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승-손성훈 스포카 공동대표 인터뷰

#매장의 베스트 파트너 '스포카'

# 포인트 적립부터 식자재 관리까지

#오프라인 매장도 '디지털화'가 필요해


"저희는 툴(Tool)을 제공하는 회사에요. 오프라인 자영업자를 위한 툴은 많이 없어요. 최대한 많은 점주분들에게 가치를 주고, 매출을 성장시키는데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지난달 만난 최재승, 손성훈 스포카 공동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미국 유학생과 교포 출신인 두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에 설치된 태블릿을 통해 포인트 적립이나 쿠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도도 포인트'를 만든 장본인이다. 최근에는 식당 사장님들을 위한 식자재 비용관리 앱 '도도 카트'도 선보였다. 

국민 4명 중 1명이 자영업자인 시대다. 소상공인들로 이루어진 국내 오프라인 매장 규모에 비해 '디지털화'는 더딘 실정이다. 오프라인 매장 점주들의 편리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두 공동대표를 만나 향후 스포카의 경영 전략과 비전을 들어봤다. 


태블릿으로 시작된 두 공동 대표의 여정


최재승, 손성훈 스포카 공동 대표 /사진=이소라 기자
최재승, 손성훈 스포카 공동 대표 /사진=이소라 기자

최 대표와 손 대표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다. 방학 기간 동안 국내 영어강사로 일하며 인연이 닿은 두 사람은 이후 각자 다른 길을 걸으며 친분을 쌓아왔다. 최재승 대표는 존스홉킨스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 학사, 코넬대 석사, SK케미칼 연구원으로 일했다. 손성훈 대표는 미국 시애틀 출신으로 스탠포드대학교 경제학사를 거쳐 맥킨지앤컴퍼니 컨설턴트 등을 지냈다. 

그러던 중 최 대표가 지난 2011년 '스.포카'라는 이름으로 QR코드 기반 쿠폰 적립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 최 대표는 첫 사업 실패를 발판 삼아 다시 한번 새로운 포인트 적립 서비스인 도도 포인트를 출시했다. 이때 오랜 기간 알고지낸 손 대표를 영입하게 됐다. 스포카는 사업 초기 손 대표의 원룸이 있는 홍대에 사무실을 꾸렸다. 6평 남짓한 작은 원룸에서 초기 창업 멤버인 남자 8명이 함께 생활하며 사업 확장에 힘을 쏟았다. 

"도도 포인트 이전에 다른 고객관리 서비스를 론칭해 운영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에는 앱을 다운로드해 고객이 설치, 가입하고 카운터 앞에서 적립하는 방식이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번거로웠죠.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카운터에서 곧바로 적립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태블릿을 활용하게 됐어요." (최 대표)


생활 속 '불편함'에서 떠오른 도도 포인트


두 대표는 지금의 도도 포인트 서비스가 생활 속 '불편함'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제가 워낙 커피를 자주 마시다보니 카페에서 주던 스탬프카드를 항상 데스크에 던져놓고 나중에 책상을 정리할 때 10장씩 모아서 공짜 커피로 교환하곤 했었죠. 그때의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스포카를 설립하게 됐어요." (최 대표)

손성훈 스포카 대표 /사진=이소라 기자
손성훈 스포카 대표 /사진=이소라 기자

도도 포인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였기 때문에 직접 매장을 돌며 점주를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한국어를 잘 못하는 제가 나서서 영업을 담당했어요. 그 당시 스쿠터를 타고 다녔는데, 가게를 직접 돌아다니면서 사장님들께 우리 서비스를 소개하고 한 번만 믿고 써달라고 했죠. 처음에는 카페 위주로 영업했어요." 

도도 포인트의 첫번째 목표는 사무실 근처의 홍대 200~300개 매장에 태블릿을 설치하는 것이였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부천과 강남 지역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모르는 사장님에게 처음 피칭(Pitching)했을 때가 기억나요. 사장님께서는 적립용 스탬프카드에 매달 2만원씩 쓰고 계셨지만 손님 정보를 알 수가 없고 데이터베이스(DB)도 쌓이지 않았죠. 아마 속는 셈 치고 저희 서비스를 이용해보자 하신 것 같아요." (손 대표)

