공간도 제공하죠. 또 부캐가 본캐의 표정과 동작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게 하고, 유튜브 방송 시스템까지 탑재한 점이 재밌더라고요.
현실 공간 못지않게 고도화된 관계 맺기를 할 수 있도록 발전한 셈이죠. 개인적으로 기술의 진화는 비대면 소통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생각해요.
Q. 앞으로 목표도 궁금해요.
A. 오픈타운 레벨 100을 달성하는 것이요! 농담이 아니라 진심이에요. 관계 맺는 방식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 생각해요. 당장 지금만 봐도 소셜미디어(SNS)로 소통하고, 친구도 쉽게 사귀잖아요. 채팅에서 만난 사람은 이상할 확률이 높다는 말이 정설로 떠돌 때도 있었는데...시대가 변한 거죠.
'관계 맺기'에 있어서 변화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봐요. AI, 메타버스 등 기술에 발을 들여놓아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죠.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고, 앞으로도 이뤄가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이를 위한 '발판'으로 기술을 활용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더 다양한 분들과 만나기를 바랍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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