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스 이재혁/사진=이소라 기자
락스 이재혁/사진=이소라 기자

이번 시즌 가장 마음 고생이 심한 사람을 꼽으라면 락스 게이밍 이재혁의 이름이 가장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첫 홀로서기가 쉽지만은 않았죠. 선수들을 이끌기에는 아직은 어린 나이인데다 경험도 부족했던 이재혁. 혼자 달라기도 힘이 든데 모두를 챙기고 경기 승패까지 책임을 져야 했으니 힘들 수밖에 없었겠죠.

게다가 2021 신한은행 헤이영 카트라이더 리그 시즈1 8강 풀리그에서는 프로팀에게 모두 패하고 아마추어 팀들에게만 승리를 따내며 4승3패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습니다. 정말 자존심이 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힘들새도 없이 다시 경기를 해야 했던 이재혁은 지칠대로 지쳐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번 준플레이오프가 이재혁에게는 가장 어려운 경기였을 것입니다. 8강 풀리그에서 패한 상대인 아프리카 프릭스(아프리카)였고, 패할 경우 지난 시즌 준우승팀으로서 잃을 것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했을 것입니다.

스피드전에서 이재혁은 그야말로 동료들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갔습니다. 이재혁은 흰소X를 탄 상대와의 몸싸움까지 이겨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하드캐리'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자신 있었던 아이템전에서 패하며 간담이 서늘했을 것 같습니다.

"스피드전 만족도는 높지만 아이템전은 너무나 아쉬웠어요. 원래대로라면 제가 앞으로 달려야 했는데 아프리카 선수들이 저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더라고요. 제가 러너 역할을 해야 전략이 통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 패했죠. 결국은 가기 싫었던 에이스 결정전을 가게 돼 긴장이 많이 됐어요."

다행히 이재혁은 에이스 결정전에서 백전노장 유영혁을 만나 승리를 따냈습니다. 약 1년 만에 에이스 결정전에서 조우한 유영혁과의 경기에서 이재혁은 실력으로 압도하며 승리를 거뒀죠. 이재혁의 손으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 놓은 것입니다. 

락스 이재혁/사진=넥슨 제공
락스 이재혁/사진=넥슨 제공

"이번 에이스 결정전에서는 주행과 몸싸움에서 모두 압도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주행은 자신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아 정말 기뻐요. 내 실력을 온전히 보여준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오늘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재혁은 이번 시즌을 '이재혁의 성장 드라마'라고 표현했습니다. 아무래도 힘든 날을 보내며 팀을 이끈 이재혁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내는 평가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재혁은 이번 시즌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지난 시즌은 팀이 성장하는 스토리가 있었다면 이번 시즌은 이재혁의 성장 드라마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람이기에 멘탈이 무너지는 날도 있지만 스스로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웠어요. 사실 힘들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정도로 힘들 줄은 몰랐어요. 그래도 언젠가는 홀로서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했기에 많이 노력했고,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성장한 이재혁은 이제 한화생명e스포츠와 샌드박스 게이밍의 패자와 플레이오프를 치릅니다. 어떤 팀과 맞붙어도 힘들 수밖에 없는 경기입니다. 하지만 이재혁은 두렵지 않습니다. 그만큼 성장했기 떄문입니다.

"플레이오프에서 한화생명을 만나고 싶어요. 8강 풀리그에서 배성빈에게 에이스 결정전에서 패한 것이 눈에 밟히더라고요. 한화생명을 만나 에이스 결정전에서 성빈이와 붙어 이긴 뒤 결승에 가고 싶어요. 응원 부탁 드립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