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 /사진=디미닛 제공
애플 앱스토어 /사진=디미닛 제공

한국은 지난 8월 말 구글과 애플 등 앱스토어 사업자를 규제한 세계 최초의 나라가 됐습니다. 국회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앱스토어 사업자의 인앱 결제 의무화를 막았습니다. 앱스토어 입주 기업들이 외부 결제를 사용해 인앱 결제의 높은 수수료율을 피해갈 수 있게끔 길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에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나는 한국인이다(I am a Korean)"라며 "한국의 인앱결제 의무화 금지법은 구글과 애플을 규제하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호응했습니다. 미국 게임사가 한국의 사업 규제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인앱 결제와 관련해 에픽게임즈가 애플, 구글과 소송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해 8월 자사 게임 '포트나이트'에 외부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애플과 구글은 해당 게임을 앱스토어에서 즉각 퇴출시켰고, 에픽게임즈는 애플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캘리포니아 북부지방 법원은 올해 9월 1심 판결을 발표하며 에픽게임즈에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금 400만달러(약 47억원)를 부과했습니다. 애플에게는 90일 이내 미국 전역에서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집행유예를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항소법원이 애플의 집행유예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현지시간 8일 외신은 미국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이 애플의 법원 명령 연기 요구를 수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 항소법원은 "애플이 지방법원의 판결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며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반독점법 위반 행위가 아니라 캘리포니아주 불공정경쟁법 위반만 입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애플은 "집행 유예를 허가한 법원에 감사하다"며 반겼습니다. 또 "애플은 앱스토어 이용자와 개발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을 폐지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 및 보완과 관련해 새로운 위험을 낳고, 고객의 앱스토어 이용을 방해한다"고 말했습니다.

외신들은 "애플이 중대한 변화 중 일부를 미룰 수 있게 됐다"며 "에픽게임즈와의 소송이 진행되는 몇년 동안 애플은 수익성 좋은 앱스토어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과연 애플이 아닌 에픽게임즈를 위한 반전은 없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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