몇년간 매장 점주들과 신뢰를 쌓으며 고객관리 툴을 제공해온 스포카는 현재 매장 이용객들을 위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저희는 수년간 매장 점주에게 가장 좋고 간단한 고객관리 툴을 제공하는데 집중했어요. 점주경험에 올인해 그들이 필요한 제품을 만들었죠. 이제는 축적한 구매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경험에 집중할 거에요. 도도 포인트 앱을 올해 업데이트 했고, 앞으로 꾸준히 재미있는 기능이 나올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최 대표)


도도 카트로 '43조 규모' 식자재 시장 노린다


도도 카트 /사진=스포카 제공
도도 카트 /사진=스포카 제공

스포카는 최근 복잡한 식자재 비용관리를 모바일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 '도도 카트'를 선보였다. 도도 카트는 매장의 식자재 구매 명세서 내역 등록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사용 분석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도도 포인트는 꾸준히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매출이나 사업지표를 봤을 때도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올랐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제 오프라인 매장에서 겪는 더 큰 불편함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점주님들을 직접 만나 고민을 들었어요." (최 대표)

오랜 기간 오프라인 매장 점주들과 함께 해온 두 공동대표는 매장 점주들이 주문하는 '식자재'에 숨겨진 큰 시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자재 규모는 43조에 달한다. 하지만 시장 규모에 비해 아직 기술적인 발전은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식당 전체 운영 비용에서 보통 37%는 식자재에 들어가요.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건데, 식당 점주들은 식자재 공급업체를 5~15군데 정도 쓰다보니 명세서도 각각 따로 관리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어요. 이런 경우 명세서 하나하나 직접 엑셀로 관리를 해야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들죠." (최 대표)

도도 카트는 요식업 운영자가 식자재 명세서를 등록만 하면, 거래처와 주요 품목의 변화를 매월 리포트로 비교 분석해 알려주고, 복잡한 비용 검토와 결제 일정 관리도 대신해 주는 방식이다. 

"도도 카트를 쓰는 점주님들이 갑자기 새로운 식자재를 사지 않거든요. 점점 데이터가 쌓이게 되고, 패턴이 보이는거죠. 여태까지 오프라인에서 점주분들이 쉽게 쓸 수 있는 툴이 없었기 때문에 수기로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럴 경우 금액이 틀릴 때도 있거든요. 점주 입장에서는 도도 카트를 이용하면 누군가에게 케어를 받고 있고, 어떻게 보면 구매담당 직원을 한 명 뽑은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어요." (최 대표)

현재까지 도도 카트를 활용하고 있는 요식업 매장은 1000여개로, 총 5만6000여건의 명세서가 공유됐다. 공유된 명세서에 명시된 전체 거래 품목은 6만개로, 현재까지 누적 구매 명세서 등록 금액 100억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매장 운영에는 도도!" 매장의 '베스트 파트너' 될 것


최재승 스포카 대표 /사진=이소라 기자
최재승 스포카 대표 /사진=이소라 기자

스포카는 '매장의 베스트 파트너'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향후 도도 포인트와 도도 카트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위한 소상공인 필수 서비스로 자리잡는 게 목표다. 

"도도 포인트로 매장 매출을 발생시키는 고객관리를 해 드리고, 도도 카트로 매장운영비용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원가관리를 해 드려요. 도도 포인트와 도도 카트 서비스를 바탕으로 '매장 운영에는 도도'라는 모토를 현실화하는데 우리의 비전을 그리고 있습니다." (최 대표)

오프라인 매장에서 겪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했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식자재 주문 명세서 등 수기로 처리했던 부분들이 디지털화되면, 점주분들이 매장 운영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 점주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할 일이 굉장히 많아요. 식당 운영부터 관리까지 모두 다 하려면 힘이 들거든요. 점주분들은 어떻게 하면 음식을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하고, 그 외 모든 부수적인 일들은 저희에게 맡겨주시면 좋겠어요." (손 대표)

스포카는 앞으로 식자재 시장의 첨단화를 위한 다채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단계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시장은 정말 큰 규모이지만, 온라인 시장보다 활용 할 수 있는 툴이 많지 않아요. 태생적으로 디지털한 온라인 시장과 경쟁하려면 아날로그 방식의 오프라인 환경을 디지털화 해야 하는데요. 스포카는 '감'으로 매장을 운영하셨던 점주님들께 스마트하고 쉬운 각종 매장 운영 툴을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최 대표)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 사진=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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