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미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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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달간 가상자산 시장은 가격 '널뛰기'를 반복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거시환경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시장 전반을 좌지우지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혼조세는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상승국면으로 접어든 모습이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3000만대를 유지하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불확실성 해소에 3000만원대 올라선 비트코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18% 상승한 3071만1000원에 거래됐다. 한달새 500만원 가량 오른 모습이다. 지난달 초 2500만원대를 맴돌던 비트코인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가능성 보도를 시작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재무부의 글로벌 가상자산 프레임워크 발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대량 매도 소식 등을 거치며 2600~2900만원 사이를 오르내리다, 7월 FOMC 정례회의 이후 3000만원대를 재돌파했다. 또 제롬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예고하며 상승세를 부추겼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Fed는 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과 6월 '울트라스텝(기준금리 0.75%p)'에 이어 재차 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장을 압박해온 '울트라 스텝(기준금리 1%p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시장은 환호했다.

비트코인 차트/사진=업비트
비트코인 차트/사진=업비트

여기에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암시하면서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아 0.75%p 인상이 적절했다"며 "9월 회의에서도 금리가 0.75%p 인상될 수 있지만 어떤 시점이 오면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트코인은 지난 주말 6주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향후에도 이같은 오름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는 5일 예정된 7월 미국 고용지표에 따라 금리인상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오는 5일 7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 증감과 실업률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7월 실업률은 6월과 동일한 3.6%를 유지하되, 비농업 신규 취업자수는 25만5000개로 지난 2020년 12월 이후 1년 7개월만에 최소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는 비트코인이 이미 바닥에 다다랐으며, 반등세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레이티스트 트레이더 크립토퀀트 기고자는 "최근 비트코인 블록 보상 중 트랜잭션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인 '수수료 보상 비율'이 완만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과거 패턴을 고려했을 때 이는 강세 신호로 볼 수 있고, 조만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강세장이 연출되는 것은 물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강세 사이클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상품 전략가는 "구리 가격이 2008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미국 국채 선물은 1987년 주식 버블 이후 최대 하락폭에서 반등했다"며 "이는 모두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통화 정책 속에서 나왔는데, 가상자산 시장이 바닥을 친 것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비트코인과 채권 선물 강세 지속 전망은 하나로 귀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토막 났던 이더리움, 한달새 58% 상승

지난달 '반토막' 났던 이더리움은 이달 주요 가상자산 중 가장 높은 상승률로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58.8% 상승한 221만3000원에 거래됐다. 한때 100만원대 붕괴를 위협받았지만 거시환경 불확실성 완화와 함께 이더리움 2.0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팀 베이코 이더리움 개발자는 이더리움2.0 지분증명(PoS) 통합(merge) 실시 예정일을 오는 9월 19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차트/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차트/사진=업비트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또한 한 인터뷰에서 "이더리움 지분증명(PoS) 통합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고, 이더리움 가격에 반영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더리움 머지는 오는 9월 19일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이더리움 메인넷과 비콘체인 통합 즉시 완전한 PoS 전환이 완성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올바른 시장 상황에서 이더리움 가격에 머지가 영향을 미치기 까지는 6~8개월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PoS 전환 기대감에 이더리움 콜옵션 계약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파생상품 분석회사 래비타스(Laevitas)에 따르면 이더리움 옵션 미결제약정 수는 약 400만개로 사상 최대 규모에 달했다. 2분기 미결제약정은 약 350만개였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이번 PoS 전환이 이더리움 가격을 결정할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 분석했다. 지난 29일 코빗 리서치센터는 '이더리움의 저평간 구간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의 가격 회복 요인은 매크로보다 자체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더리움 고유 요인 중 머지(PoS 전환) 이슈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업그레이드 성공 여부에 따라 가격 회복 여부도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상승기류 탔지만, 소송 이슈는 여전히 '발목'

리플은 전월 동시간 대비 15.5% 상승한 개당 499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400원대로 내려앉은 후 박스권에 갇혔던 리플은 최근 제드 맥칼렙 리플랩스 전 최고기술경영자(CTO)가 보유 물량을 전부 매각함과 동시에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지원, 대외 파트너십 체결 등으로 상승 동력을 마련한 모습이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램스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제드 맥칼렙이 보유하고 있던 리플을 전부 매각했다"고 전했다. 리플 공동 창업자인 맥칼렙은 보유한 리플 약 90억개를 올해 매도해왔다. 이로써 가격 하락 리스크로 작용해왔던 '전 CTO' 리스크가 해소된 것.

이같은 상황에서 리플은 NFT 지원 및 대외 파트너십 체결로 시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6일(현지시간) 리플은 자금조달 및 개발분야 자회사인 리플엑스(RippleX)가 'XLS-20' 표준을 지원하는 'XRP렛저(XRPL)에 대한 성능 테스트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XLS-20은 XRPL 내 NFT 지원을 위한 신규 표준이다. 앞서 리플엑스는 자체 NFT 표준을 XRPL 소프트웨어(SW)에 적용시키는 제안을 발표하면서 "NFT 생성에 XRPL를 이용하면 빠른 속도, 저비용, 친환경, 탈중앙화 등 이점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리플 차트/사진=업비트
리플 차트/사진=업비트

또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리플은 싱가포르 주요 결제기관인 '포모페이(FOMO Pay)'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포모페이 측은 리플을 활용하는 'ODL(On-Demand Liauidty)'를 통해 유로 및 달러 유동성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EC와의 소송전은 여전히 잠재적 리스크로 남아있다. 게리 겐슬러 SEC위원장과 리플 주요 인물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자본시장에는 시장 무결성을 보호하고 사기 및 조작을 막기 위한 규칙이 있다"며 "회사가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 규정에 부합한 가상자산 시장을 구축하면 사람들도 이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튜어트 알더로티 리플 법률 고문은 SEC의 접근방식을 '괴롭힘(bullying)'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SEC는 규칙 제정을 통해 규제 명확성을 제공하기보다는 집행을 통해 위협함으로써 시장을 괴롭히려 한다"며 "규제기관의 변덕으로소비자와 시장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리플 커뮤니티를 대변해온 존 디튼 미국 변호사 또한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자산 거래소와 협력하지 않는다"며 "그는 가상자산을 유가증권으로 간주하며 SEC가 이에 대한 관할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그가 직위에서 사임하도록 단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와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도 시장과 동반 상승했다. 클레이는 전월 동시간 대비 25.76% 상승한 개당 394.9원에, 링크는 전월 동시간 대비 41.93% 상승한 개당 44달러에 거래됐다. 두 가상자산 모두 주목할 만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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