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대체불가능한토큰(NFT)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하이브와 JYP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까지 차세대 먹거리로 NFT를 낙점, 지식재산권(IP)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하이브·JYP 이어 카카오엔터도 뛰어들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자체 IP '나 혼자만 레벨업' NFT를 오는 12일 최초로 선보인다고 7일 발표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글로벌 조회수 142억회를 기록한 카카오엔터의 대표 흥행작이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운영하는 한정판 디지털 작품 유통 서비스 '클립 드롭스'(Klip Drops)를 통해 오는 12일 오전 9시부터 12시간 동안 판매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는 합작 법인을 설립해 아티스트 IP와 NFT가 결합된 팬덤 기반의 신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티스트의 IP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포토카드 등 다양한 콘텐츠와 상품들이 팬들의 디지털 자산이 될 수 있도록 하는 NFT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자 두나무와 함께 NFT 플랫폼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두나무는 JYP엔터 구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하고 향후 NFT 관련 공동 사업을 위한 신규법인을 설립할 것으로 전해졌다. JYP엔터는 아티스트 IP 및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를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및 글로벌 네트워크 등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할 전망이다.

CJ ENM의 드라마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도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함께 NFT를 발행했다. 드라마 속 인상적인 소품 및 포스터 등 저작물에 의미를 더한 디자인 작업을 추가해 디지털 굿즈로 만드는 것이다. 첫번째 아이템은 '빈센조'에 나왔던 까사노 문양 라이터 NFT다.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은 IP를 바탕으로 NFT 발행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의장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의장 

 


엔터가 차세대 먹거리 'NFT'...거래 규모만 27조원

엔터테인먼트 사업자가 NFT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IP 사업 다각화와 관련이 깊다. IP를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주요 수익원이 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상품기획(MD)을 넘어 온라인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수익원 다각화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댑레이더(DappLader)에 따르면 NFT 거래액은 지난해 230억 달러(약 27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20년 9500만 달러(1100억원) 대비 약 242배 높은 수준이다.

NFT의 기술적 특성상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주목받는 지점이다. NFT는 위·변조, 복제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의 '디지털 인증서'다. 콘텐츠 소유자, 거래정보, 저작물 내용 등이 블록체인에 남는 것이 특징이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짜 복제품이 생겨날 수 없는 구조에서 IP의 가치가 공유되고 교환되면서 팬의 경험이 확장될 것"이라며 "포토카드가 디지털 상에서 고유성을 인정받아 영구소장, 교환 등이 가능해지고 이같은 구조가 확보한 IP 확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수많은 NFT 흥행사례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스타 포토카드를 비롯해 NBA 스타 선수들의 슈팅, 허슬 플레이 등을 담은 디지털 파일이 NFT 형태로 수십만 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실제 NBA 르브론 제임스 카드, MLB 미키 맨틀 카드는 520만 달러(약 62억5000만원)에, MLB 마이크 트라웃 카드는 393만 달러(약 47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한국블록체인학회장인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NFT를 사용하면 IP 소유권을 입증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또 기존 아날로그 IP를 디지털 시장에서 유통 가능하도록 해 유동성이 빨라진다는 점도 장점"이라면서 "다만, 편리성이 높아지고 유통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해서 IP 자체의 경쟁력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경쟁력 있는 IP가 오프라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듯, 디지털 시장에서도 IP 본연의 경쟁력이 중요하다. 매력적인 IP가 NFT 토큰화 돼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본질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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