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첫째주 가상자산 동향
이번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승인 신청 거절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대를 유지했다. 블랙록, 피델리티 등이 승인 거절 직후 승인 신청 서류를 보완해 제출하면서 다시 SEC에 이목이 쏠리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제자리 걸음하는 가운데 이더리움과 리플 가격은 소폭 하락했다. 비트코인 상승세가 꺾이면서 알트코인들도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3만달러서 버티는 비트코인...ETF 행방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8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주 동시간 대비 0.9% 하락한 개당 402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글로벌 가상자산 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승인 신청에 4000만원대로 올라선 비트코인은 SEC의 ETF 승인 신청 거절에도 가격을 유지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EC는 블랙록, 피델리티 등이 제출한 서류가 명확성·포괄성이 떨어진다고 나스닥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글로벌 마켓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을 거부한 것. 지난달 블랙록을 시작으로 피델리티, 발키리, 비트와이즈, 위즈덤트리 등이 연달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SEC가 비트코인 ETF 상장 승인 신청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비트코인 가격은 소폭 하락했지만 이후 가격을 회복했다. 이에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SEC는 감시공유계약 관련 현물 비트코인 거래소명이 서류에 명시되고, 감시공유계약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길 원한다. 이는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인 좋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감시 공유 계약은 시장 조작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거래 활동, 청산 활동 및 고객 식별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블랙록 등은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에 감시공유계약 내용을 포함시킨 바 있다.
이에 나스닥은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서류를 보완해 다시 제출했다. 이번 보완된 서류에서 나스닥은 감시 파트너로 '코인베이스'를 명시했다. 앞서 시카고옵션(CBOE)와 자산운용사들은 SEC 지적에 따라 코인베이스와 협력해 감시 공유 계약 시스템을 구현할 것이라는 내용을 추가해 신청서를 다시 제출한 바 있다.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대를 지키면서 비트코인 강세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파이넥스는 주간 분석 보고서인 '비트파이넥스 알파'를 통해 비트코인의 다음 강세장이 임박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SOPR(홀더들이 수익 혹은 손실을 보고 보유 자산을 매도하고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 지표가 1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다수 보유자들의 매도 징후가 없다는 점 ▲ NUPL(유통량 대비 자산의 순손익을 측정한 비트코인 미실현 순손익) 지표 기준 대부분 주소가 수익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강세장 전망의 주요 근거로 들었다.
또 자산운용사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6월 비트코인 보고서'를 내고"지난달 기준 비트코인 장외거래(OTC) 잔액이 1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기관 투자자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같은 달 비트코인은 200주 이동 평균과 단기 보유자의 진입가 부근에서 지지를 받았으며, 블랙록 등 대형 금융사의 시장 진입 시도로 그레이스케일 GBTC 할인율은 -42%에서 -30%로 약 12%p 회복했다. 1년 이상 보유 중인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 물량은 전체 유통량 중 약 70%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기존 비틐인 보유자들에 의한 강세 모멘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특히 비트코인 보유자의 78.51%는 수익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마켓 데이터 분석 플랫폼 인투더블록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현재 비트코인 보유자의 78.51%가 수익권에 위치하고 있다. 2022년 3월 이래 가장 많은 보유자들이 수익을 내고 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약 4만7000달러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외신에 따르면 JP모건이 최근 리서치 보고서에서 "SEC의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현물 비트코인 ETF를 신청한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서류 재제출로 SEC의 승인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됐던 캐나다와 유럽에서 해당 상품이 투자자의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또 "비트코인 현물 ETF는 선물 ETF에 보다 실시간 수요와 공급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 시장에 유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장의 가격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다. 다만 이 긍정적인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승인되더라도 암호화폐 시장의 판도를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은 버티지만...하락하는 이더리움과 리플
비트코인이 3만달러대를 유지하는 것과 달리, 이더리움과 리플은 하락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전주 동시간 대비 3.72% 하락한 개당 248만원에 거래됐다. 250만원대가 붕괴된 것. 이더리움 스테이킹 건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더리움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 일평균 스테이킹 유입건이 460건에서 8108건으로 급증했다. 지난달 2일에는 입금건수 1만3595건을 기록했다.
리플도 전주 동시간 대비 1.42% 하락한 개당 621원에 거래됐다. 리플은 힌먼 연설 공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힌먼 전 SEC 기업금융국장은 SEC와 리플 간의 '미등록 증권 판매' 소송 관련 핵심 인물로 꼽힌다. 리플은 힌먼 연설을 근거로 이더리움이 증권이 아니듯 리플도 증권일 수 없다'는 방어 논리를 펼치고 있다.
게다가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 소속 필리스 해밀턴 연방판사가 리플 투자자들이 리플랩스 및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책임자(CEO) 등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을 승인했다. 리플 투자자로 구성된 원고 측 대표 브래들리 소스택은 2018년 리플랩스가 리플의 증권 분류 가능성을 숨기고 투자자들에게 리플을 판매해 손실이 발생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리플에 우호적인 미국 변호사 존 디튼이 "SEC와의 소송에서 리플이 승소한다면 집단소송은 무효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집단소송은 리플의 걱정거리 중 가장 작은 사이즈"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존 디튼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SEC는 규제 기관으로서 길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SEC라는 기관은 제도적으로 명확성이 부족하고 모호한 것을 선호한다.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은 5년 전 디지털 자산 업계 개인과 기업을 위한 명확한 규칙을 제시하도록 조언했지만, SEC는 이런 노력을 무시했다. SEC의 이런 특징은 힌먼 연설 이메일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앱토스·수이도 하락세...토종코인은 소폭 반등
메타(옛 페이스북) 출신 개발자들이 발행한 가상자산 '앱토스'는 전주 동시간 대비 0.67% 하락한 개당9580원에, 수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4.67% 하락한 개당 876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상승세를 이어가던 두 가상자산이 하락세를 맞이한 모습이다.
반면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가상자산은 반등했다.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클레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4.42% 상승한 개당 228.9원에 거래됐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핀시아'는 전주 동시간 대비 1.31% 상승한 개당 4만170원에 거래됐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도 전주 동시간 대비 5.76% 상승한 개당 893.7원에 거래됐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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