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형 두나무 회장/사진=두나무
송치형 두나무 회장/사진=두나무

국내 최대 인터넷 플랫폼 네이버와 웹3 최강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빅딜이 초읽기에 들어선 가운데, 비상장주 두나무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어 주목된다. 양사간 주식교환을 비롯, 큰틀의 사업 협력이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핀테크 기업의 등장이 머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비상장주 거래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두나무의 주당 거래가는 38만5000원으로 최근 5일새 20% 가량 뛰었다. 이제 시가총액은 13조원을 넘어 15조원을 향하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네이버와 두나무간 포괄적 주식교환 소식이 전해진 후 두나무 주가는 두자릿 수 이상 크게 빠졌지만 최근 이틀새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제휴 발표 이전보다 더 뛴 모습이다. 네이버 생태계로 들어가는 두나무를 향해 기대감이 치솟고 있는 것. 

업계에선 네이버 산하 네이버파이낸셜이 발행한 신주를 기존 두나무 주주가 보유한 지분과 맞바꾸는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두나무 주요 주주로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 겸 이사회 의장(지분율 약 25.5%)과 김형년 부회장(13.1%), 카카오인베스트먼트(10.6%)로, 거래가 성사되면 이들이 네이버파이낸셜을 이끌 주요 주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분 약 75%(전환우선주 포함)를 보유한 네이버가 최대주주로, 나머지 지분은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다. 두나무를 품은 네이버파이낸셜이 추후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양사간 딜이 현실화할 경우, 당장 네이버 입장에선 라인으로 대표되는 메신저 플랫폼, 미국 증시 입성을 이뤄낸 웹툰-웹소설의 네이버웹툰(웹툰 엔터), 크림을 필두로 한 C2C 커머스 외에도 웹3 금융이라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탑재하게 된다. 업비트는 국내 최대 코인 거래소로, 해외시장까지 넓혀봐도 상위 5위권 사업자로 분류된다. 네이버 입장에선 미국의 코인베이스, 로빈후드, 바이낸스 등과 직접 경쟁이 가능한 대형 핀테크 기업을 품게되는 것. 즉 이번 딜은 궁극적으로 네이버의 글로벌 웹3 진출 의도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나무에게도 이번 딜은 큰 기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선 두나무 오너인 송치형 회장, 김형년 부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키를 쥐고 코인과 전통자산을 엮는 웹3 확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비트의 한계를 넘어, 네이버라는 든든한 방패 막이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경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두나무는 앞서 지난 9일  자체개발자 행사인 UDC 2025을 통해 블록체인 '기와체인'을 선보이며 웹3 플랫폼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기와체인을 기반으로 사업자들이 토큰을 발행하고, 이를 통해 기업 및 서비스 운영에 따른 유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은 해외 프로젝트가 아닌, 자국 기반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페이가 상당한 인프라를 제공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네이버가 공을 들여온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새로운 토큰 이코노미가 구축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규제 이슈로 미국 증시 입성이 쉽지 않았던 두나무 입장에선 네이버 생태계와의 물리적 결합을 통해 미국 증시 입성 가능성을 키우고, 나아가 전통 금융과의 접점을 확대해 미국의 로빈후드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