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승 비주얼캠프 대표 인터뷰

# 5060 스타트업으로 날다 

# 중기부 아기유니콘 선정 기업

# 교육·커머스·의료 등에 접목하는 '시선추적기술'


"코로나19로 비대면, 비접촉 시대가 도래했다. '손'이 아닌 '눈'이 대신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선 추적 기술과 시선 데이터 분석은 향후 미래에 더욱 중요한 기술로 떠오를 것이다."  

지난 10일 서울 양재동 사무실에서 만난 박재승 비주얼캠프 대표는 이 같이 말하며 "비주얼캠프의 시선 추적 기술은 시선을 통해 사람의 관심을 측정하는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주얼캠프는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시선 추적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2014년에 설립돼 삼성, LG, 청담러닝, 밀리의서재 등 다수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해왔으며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은퇴한 5060, 스타트업으로 날다

박재승 비주얼캠프 대표. /사진=비주얼캠프 제공
박재승 비주얼캠프 대표. /사진=비주얼캠프 제공

박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의류 수출 업체에 입사 후 무선호출사업자인 서울이동통신에서 영업총괄팀장을 거쳐 지난 2000년대 초에 인터넷 법률 사이트를 공동 창업한 경험이 있다. 이후 비주얼캠프는 50대 나이에 창업했다. 이를 바탕으로 '5060 스타트업으로 날다'라는 저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스타트업치고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창업 전선에 뛰어든 박재승 대표는 창의적인 호기심과 생산적인 궁금증이 자신을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고 했다. 박 대표는 "남들은 은퇴준비를 해야 할 50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택하게 된 이유는 초고령화사회에 주체적 삶을 살기 위한 대안이 창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4년 지인이 뇌의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문득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눈으로 타자를 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6개월동안 수많은 관련 논문을 탐독하고 분석하면서 연구를 진행했고, 100타(영문)의 속도를 구현하는 시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시선 추적 기술은 약 80년 전부터 이어져 온 기술이다. 그런데 고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비용 때문에 산업화가 빠르게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박재승 대표는 이를 보편화시켰고, 정부로부터 받은 예비창업자금 3억4000만원으로 석윤찬 공동창업자와 함께 비주얼캠프를 설립했다.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시선 추적 기술'

비주얼캠프의 시선 추적 기술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각종 디바이스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감지하고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아내는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말한다.

박 대표는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언택트) 열풍이 불면서 온라인 교육이 대세인데, 시선 추적 기술은 온라인 교육의 한계였던 단방향 서비스를 양방향 서비스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국내에서 이미 10개가 넘는 교육업체와 협업을 통해 시선 추적 기술이 적용된 온라인 교육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주얼캠프의 '시선추적기술'. /사진=비주얼캠프 제공
비주얼캠프의 '시선추적기술'. /사진=비주얼캠프 제공

간단하게는 눈빛으로 전자책 페이지를 넘기고 웹툰을 스크롤하는 기능에도 시선 추적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 비주얼캠프는 지난해 전자책 업체 '밀리의 서재'와 손잡고 현재 이런 기능을 상용 서비스 중에 있다. 이외에도 시선 추적 기술은 산업별로 이커머스 업체(라이브커머스), 하이퍼 캐주얼게임, 가전, 디지털 헬스케어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이용 가능하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는 향후 잠재력이 큰 분야다. 시선 데이터를 활용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나 자폐, 경도인지장애, 파킨슨 등 여러 인지적인 장애를 진단하거나 훈련하도록 돕는 '바이오마커(bio-marker)'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위해 비주얼캠프는 의료 쪽 전문가를 영입했으며, 향후 디지털 치료제 연구와 사업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인화·맞춤화 시대" 소비자의 '시선'을 데이터로

박재승 대표는 "우리의 기술은 시선을 통해 사람의 관심을 측정하는 모든 분야"라며 "온라인 쇼핑에서 사용자의 시선이 멈춘 제품을 파악해, 상품을 추천하거나 할인 쿠폰을 줄 수 있고 화면 어디에 광고를 넣어야 할지, 스포츠 선수의 유니폼 어디에 후원사 로고를 붙여야 시청자가 주목하는지 등도 파악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비주얼캠프는 약 43억원 규모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으며, 최근 시리즈 B 투자를 진행 중에 있다. 박 대표는 "기존의 투자금으로 현재 사업을 더 확대 시켜 나가고 이번 시리즈 B 투자금은 우수한 개발인력확보와 디지털헬스케어 사업화 연구개발에 투입하고자 한다"며 "시선추적기술이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고 더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지금이 '데이터 시대'임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정제되지 않은 데이터 속에서 개인화, 맞춤화를 잘해야한다"며 "올해는 시선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의 중요성을 깨닫고, 혁신 기술 기반 기업을 유니콘으로 만들어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승 대표의 '5060 스타트업으로 날다' 책 표지. /사진=비주얼캠프 제공
박재승 대표의 '5060 스타트업으로 날다' 책 표지. /사진=비주얼캠프 제공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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