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20~21일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돌입
증권가 "규제 리스크 자유로워, 기업가치 14조 예측"

사진=카카오페이
사진=카카오페이

두 차례 상장을 연기했던 카카오페이가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일정에 돌입한다. 증권가에서는 높은 이용자 충성도와 플랫폼 경쟁력을 근거로 들며, 카카오페이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모회사인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탈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정작 카카오페이는 기존 금융 기득권을 상대로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있어,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IPO 3수' 카카오페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돌입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이날부터 이틀간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는 6만∼9만원, 공모 금액은 최소 1조200억원에서 1조5300억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7조8000억∼11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카카오페이는 공모가 확정 후 이달 25∼26일 일반 청약을 받은 뒤 다음 달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IPO 사상 처음으로 일반 청약자 몫 공모주 물량 100%를 균등 배정하기로 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8월 공모가 6만3000~9만6000원선에서 상장을 추진하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장을 연기했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공모가를 6만~9만원으로 정정해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달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 일부 상품의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소지를 해소하라고 통보하면서 상장이 재차 연기됐다.

카카오페이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중개에 해당된다는 지적을 받고 2주 안에 서비스 개편을 완료한 바 있다. 투자와 보험 서비스 관련 설명 문구와 이용자인터페이스·환경(UI·UX)을 변경하고 대출중개업자(온라인모집법인)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했다.

사진=카카오페이 제공
사진=카카오페이 제공

 


두팔 벌린 증권가 "카카오페이, 미래 밝다"...기업가치 14兆 전망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급결제부터 신용대출, 자산관리, 보험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점이 좋게 평가 됐다. 더불어 카카오페이가 금융상품 관련 라이선스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에 주목, 규제로 인한 금융서비스 중단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카카오페이는 결제·송금·멤버십·청구서·인증 등 지불결제 관련 서비스로 플랫폼의 기반을 다진 후, 투자·보험·대출·자산관리 등 금융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며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안착했다. 올해는 국내외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거래시스템(MTS) 출시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마이데이터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거래액이 67조원을 넘어서면서 전년 대비 40% 증가, 2017년 분사 당시(3조8000억원) 대비 17.6배 성장했다. 가입자 수는 3660만명을 넘어섰다. 카카오페이 애플리케이션(앱) 월간이용자수(MAU)는 1990만명에 달한다. 실적 역시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페이 영업수익은 2844억원, 전년 대비 101.5%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179억원으로 2019년 651억원에 비하면 적자 폭을 대폭 줄였다. 

향후 카카오페이 전체 거래대금은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교보증권은 카카오페이 연간거래액이 2022년 110조원, 2023년 129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비송금 거래액은 온라인 결제 대금 증가 및 보험, 증권, 투자 등의 금융 서비스 확대를 통해 2023년까지 51.6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비송금거래액 추정치가 대략 16.7조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이에 증권가에선 규제 리스크보다 카카오페이의 성장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융소비자보호법 등과 같이 핀테크 시장 성장에 따른 사회적 책임과 소비자보호 이슈가 제기되지만 카카오페이는 증권·보험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어 중장기 규제리스크에서 가장 자유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기업가치는 14조원까지 점쳐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급결제와 금융서비스의 SOTP(사업별 평가가치 합산) 방식으로 카카오페이 적정가치를 산출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도 예상 지급결제 사업 가치인 4조9000억원과 금융거래 사업 가치인 9조6000억원을 합산한 기업가치는 14조4000억원 수준으로 적정 주가는 11만원을 제시한다"고 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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