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연일 자금이 밀려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패션 데카콘' 무신사의 기업공개(IPO)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무신사의 글로벌 외연 확장에 주목을 받으며, 해외 시장에서도 무신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논의한 가운데, 연말까지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내년 상장을 유력하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외 주요 증권사가 모두 달려든 가운데, 시장에선 10조원 이상의 몸값을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선 무신사가 국내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의 성장과 해외 진출까지 도우면서 뷰티 업계의 올리브영이나 실리콘투처럼 패션 업계 내에서 상징적인 위치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선 무신사가 무난히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의 '1호 상장' 케이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 외에 글로벌 스토어,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편집숍, 뷰티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입어 최대 몸값 10조~12조원까지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신사는 지난해 1조2427억원의 매출과 102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숫자로 보면, 10조원 밸류에이션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지만 무신사의 성장세와 국내 최대 패션플랫폼이라는 타이틀을 보면, 납득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최근 케이판 데몬 헌터스의 흥행으로 한류 열풍이 다시 일고 있는데다, 중화권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지로 무신사가 꼽히며 숫자 뒤에 숨어있는 밸류에이션을 봐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의 경우 외국인 매출 비중이 지난 2023년말 15%에서 올해 2분기 47%로 크게 늘었다. 무신사는 성수동을 기점으로 홍대, 명동, 한남, 강남 등 서울 시내 주요 관광 활성화 지역에 전략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국내외 방문객이 크게 늘어나며 올해는 30여개 오프라인 점포에서 상반기 동안 판매액 1000억 원을 돌파,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여기에 올 들어선 일본 시장 공략 성과도 상당하다. 지난 10월 도쿄 시부야에서 진행된 무신사 도쿄 팝업 스토어 2025에는 약 8만명이 방문하며 현지에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같은 시기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의 거래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158% 증가했다. 일본 지역만 놓고 보면 거래액이 5배 이상 확대됐고, 글로벌 회원 수와 구매 고객 수 역시 두 배 가까이 늘었다는게 무신사 측의 설명이다.
중국 진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앞서 무신사는 지난 8월 중국 최대 규모의 스포츠웨어 그룹 안타스포츠와 손을 잡고 합작 법인인 무신사 차이나를 설립, 본격적인 대륙 정벌에 나선 상태다. 올해 12월부터는 중국 상해에 무신사 스탠다드와 무신사 스토어를 순차적으로 개점하며 중국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릴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는 현재 K-뷰티 시장의 주축인 인디 브랜드들이 올리브영에 입점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 것처럼 K-패션 분야에서는 국내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와 무신사가 힘을 합쳐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써낼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뷰티 시장의 소비 트렌드가 과거 면세점, 대형 빅브랜드 위주에서 최근에 올리브영과 다이소 등의 인디 브랜드로 이동한 것처럼 K패션에서 '인바운드' 외국인 수요가 증가한 것도 무신사의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힌다.
이와 별개로 무신사는 자체 채널에서의 글로벌 매출 볼륨을 키우는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르면 올 연말쯤 중국 현지에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과 '무신사 스토어' 편집숍을 오픈할 예정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무신사는 K패션의 올리브영이자 실리콘투로서 전통 채널과는 차별화된 성장세를 이어가며 선전 중"이라며 "글로벌 스토어와 오프라인 등에서 해외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레거시 유통·패션 업체들과 차별화된 실적을 보여줄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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