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사진=디디다 컴퍼니 제공
아마존 /사진=디디다 컴퍼니 제공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인공지능(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에 자사의 AI 쇼핑 기능을 중단하라고 공식 요구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상품을 구매하는 기능이 아마존의 약관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퍼플렉시티 측에 서한을 보내 "AI 웹브라우저 '코멧'에 탑재된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대신해 온라인 구매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아마존은 퍼플렉시티가 사용자의 대리 구매 사실을 명시하지 않았으며, 이는 자사 규정상 '컴퓨터 사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아마존은 "제3자 앱이 사용자를 대신해 구매할 경우, 해당 행위는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며 서비스 제공자의 정책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한에는 퍼플렉시티의 도구가 아마존의 쇼핑 경험을 저해하고 개인정보 보호에도 취약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퍼플렉시티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괴롭힘은 혁신이 아니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회사는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직접 사용하는 도구일 뿐이며, 대기업이 개인의 도구 사용을 막을 권리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아마존의 요구는 법적 근거가 아닌 위협 전술에 불과하며, 혁신 기업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지 못하도록 막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퍼플렉시티는 아마존이 AI 기반 쇼핑 도구를 견제하는 이유가 광고 수익 보호에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자체 AI 쇼핑 기능인 '바이포미'와 '루퍼스'를 개발 중이며, 이용자가 여러 브랜드를 넘나들며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를 두고 "AI 에이전트 생태계가 확산되면서 플랫폼과 AI 간의 충돌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AI 기업들은 사용자의 번거로운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대리 수행형 에이전트'를 핵심 성장 분야로 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플랫폼 운영자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퍼플렉시티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AWS) 고객사이며,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또한 퍼플렉시티의 초기 투자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AI 에이전트 시대를 앞두고 플랫폼과 혁신 기업의 경계가 어디서 그어질지, 그 균형점이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